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85. 저금할 때, 목표를 정해야 하는 이유

ⓜ 돈관리 기본은 원래 간단하고 쉽다 ◆ 심화

by 구시월

.

.

결론부터 말하면,

목표를 정하지 않으면 돈을 모으기가 훨씬 힘들다.


뚜렷한 목표가 없이 되는대로 대충 돈을 모으다 보면, 까먹거나 귀찮을 때는 저금을 안 하기 십상이고 돈 쓸 일 생기면 저금부터 해지해서 쓰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달에 얼마씩 모아야 하는지 계산해놓지 않고 돈이 있으면 있는 대로 저금했다가는 그로 인해 생활비가 부족해질 수도 있다.


생활비가 부족해지면?

제일 먼저 중단하는 게 바로 이 저금이다. 거기다 인생 참 아이러니하게도 목돈이 마련될 때마다 때마침 돈 쓸 일이 생기는데 그때 손을 대는 것도 바로 이 돈이다. 가족들에게 금전 문제가 생기거나, 지인이 갑자기 급하게 돈을 빌려 달라고 하거나, 차가 고장 난다거나 등등…. 언제나 돈 쓸 일은 널려있으므로 결국, 목돈을 모을 수가 없게 된다.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돈을 쓸 곳(목표)을 확실하게 정하는 것이다. 목표를 정해서 돈을 모으면 4가지 장점을 경험할 수 있다.





①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목표가 없을 때는 대충 오늘 만 원 저금하고~ 월급날에는 10만 원 더 저금하고~ 어느 달은 쉬어가고~ 제멋대로 겠지만, 여행이나 독립 등 목표가 있으면? 여행이나 독립에 필요한 금액과 돈이 필요한 시점이 정해지게 된다. 예를 들면, ‘1년 뒤 동남아 여행으로 120만 원 필요’ 이렇게. 그럼 나는 1년 동안 한 달에 얼마를 모을지 계획을 세울 수가 있다. 생활비가 부족하지 않는 선에서 가능한 액수로. 돈을 제대로 확실하게 모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② 새어나가는 돈까지 잡을 수 있다.

목표가 없으면 돈을 모으려는 의지도 그만큼 강하지 않다. 돈을 모아야 하는 뚜렷한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1년 뒤 결혼자금을 더 모으겠다는 식에 목표가 있으면 그걸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게 된다. 괜히 입이 심심해서 사 먹는 과자 대신 저금을 하며 더 절약하고 더 아끼며 돈을 모으는 거다. 좀 더 아껴서 빨리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거나 금액을 조금 더 늘리고 싶다는 건강한 욕심 덕분에 쓸데없소비나 새어나가는 돈을 줄일 수 있다.


③ 재정상태를 더 튼튼하게 할 수 있다.

아무런 생각 없이 모은 목돈을 갑자기 ‘내 집 마련을 위한 종잣돈으로 써볼까? 아니면 노후를 위해 연금에 추가 납입을 할까?’ 이렇게 건설적인 곳에 쓰기란 상당히 쉽지 않다. 보통의 사람이란 자고로 재무상태를 튼튼히 하는 것보다는 당장 돈 생기면 비행기 타고 놀러 가고 싶고, 비싼 가방 하나 마련하고 싶고, 오늘 저녁에 좋은 데서 외식하고 싶은 그 욕구를 물리치기란 여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름 없는 돈은 그냥 흐지부지 쓰여버릴 확률이 매우 높다. 하지만 노후 자금 마련, 투자 종잣돈 마련, 독립 자금 마련, 여행비용 등 목돈을 쓸 곳이 이미 확실하게 정해져 있다면 계획적으로 돈을 모으니 평소 생활비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도 원하고자 했던 일을 달성할 수 있게 되므로 재정상태를 더 튼튼히 할 수 있다.


④ 목돈을 엄한데 쓰지 않게 된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인생 참 아니러니 하게도 돈 생기면 돈 쓸 일도 같이 생긴다. 갑자기 친구가 이번 달 카드값만 좀 막자며 난처하게 부탁해~ 내 인생 구질구질해 보이게 하는 오래된 노트북이 눈에 띄어~ 내년에 아홉수라 나를 위해 여행이라도 가야 돼…. 만약, 그때 내게 갈 곳 없는 목돈이 있다면 아마 그 엄한 곳에 그 돈을 쓰게 될 것이다. 이게 반복되면 20살 때부터 저금을 했지만, 몇 년이 지나도록 특별히 변한 것도 없고~ 그렇다고 수중에 남은 돈도 없는 그런 허탈한 상황을 겪게 된다. 하지만 목표가 있다면? 결혼자금으로 혹은 학비로 쓰려고 모은 돈을 엄한데 쓸 리가 없다. 친구가 카드값 좀 막게 도와달라고 한다고 당장 급한 내 결혼자금에 손을 댈 수는 없는 일이니까. 생각 외로 돈을 어디다 쓸지 이름을 정하는 게(목표) 돈을 그 외 다른 곳에 쓰지 않게 하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된다. 이미 쓸 곳이 정해졌기 때문이다.





아마 누군가는 “그거 정한다고 이자를 더 주는 것도 아닌데 뭐가 그리 큰 도움이 되겠어? 별것도 아닌 거 가지고.”라며 목표 정하기가 너무 시시하게 느껴져서 만만하게 여기고 무시할지도 모른다. 그럴 때는 주변을 둘러보자. 왜 목돈을 쥐고 있는 사람보다 돈 없어서 죽겠다는 사람이 많은지. 어째서 쉬지 않고 돈을 벌면서도 매달 신용카드값 갚느라 쪼들리는 삶을 사는 이들이 차고 넘치는지. 그러고 사는 데는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모아놓은 돈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목표 따위 없어도 모을 수 있는 그 돈,

목돈을 모으지 못해서 말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84. 딱히 저금 목표가 없을 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