낡은
무너진 공간을
칠하고
또 칠한다
부서지는 것들을
간신히 붙잡고
놓치지 않았다
여기던 때가 있었다
다 스러진 것이
무에 그리 예쁘다고
공들여 붓질했다
사람 온기 없는 집은
금세 삭아 없어지는 법
예정된 소멸에
지층을 울리는
뒤늦은 후회와 자괴감이
남은 기둥마저 무너뜨린다
펄떡이던 영원은
지리멸렬한 순간으로
낯을 바꾼다
갇혀버린 시간이
그늘 한켠에 자리하고선
그땐 그랬지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