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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솔 Sep 27. 2023

캐나다 토론토 단편영화 첫 촬영감독 돌아보기

촬영이 끝나고 2주가 지났다 그리고 그때 일을 다시 돌이켜보면서 글을 쓴다.  내가 지금 굉장히 차분해질지라도 여전히 남아 있는 나에게 각인된 것들을 글과 사진으로 남겨보면 나에게도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독자에게 좀 더 울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글을 다시 다듬기 시작했다. 

일을 할 땐 나 보다 잘하는 사람들이랑 해야 한다는 것을 많이 느낀 촬영이었다.

첫날에는 장면들도 많고, 배우들도 많은데 호흡까지 맞춰야 해서 버벅거리든 경우가 좀 있었는데 촬영 둘째 날에는 이렇게 스무스할 수가 없었다.

영화를 촬영할 때 캐스팅이 참 중요한 것처럼 촬영을 할 때에는 누가 나를 서포트해줄 수 있느냐가 참 중요한 것 같다. 촬영감독 밑에 1st Assistant Camera, 2nd Assistant Camera가 있는데 이 두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촬영 속도감이 달라지는 것 같다. 그리고 조명을 볼 수 있는 Gaffer 조명감독이 있고, 필요한 장비들을 설치하거나 옮기거나 하는 Grip 이 이를 서포트해줬다.

감독은 현장에서 정말 융통성 있고, 창의적이었으며 결단력이 좋았다. 스크립터는 화면을 살피면서 장면 간 연결고리가 어긋난 게 없는지 주도 면밀하게 살펴봤고, 1st AD 조연출은 각 장면을 촬영할 때 걸리는 시간을 계산하면서 촬영팀에게 준비할 시간을 조절해 주었다. 이번 촬영에서 특히 활약했던 부분이 메이크업이었는데 특수효과와 분장을 동시에 담당해 주시는 분이 열일했다. 덕분에 장면을 정말 아름답게 만들어줬다. 물론 프로덕션 디자인팀이 세트와 물품을 제때 준비를 해주어서 촬영진행할 때 딜레이 없이 바로바로 진행할 수 있었다.

초짜 촬영감독으로서는 카메라 어시스턴트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 촬영 현장이었다. 촬영도 잘하고 해박한 지식과 성실함을 겸비한 Han과 이제 막 시작해서 카메라에 항상 흥분하는 Femi가 함께 했다. Femi는 나를 참 잘 따르는데 고마웠다.


이렇게 촬영 즉 프로덕션은 좋았지만 프리프로덕션 즉 준비하는  과정은 굉장히 더디고, 많이 부족해 보였다. 어떻게 이렇게 헐렁헐렁하게 할 수가 있지 했다. 좀 더 준비하면 감독의 비전에 가까운 혹은 더 나은 영화를 만들 수도 있는데 이 친구들이 아직 스크린 경험이 없어서 그런가 하는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인생경험은 많지만 감독인 Bryan 입장에서는 이게 처음이라 어려움이 많았고, 여러 감정들을 느꼈을 거라고 생각한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모르는 것 그리고 익숙하지 않은 것들, 그리고 예상치 못 한 것들에 대해 걱정도 많이 되고 며칠 전부터 긴장도 되었는데, 무사히 잘 끝나서 참 다행이다. 그리고 돌이켜봐도 그렇게 흥분하지도 태만하지도 적당한 긴장감 가지고 계속했던 것 같아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다. 이제 내 손 떠났으니 후반 팀과 함께 좋은 작품으로 탄생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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