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좋은 작품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미술품을 컬렉팅 하는 경로를 살펴보았다. 그 다음으로는 좋은 작품을 컬렉팅 하는 노하우를 알아야 한다. 가끔 미술 커뮤니티에서는 첫 컬렉팅 작품의 추천 문의 글이 올라오곤 한다. 대답은 주로 두 축으로 요약되는데 하나는 '당신의 취향', 그리고 다른 의견은 '대중의 취향'이다. 결국 당신이 마음에 드는 작품을 컬렉팅 하라는 의견과 재판매를 염두한 결정의 의견이다.
우리는 흔히 수업료라는 표현을 쓴다. 여기서 수업료란 해당분야의 입문 과정에서 시행착오의 비용을 의미한다. 스포츠에 입문할 때 바른 자세가 8할이라는 말이 있다. 이 처럼 익숙하지 않은 분야에 입문하기 위해서는 그 분야의 룰을 학습하기 위한 소정의 수업료가 필요하다. 마침 주변에 그 분야에 식견이 있는 인맥이 있다면 상당한 수업료를 아낄 수도 있다.
컬렉팅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업료는 무엇일까? 다시 첫 컬렉팅을 위한 두 의견으로 돌아가보자. 자신의 취향과 타인의 취향, 이것이 수업료를 설명하기에 가장 좋은 예시이다. 좋은 작품을 정의하는 것은 굉장히 거만하고 또 오만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절대악이 존재하듯 절대 시장에서 유통될 수 없는 수준의 작품은 존재한다는 것이다. 나에게 좋은 작품의 무엇이냐 묻는다면 '좋은 작품은 좋은 작가의 작품'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작품은 작가의 단순한 메시지가 아니다. 작가의 인생, 철학 그리고 메시지가 미학적인 언어로 소통될 수 있을 때 우리는 좋은 작품이라고 말한다. 작품보다는 작가가 우선이라는 것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된다.
결국 좋은 작가를 구별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면 이제는 좋은 작가를 알아보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유명 갤러리의 전속작가들은 이미 갤러리로부터 이러한 평가를 받은 작가이다. 이미 완성되어 있지 않더라도 최소한 발전 가능성을 인정받은 작가라고 보면 된다. 물론 어떤 유명 갤러리에서는 장기적인 작가의 성장보다는 단기간 작가의 유행을 만들고 가격을 상승시켜 작품을 팔아치우기 급급해 보이는 곳도 있긴 하다. 세계적인, 혹은 국내 탑티어 갤러리의 작품을 구매하면 되냐라고 묻는다면 사실 정답지에 가깝긴 하다. 물론 그 작품의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해당된다. 단지 당신의 취향이 아니라도 괜찮다면 최악은 피할 수 있다. 하지만 나조차 그런 갤러리와의 거래 경험이 없고 평범한 직장인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컬렉팅 방법이다. 쉽게 말하자면 나도 클로드 모네의 작품을 가지고 싶다. 하지만 내가 죽는 날까지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것이다. 설령 로또 1등에 당첨되어도 살 수 없을 테니까 말이다.
그러면 우리가 우리의 경제적 범위 안에서 좋은 작가를 판별하는 방법을 알아보아야 한다. 나는 우선 마음에 드는 작품을 발견하면 그 작가에 대해 온라인에서 검색되는 모든 내용을 다 찾아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작가의 작품 포트폴리오이다. 포트폴리오와 CV를 통해 확인하는 내용은 아래와 같다.
- 어떤 작품들을 만들어 왔고 하나의 서사를 이루고 있는가
- 1년간의 작업량을 어느 정도이며 성실한가
- 꾸준히 변화와 성장을 해오고 있는가
- 어떠한 기관에서 교육을 받았고 어떤 전시경험들을 가졌는가
이 작가가 진정성 있게 작업한다는 확신이 생기면 우선 그 작가의 SNS를 살펴본다.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정보의 량은 작가마다 차이가 크지만 최대한 꼼꼼하게 확인한다. 그리고 좋은 작가라는 확신과 발전가능성이 보인다면 그 작가를 팔로우하고 전시소식을 기다리며 작가의 성장을 지켜본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전시와 페어를 다닌다고 해도 접할 수 있는 작가와 작품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나는 SNS를 통해 국적을 막론하고 많은 컬렉터와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팔로우하고 있다. 그들이 어떤 작품을 컬렉팅 하고 있는지, 어떤 전시를 보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현 미술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기에 정말 큰 도움이 된다. 이렇게 작가를 찾아보다 보면 왠지 나도 훌륭한 신진작가를 찾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게 된다.
교통사고는 초보운전을 막 벗어났을 때 생긴다고 했다. 그러면 다음 시간에는 자신감이 불러온 수업료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