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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곤잘레스 파파 Feb 23. 2022

선거를 보이콧한다!

나의 다섯 번째 대통령 선거를 포기합니다

나는 나의 스무 살 첫 선거를 잊지 못한다.

2002년, 제16대 대통령 선거

故 노무현 대통령이 서민들의 희망을 안고

당당히 대통령으로 선출된 그 해.

첫 투표가 사표가 될까

전전긍긍 밤새 투표 결과를 보며

밤을 지새웠던 내 스무 살의 추억.


그 옛날 포스터를 찾아보니

잊지 못할 표제 <불심으로 대동단결!>

김길수 후보가 생각났다.  


제 16대 대통령 선거 (2002)


2002년 나의 첫 선거가

내가 지금까지 만족했던

유일무이한 선거였다.


그 이후로...

사표도 많았고,

사표가 아니었지만

내 선택에 후회도 많았고.


17, 18대 대통령 선거 포스터
19대 대통령 선거 포스터


대선 포스터 하나로도 시대가 읽힌다...


순서만 바뀔 뿐

여전한 1, 2번..

늘 진보노동당은 3번이었는데

19대 대선에서는 5번으로 밀렸고.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하는

그놈의 경제대통령과 자유민주주의.

허경영은 생각보다 많이 출마하진 않았네.


다시 찾아보니,

그때그때마다 새로운 인물들도 있고

사라진 아쉬운 인물들도 있고..

결과야 어쨌든

지난 20년간 네 번의 선택에서

내 선택은 한결같았다.




그리고 20대... (2022)


마흔이 돼서 공교롭게도

다섯 번째 대통령 선거를 맞았다.


이번 선거는

결론부터 얘기하면

"나는 나의 권리를 포기할 권리가 있다!"


매해 나의 선택은

최선은 아니었지만 최악을 막기 위한

선택권이었다.


지난 10년간 나름의 의지로

언론사 파업에 적극 참여하기도 했고,

빠짐없이 촛불집회에 나가기도 했고,

사내 게시판에 SNS에 열심히

나의 사상과 생각들을 올렸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정권이 바뀜에 따라

내 삶에 크게 달라진 게 있나?

내 일에 크게 변화된 게 있나?

결론은, 후회로 남는다.

열심히 살았던 내 자신이

물론, 다시 돌아가면 또 그런 행동을 하겠지만.


솔직한 내 성향은 보수보다는 진보에 가깝다.

진보를 가장한 보수적인 성향도 크다.

그건 지지하는 사안에 따라서

가치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를 포기하기로 한 결정적인 이유는

어떤 선택도 내 결정에 후회가 따를 것 같아서.

특별히 지지하는 후보도 없고,

지인들에게 그렇게 욕먹는 윤석열 후보도

1번과 별 다를 것 있나 하는 생각에.

일단, 나는 표리 부동한 사람을 제일 싫어한다.

늘 최악을 막기 위한 투표를 했기에

마음속의 1번이었던 진보당도 이젠 안녕!!

노동자를 위한다고 하지만 생각보다

다른 잿밥에 관심이 많은 선거인단이 싫다.

 

투표 공익광고


투표를 보이콧한다!


오래전부터 들었던 생각이다.

투표를 하지 않는 이들의 여론도

투표 결과에 반영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왜 꼭 정해진 선택지 안에서

차악을 뽑는 선거를 반복해야 할까?

내가 맘에 드는 후보가 없는데

내가 맘에 드는 공약이 없는데

왜 그 권리를 주어진 선택지 안에서

강요받는 걸까?


그래서 든 생각이

국민의 일정 퍼센트 이상 투표율이

나오지 않는다면 그 투표 결과는

인정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투표율이 저조함에 따라

대안의 후보를 세울 기간과

선거운동 기간을 다시 정해놓고

대통령 임기는 정해져 있기 때문에

정해진 법에 따라 그 기간 동안은

총리 위임제를 선택하는 방법이다.


너무 뽑을 인물이 없는 선거에서는

보이콧 투표도 선택지가 되는 방법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수결도 중요하지만

소수의 의견도 중요하기 때문에

어느 선택도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다시 나의 첫 선거로 돌아가 보자.


그렇게 내가 원하는 대통령이

내 손으로 뽑히는 게

너무 행복했다.


그게 나의 첫 선거의

추억이라 다행이다.


시대가 많이 흘러 이미 고인이 되신

故 노무현 대통령은

사십 평생 내 마음속 1번이다.

진정 서민을 위할 줄 알고,

권력 앞에 당당히 목소리를 냈고,

사람이 먼저다!라는 걸 당당히 실천했던

물론 그땐 나도 젊은 대학생 청춘이었지만

덕분에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고 살 수 있었고,

세상에 바뀔 수 있으리란 의지도 있었던 것 같다.


20년이 지난 지금,

세상은 점점 후퇴하고 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토론회를

전 방송사에서 생중계로 보고 있고,

다시 군부독재 시절로 돌아가자고 외쳐대는

유력 후보도 있는 크레이지 대선.


나는, 이런 민주주의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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