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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독하는 캔버스 Aug 29. 2023

[미술이야기] 네버랜드를 향하여, 작가 장은경


작가 장은경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그러나 누구나의 맘 속, 동심으로 남아있는 나라 '네버랜드'를 그립니다.



그녀는 나이프에 물감을 묻혀 그림을 그립니다.

붓보다는 어눌한 선을 만드는 나이프를 이용하는 것은

작가 자신이 추구하는 인간상 - 날렵하지 않은 선 -과 닮아 있습니다.


나이프로 칠해지는 물감은 두껍게 칠해지면서 그 발색과 깊이가 도드라집니다.

농도가 짙은 화려한 색들은 저마다의 다른 색을 인정하는 듯 함께 어우러져 작품을 더 빛나게 하고,

나이프를 이용한 작업으로 인해 긁혀진 부분은 안의 색이 중첩되는 효과를 일으킵니다.



그림 속 하늘로 향해 나있는 길은 이편과 저편의 연결이자

사람과 사람 그리고 자연과의 소통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곳곳이 연결되어 있는 계단과 사다리 또한 우리의 삶과 여정길의 표현이자

'함께'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거의 모든 작품에 등장하는 바둑판 무늬는 우리 인생의 씨줄과 날줄이라는 의미로

인생의 '희노애락'이 엮여짐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장은경 작가는 그림 안에 자신의 모든 것이 녹아있다고 말합니다.

자신이 여행했던 곳, 바라보았던 것, 지키려고 했던 것,

아파했던 것 등 하나도 어우러지지 않을 것 같은 인생의 경험을

캔버스에 하나하나 채워갔다고 합니다.


그림 속에 끊임없이 등장하는 길은 어쩌면

그녀의 지나온 과거이자 미래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녀의 그림은 존재하지 않지만 자신의 마음 속 어딘가에 간직한

이상향-네버랜드-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살아온 시간과 경험들을 무시하지 않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시간들을 따뜻하게 품어내며

캔버스를 통해 자신의 이상향을 향해 나아가고 표현합니다.


자신의 시간과 경험들을 따스하게 보듬어 보세요.

그리고 장은경 작가의 그림 속 저 길을 따라

한걸음 한걸음(빠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발을 떼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주변을 살피고 누릴 여유 한 줌을 마련하여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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