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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곤잘레스 파파 Feb 25. 2022

달에 사는 토끼

2% 부족한 상상력 채우기

약방아 찧는 토끼, 19C


옥토끼는 달에서 떡방아를 찧는다. 

밤하늘을 밝히는 보름달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는 늘 두 마리 토끼를 상상하곤 한다.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

'반달'을 지은 윤극영 작곡가는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달은 이제 죽었어!"라고 

탄식했다고 한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참 아름다운 상상력이었는데 말이다. 


달에 사는 토끼, 백남준 (1996)


천재 아티스트 故 백남준 작가가 만든

<달에 사는 토끼>라는 작품!

우리의 상상력을 뒤집는 작품이다. 


환하게 비춘 달을 바라보는 토끼.

그것도 그 달은 실제 달이 아닌 TV 브라운관 속에

비춘 달의 환영이다. 


"달은 인류 최초의 텔레비전이다"

백남준 씨가 남긴 유명한 말이다. 

과학기술이 우리의 상상력을 앗아갔지만

결국은 그 과학기술을 만드는 건 

상상력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늘 마음 속에 동경했던 존재.

그 존재의 실체가 드러나면 

우리의 상상력은 늘 기대에 못 미치기 마련이다.

기대와 현실은 곧잘 반비례한다.  


태양계를 벗어나는 보이저호


인류는 늘 넓은 우주를 동경한다.

그 우주 어딘가에는 우리와 비슷한

생명이 살고 있을 것이며,  

그 생명체에 우리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보이저호에 

전 세계 55개 언어의 인사를 담아 보냈다.


인간이 쏘아 올린 

지구에서 가장 멀리 간 물체는

이제서야 태양계를 벗어나고 있다.




상상력은 무한한 상상력으로 거듭난다. 

상상이 현실이 됐다고 해서 

절대 반감되거나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그 상상이 무뎌지는 순간은 있다. 

가능성만 믿고 버티기에 현실계가 벅차 

상상력이 사치로 느껴지는 순간이 있기 때문이다.


달에 발을 딛는 인류의 모습을 생중계로 보면서

상상했던 토끼는 없고 어두운 밤, 

바닥에 새겨진 신발 자국만 가슴에 와 닿았다면

우리의 상상력은 거기에 멈추고 만다. 


그 달을 TV로 바라보는 토끼의 모습, 

이 한 장면이 던지는 상상력에 대한 통쾌한 일갈.

인간이 발을 딛는 그 순간 너머를 상상해야 한다. 

우리는 생각할 자유가 있다!


라면이 심심해 비빔면을 만들고, 

비빔면이 심심해 불닭볶음면을 만들고, 

여기에 까르보나라 스프를 얹는 민족이다!

늘 하지 말라고 막으면, 다른 출구를 찾거나

일탈을 아끼지 않았던 도전의 민족!

생각해보면 우리는 늘, 상상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래서, K-인베이전이 탄생했는지 모르겠다. 

상상력이 부족할 땐, 

달을 보는 토끼를 생각해봐야지!

그게 2% 부족한 상상력에 대한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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