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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독하는 캔버스 Nov 25. 2023

[미술이야기] 나는 못으로 그립니다, 작가 유봉상


작가 유봉상은 못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그는 노동과도 같은 못 박는 작업 이후에 만들어지는 

못의 군집성과 음영을 통해 자연의 풍경을 묘사합니다.


그의 작업은 풍경 사진을 찍은 후 이를 현수막 천에 출력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출력된 천을 나무에 고정하고 이미지를 따라 못을 박은 후 아크릴 물감을 분사합니다.

그리고 다시 못을 정교하게 갈아내는 작업이 이어진 후에야 

그의 작품은 완성됩니다.



"못을 썼더니 리듬이 생기면서 마치 바다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주로 추상적인 단색회화를 그렸던 그는

 알루미늄이나 납판, 흙 같은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실험을 거듭하던 중,

못을 이용했을 때 그림에 어떤 리듬감이 생기는 것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는 단순하고도 지루한 과정인 못박는 작업을 통해 완성된 작품의 아우라가

관객들에게 잘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합니다.



그의 작품을 가득 채우고 있는 못들의 은빛은 

보는 이의 각도에 따라 다르게 비춰지고 있습니다.

작품 속 은빛 물결은 유동적인 빛의 흐름을 연상시키고 그만이 구축할 수 있는 

특별한 조형의 세계를 이루어 냅니다.


또한, 그의 작품 속 풍경은 자연적인 것을 향한 갈망으로 가득한 

현대사회 속의 우리를 마주하게 하며 깊은 명상에 잠기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인공적인 못을 이용하여 시작된 그의 작업은

'못 박는 일'이라는 단순하고도 지루한 지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인간의 땀과 끈기, 성실함, 열정, 갈망 등과 같은 것들을 내포하며
그의 작품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철철 묻어나는
'자연적인 것을 향한 인간의 갈망'을 엿보게 합니다.

'퉁!퉁!탕!탕! ....'
그의 못을 박는 모든 행위는 인공적인 것들을 뒤로하고
담담하게 '자연-혹은 자연적인 것'을 향해 나아가는
한 인간의 굳센 의지이자 발걸음이 아닐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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