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酒 전통 그 아홉번째
새해를 맞은 설렘도 금방, 어느새
1월도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네요.
송구영신의 자리들도 조금씩 잦아들고,
새해, 첫 분기의, 상반기에 살펴볼
업무와 개인의 시간_목표들과 마주하고
계시지는 않나 싶습니다.
마리아주 역시 19년에 대한 기획과
함께, 조금은 피부로 더 와닿을 수 있는
시간들을 계획중에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아홉번째 이야기로 돌아오게 되었네요.
지난 여덟번째 마리아酒 이야기는 개미의
어원을 주제로 시작하여, 순천, 그리고 제철
꼬막을 다루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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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연장선 상에서,
겨울을 맞아 제철인 재료와 그에 어울리는
술을 떠올리다 보니, 어느정도 짐작이
가능한 페어링이 생각났던 것 같습니다.
겨울이 그 추위를 더하면서 몸은 더욱
움츠러들지 몰라도, 속은 더욱 영글고,
차오르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방어 입니다.
방어는 우리나라의 동,남해안에 넓게
분포합니다. 세종실록에도 실려있듯,
대구와 함께 함경도와 강원도에서 가장
많이 잡히는 어종이었고, 140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강원도 이북지방의 주요
수산물로 꼽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제주도에서도 그 명성을
떨치고 있어, 어획량이 상당하다고 합니다.
(제주 모슬포 에서요)
다다익선 < 대대익선
양보단 질, 크기보단 실속 이라는 말이
있지만, 방어만큼은 그 크기가 맛의
중요한 척도로 언급되곤 합니다. 삼치와
더불어 크면 클수록 맛이 좋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까요. 방어는 그 크기에 따라,
(소)방어 : 2kg 미만, 중방어 : 2~4kg,
대방어 : 4kg 이상으로 분류되고, 크게는
10kg 이상의 개체들도 잡힌다고 합니다.
2~4월이 산란기로, 그 직전까지가 가장
영양분이 풍부한 상태로 살집이 그득하고
기름진 상태라고 하니 괜히 겨울방어라는
말이 있는 것이 아닌가 봅니다.
방어는 덩치가 큰만큼 횟감으로 사용되는
부위가 참치만큼이나 다양합니다. 가장
흔히 방어회를 시켰을때 볼 수 있는 붉은
살은 방어의 '몸통(등)'으로, 기름지며 담백한
맛이 주를 이룹니다. 꼬리쪽 역시 붉은 빛을
띠지만 간혹 힘줄이 있는것을 볼 수 있을
겁니다. 붉은 빛보다는 흰빛이 주로 감도는
부위는 방어의 '목' 입니다. 목쪽은 색 만큼이나
그 식감도 다르더라구요. 부드럽게 씹히기보단
아삭아삭 씹히는 쫄깃함이 식감의 가장 큰
차이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밖에도 가장
기름진 '배꼽' 살과 단 두점만 나온다는 '볼'살도
있으니, 기회가 닿아, 별미로 접해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다양한 색과 식감을 담고 있는 제철 방어는
전반적으로 고소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주를
이루기에, 다소 느끼할 수 있는 식감을 잡아줄
수 있는 전통주라면 그 조합이 괜찮겠다 생각이
듭니다. 일전에 방어가 나는 제주도에서는
오메기술과 함께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
함께 하였습니다. 또 작년 추석선물로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부부의 이름으로 마련한 품목에,
완도 멸치, 울릉도 부지갱이 등과 함께 꼽힌
술이었기에 그 맛과 모습이 궁금하기도 했구요.
제주, 오메기 술
좁쌀(차조)을 주료로 하는 오메기술은, 물이 귀한
제주의 지리적,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술입니다.
현무암이 많은 제주의 암반수와 조릿대를 첨가,
결과적으로 오메기술 만의 고유성을 가지게 된
역사적 배경과 이야기를 담고 있는 전통주로서
좁쌀 특유의 향과 곡주가 담고 있는 감칠 맛
이라는 두가지 특징을 품고 있는 술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넘김은 그리 불친절하진
않은 전통주이니, 큰 부담없이 드셔도 될 것
같네요. 그리고, 위 두가지 특징은, 느끼할 수
있는 방어의 식감을 적절히 보완해줄 수 있는
장점이 되더군요. 좋은 조합의 마리아주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동안, 마리아酒의 중요한 요소로 문화적
요소에 대한 언급을 했었고, 그 일환으로
전통적인 문화재, 장소등을 들었는데요,
오늘은 조금 색다른 전통 문화를 소개할까 해요.
위에서 오메기 술을 들었기에 그 답은 이미
정해져 있을 수 있겠지만요.
네, 오메기 떡입니다.
오메기 떡을 마리아酒 아홉번째 문화적 요소로
꼽은 이유는, 그 탄생 배경이 단순히 맛 이상의
배경과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오메기술의 제조법을 이야기하며 좁쌀(차조)을
언급 드렸습니다. 좁쌀의 제주도 방언이 '오메기'
라 하여 오메기 떡이라 불리는 것이니 알쓸신잡
거리로 괜찮은 이야기가 아닐까요. 제주도는
현무암이 주 토양을 이루고, 벼를 재배해내기
어려운 척박한 환경인 탓에, 조와 보리를 활용한
식문화가 발달했습니다. 오메기 떡도 그 일환으로
만들어진 음식입니다.
흔히 아는 오메기 떡은 그 모양이 투박하게 둥글고,
겉표면에는 팥고물과 다양한 견과류 등이
붙어있죠. 그런데 원래 전통적인 오메기 떡은
그렇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모양은 오늘날의
도넛과 같은 형태라고 하네요. 쑥을 섞어 초록빛이
도는 현대 오메기 떡과는 달리, 차조가루를 반죽
하여 도넛형태로 만들고, 고물을 묻혀 내는 형태
였다고 합니다. 이를 밑떡으로, 고물을 묻히지 않은
상태에서 누룩과 섞어 발효해낸 술이 바로 오메기
술인 것이구요. 그 유래와 이야기가 참 다양한
요소들을 품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렇게 이번 마리아酒의 이야기는 겨울에 제철인
방어로 시작하여, 그에 어울릴 법한 제주 오메기술,
그리고 그 유래에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오메기
떡으로 얼개를 가져가보았습니다.
소한과 대한이 지나고, 이제 곧 입춘이네요.
춥지않은 소한 없고 포근하지 않은 대한 없다.
소한의 얼음이 대한에 녹는다 라는 말들이 있듯,
이번 대한도 다행히 마냥 춥지만은 않았네요.
남은 1월도 풍요롭게 마무리하시고,
대한 끝에 양춘있다 라는 말처럼 겨울이 끝나 갈
무렵도, 괜찮았던 연말, 연시로 기억될 수 있는
그런 겨울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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