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굿네이버 May 03. 2024

[비밀은 없어] 송기백의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비밀은 없다! 

JTBC에서 '비밀은 없어'라는 새로운 드라마가 나왔다.

코믹류를 좋아하는 나에게 딱 맞는 드라마이다.

송기백(고경표)은 피노키와는 달리 전두엽이 여전히 잘 작동을 하는 사람이다,

기백의  직업은 아나운서.

그는 “거짓말하지 않겠습니다”라고 거침없이 외치지만, 거짓말에 능수능란한 인물이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예능 프로그램 작가 온 우주(강하나)와 엘리베이터에 갇히게 되면서 얅궂은 운명이 시작이 된다.

엘리베이터에 갇히게 되었을 때 송기백은 갑자기 밀려오는 복통으로 괴로워한다.

억지로 참으려고 노력을 하지만, 결국에 실수로 방구를 뀐다. 

"아니, 방구가 아니라 방귀입니다".  송기백 왈!


송기백이 앓고 있었던 병이 무엇일까? 바로 스트레스로 인한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다.

순간, 나의 의학 노트의 첫 장을 장식할 질병으로 '픽(Pick)'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https://youtu.be/MO1 IIYmZwZ4? si=rOZWmQQz6 xFmzt7 F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란?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영어로 Irritable bowel syndrome (IBS)이다. 말 그대로 'Irritable' 짜증 나는 대장 증후군이다.

잦은 경련, 복통, 복부 팽만감, 가스, 설사 또는 변비 등이 쉴세 없이 나타나는 병이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위와 장에 영향을 미치는 아주 흔한 질환이라서 '위장관 질환'이라고도 한다.

한 네이버 블로그를 참고해 보니, 우리나라 성인 남녀 5명 중 1명이 이 병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생각해 보니, 나도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겪은 적이 있다.

한 때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많을 때는 잦은 복통과 설사를 했다.

거의 6개월 동안이나 매일같이 복통을 앓았다.


문제는 뚜렷한 치료법도 없어 의사나 환자 모두를 곤란하게 만드는 질병이란다.

하지만 극히 일부만이 심각한 증상을 보이고 대개는 식단, 생활 방식, 스트레스를 잘 조절하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장 조직에 변화를 일으키거나

대장암의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다고 하니 안심해도 될 것 같다.


스트레스가 문제야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주범은 역시 스트레스이다. 말 그대로 '과민성'이다.

너무 많은 스트레스에 노출이 되어 과민하게 되어 결국 소화기관에 문제가 생겨버리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줄이세요” 의사들은 말한다.

안타깝게도 거의 대부분 의사들이 하는 조언은 영혼 없는 말처럼 느껴진다.

매일같이 직장에 출근해서 업무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줄이라니? 가당치도 않은 소리처럼 들린다.


사람들의 좋아요와 구독으로 먹고사는 유튜버가 받는 스트레스는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아마 브런치 작가님들 중에서도 "어떻게 하면 떡상할까?"를 고민하며 밤을 새우며 글감을 찾고 글을 쓰시는 분도 있을 것이다. '

라이킷'이 기대한 것보다 적으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은근 '라이킷' 중독에 빠져 있는 작가들도 꽤나 있을 것이다.

나를 두고 하는 말이다.


현대인들에게 스트레스는 일상이고, 일상이 스트레스이다.


나의 스트레스 탈출법 1 - 거리두기


나도 3년 전만 해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말도 안 되는 험담과 근거 없는 비난을 받았다.

처음 그런 일이 벌어졌을 때문해도 어떻게든 해결해 보려고 노력을 했다.

아무리 찾아가서 설명을 하고, 사실과 증거를 제시해도 소용이 없었다.

어차피 사람들은 자기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듣고, 믿고 싶은 이야기만 믿는다.

언제나 나는 그들의 입을 즐겁게 하는 안주거리였다.


거의 1년을 노력했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헛수고였다. 그러다 아내와 상의한 끝에 더 이상은 그런 'Toxic enviromnent'에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그 자리를 떠나기로 했다.

내가 하던 일도 그만두고, 내가 늘 마주하던 사람들까지도 다 정리하기로 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정말로 옳은 선택이었다. 새로운 직장으로 옮긴 후에는 거의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있다.

사실 단순히 직장을 옮긴 것이 아니라 직업 자체를 바꾼 것이었다.

스트레스 환경 가운데 계속해서 머무르는 것은 결코 지혜로운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요즘 배우고 있다.


뉴질랜드에서는 사람들이 쉽게 직장을 바꾼다.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의 사고방식에는 '나는 소중하다'라는 신념으로 가득 차 있다.


놀라운 것은 그런 신념이 오히려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한 때 지적장애를 돕는 일을 한 적이 있다.

그때 오리엔테이션을 받는데, 매니저가 질문을 한다. "혹시 장애인 거주 시설에서 불이 나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불을 꺼야겠죠!" 자신 있게 대답했다.


그러자 매니저가 "NO, No, No!" 하며 손가락을 흔든다. "그냥 사람들 데리고 빨리 빠져나가세요!". 

뭐, 여기까지는 흔히 하는 말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다음에 이어지는 말이 나를 완전히 감동시켰다.

"집은 대체할 수 있었도(replaced), 너는 대체할 수 없어!".

한마디로, 집은 불에 타도 없어져도 다시 지을 수 없지만, 난 죽으면 다시 살릴 수 없다는 말이었다.

사람에 대한 배려가 느껴진다.


거리 두기는 결국 나를 사랑하는 것이다.

최근에 네이버 지식인에 한 사람이 고민을 남겼다.

가족이 사이비에 빠졌는데 아무리 설득을 해도 듣지 않아서 죽고 싶다는 고민이었다.

내가 해 준 말은 "그냥 가족과 거리를 두라"였다.

죽는 것보다는 차라리 거리를 두고 사는 것이 더 낫지 않은가?!


꼭 사람과 거리 두기를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일과 거리를 두기도 해야 한다.

때론 글쓰기와 거리를 두는 시간도 필요하다.

스트레스를 주는 것들로부터 거리를 두는 시간이 필요하다.


나의 스트레스 탈출법 2 - 신경 끄기

사실 직장을 옮기고 사람과 거리를 두었어도, 여전히 내 마음은 그때의 사건에 머물러 있었다.

PTSD -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하루에도 몇 번이고 불현듯 사람들이 했던 말들이 떠오르고,

그들이 했던 행동들이 떠올라 괴로워했다.

밤에는 악몽을 꾸는 것이 일상이었다. 억지로 잊어야지 해도 잊어지지 않았다.


정확히 나의 이런 모습을 표현할 말을 몰랐는데, 알고 보니 이를 정확히 묘사하는 영어 단어가 있었다.

Rumination 한국말로는 '반추'라고 한다.


반추(Rumination)란 부정적인 감정과 고통, 그 원인과 결과에 대해 반복적으로 생각거나 집착하는 것을 발한다.

종종 우울증이나 불안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이런 모습을 보인다.


종종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사람들은 반추를 한다.

끊임없이 부정적인 감정과 고통을 떠올리고, 내가 했던 실수, 내가 했던 말, 혹은 어떤 사건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말하면서 불안해한다.

그래서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바로 내가 그랬다.


그때 나에게 정말로 도움이 되었던 책이 있었다. '신경 끄기의 기술'. 영어 제목이 더 맘에 든다.

The subtle art of not giving a f*ck. 'Not giving a fu*ck'은 상관 안 함을 의미한다.   


이 책에서 말한다.

좋은 삶을 살려면, 더 많이 신경을 쓸 게 아니라.
더 적게 신경을 써야 한다.


한 마디로 신경을 끄고 살 때 더 행복하고 더 기쁘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억지로 노력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신경 쓰지 않아야지" 한다고 해서 불쾌한 생각, 고민이 생각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운 좋게도, 이 시점에 내게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하나는 주식 투자. 하나는 블로그였다.

거의 매일같이 이곳에 나의 온 에너지를 쏟아부었다. 돈을 벌려는 목적이 아니었다.

그저 내 생각이 더 이상 과거의 상처와 아픔에 묶여있지 않으려고 했다.

나의 생각이 바쁘게 움직일 무언가를 찾았다.


브런치의 글쓰기도 그중에 하나다.

그런 점에서 브런치 글쓰기는 내 영혼의 치료법이다.


어느덧 내 마음은 평온해졌다.

악몽도 사라지고,

상처와 아픔을 되새김하는 일도 없어졌다.

신경 끄기의 매직이다.


나의 스트레스 탈출법 3- 나는 특별하지 않다!

신경 끄기의 책에서 말한다. "모두가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다"라는 말은 헛소리다.

현대 사회는 '특별함'이 성공의 기준이다. 100만 구독자 유튜버는 당연히 성공한 사람이다.

나는 지금 고작 브런치 구독자가 38명인데 말이다 (나를 구독해 주신 38명은 정말로 고마우신 분들이다!).

의외로 사람들은 자신이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아니라고 생각하나? 의외로 영웅 심리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아니면 안 돼"라는 생각을 하고 산다.

네이버 지식인에서 요즘 활동을 하다 보니, 의외로 가족 문제, 친구 문제, 회사 문제로 고민을 하는 분들이 많다.

어떻게든 해결을 해 주고 싶고,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에 고민을 한다. 참, 아름다운 마음이다.

하지만, 사람을 바꾸는 것은 하나님도 못한 일이다. 오죽하면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40년을 방황하고, 출애굽 세대는 전부다 광야에서 죽었을 정도다.


우리 모두가 특별하며,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식의 말은 사실 허튼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맛은 좋고 술술 넘어가지만, 실제로는 영양가 하나 없어서
먹어봐야 감정에 헛바람만 들게 하는, 정크푸드일 뿐이다.
마크 맨슨 - 갤리온


마크 맨슨은 "자신이 평범한 존재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어떤 평가나 거창한 기대도 하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을 이루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실 나는 크리스천으로 늘 이 말과는 반대의 메시지를 들었다. "당신은 특별합니다".

하지만 나 스스로 평범한 존재라는 것을 받아들이자 모든 것에서 자유로워졌다. (

혹시나, 오해하실 분들을 위해: 여전히 크리스천으로의 믿음을 잘 지키고 있습니다 ^^)


실수를 해도 괜찮아 나는 평범해.

가족 문제 때문에 골머리 앓을 일이 있어도,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야" 하며 한발 물러서 있다. 그러니 마음이 편해진다.

때론 시간이 필요할 때도 있다.


브런치 라이킷이 10을 넘지 못해도,

"괜찮아 나는 그저 평범한 글쟁이야"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진다.

오히려 누군가 라이킷 하나만 눌러줘도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을 더 느낀다.


나는 특별하지 않다.

그래서 나는 자유롭다.


매거진의 이전글 의사도 아닌데 의학을 왜 공부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