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스부르그 에센 대학교 동아시아학과 학생들
강남에서 새롭게 태어난 메르트
뒤스부르그 에센 대학교 동아시아학과에서 경제학과 한국어를 전공하는 메르트 바탄 (Mert Vatan 22세)은 지난 1년간 단국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며 한국 문화를 구석구석 그리고 깊이 있게 체험하였다.
“한국에 머물면서 강남이 미용 시술로도 유명한 곳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잘 아시다시피 독일에서는 전문가에게 시술을 받는 것이 굉장히 비싸잖아요. 하지만 한국에서는 훌륭하고 믿을 수 있는 전문가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쉽게 시술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놀라웠어요.”
강남까지 지하철로 30분 거리인 용인의 작은 고시원에 살았던 메르트는 처음에는 단순한 흥미로 미용 시술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에 머무는 동안 소셜 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접하게 되면서 관심이 구체적인 결심으로 바뀌었다. “독일에서는 비용과 접근성 때문에 엄두도 못 냈던 시술이었지만, 한국에 온 김에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메르트는 온라인 예약을 통해 강남의 한 병원에서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 과정에서 한국의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시스템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고 한다. “온라인으로 예약도 편리하게 할 수 있었고, 상담도 매우 친절하고 자세했어요. 덕분에 마음을 놓고 시술을 받을 수 있었죠.”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상담을 예약했던 메르트였지만, 직접 클리닉을 찾아가 보니 강남의 미용 클리닉들은 생각보다 훨씬 전문적이고 국제적인 분위기를 갖추고 있었다. “대기실에 들어섰을 때 외국인 방문객들이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어요. 그 모습을 보고 ‘나만 특별한 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안심이 되었죠.” QR 코드를 스캔하고 필요한 정보를 입력한 뒤, 화면에 자신의 이름이 뜨기를 기다리며 체계적이고 세련된 시스템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메르트는 첫 미용 시술을 단 43,000원이라는 저렴한 비용으로 받았다. 그 과정은 놀라울 정도로 간단했지만,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얼굴 윤곽이 더 뚜렷해진 걸 보고 큰 만족감을 느꼈어요. 이렇게 합리적인 비용으로 자신의 외모에 변화를 주고,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정말 놀라웠죠.”
첫 시술의 만족감은 메르트를 새로운 세계로 이끌었다. 그는 이후 한국에서 머무르는 1년 동안 1~2개월 간격으로 시술을 반복하며, 강남의 클리닉을 찾는 것이 일상의 일부가 되었다. 이러한 경험은 그의 한국 생활을 더 만족스럽고 의미 있게 만들어 주었다.
“한국에서의 경험은 제 학문적 성장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자신감에도 큰 변화를 가져다주었어요. 강남은 저에게 단순한 상업적 장소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과 도전을 상징하는 특별한 공간이 되었죠.”
한국에서 배운 민주주의와 동남아 연구
아나 (Anna Elisabeth Hahn)는 전북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면서 동남아시아연구소(JISEAS)에서 인턴십을 경험했다. 이를 통해 한국어 실력이 크게 향상되었을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심도 있게 탐구할 수 있었다.
"매주 월요일에는 동남아시아 관련 뉴스를 읽고 브리핑을 준비했어요. 수요일에는 연구소 페이스북에 연구원들과 토론을 거쳐 수정한 기사 내용을 게시했죠."
특히 아나는 남중국해 영토 분쟁에 큰 관심을 갖고 심도 있는 연구를 진행했다.
인턴십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5월에 열린 광주 민주 포럼에 참석했던 것이다. "전 세계 인권운동가들과 함께 민주주의의 도전 과제를 논의할 수 있는 기회였어요. 특히 미얀마 난민 문제와 관련된 세션은 매우 인상 깊었죠."
아나는 이번 인턴십을 통해 한국어 능력을 한층 발전시켰을 뿐만 아니라 국제적 시야를 넓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제 미래에 대한 방향성이 더욱 뚜렷해졌어요. 이 경험은 단순한 인턴십을 넘어, 제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고 값진 성장의 순간이었어요.“
ECC 동아리에서 재발견한 리더십
라라 (Lara Eisenhut)는 전북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지내며 활발하게 학교생활에 참여했다. 특히 그녀는 ECC 동아리에 가입해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며 한국 생활에 적응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회원으로 시작했지만, 두 번째 학기에는 임원으로 선출되면서 더 큰 책임을 맡게 되었다. 이 변화는 라라에게 새로운 도전과 성장의 기회를 열어 주었다.
“매주 수요일마다 외국인 학생들과 한국인 학생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인터내셔널 게더링’을 기획했어요. 각국의 문화를 소개하거나 주제를 정해 자유롭게 토론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죠. 다양한 국적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소통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한층 넓어졌어요.” 라라는 행사 준비 과정에서 팀원들과 협력하며 리더십을 키우고 조직력도 배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라라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5월에 진행된 엠티(MT)였다. 엠티는 단순한 친목 활동이 아니라 팀워크를 다지고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였다. 라라는 준비 단계에서부터 핵심 역할을 맡았다. “게임을 기획하고 진행 상황을 체크하며 물품 준비를 도맡았어요. 특히 어떤 활동이 모든 사람을 즐겁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죠.”
라라는 엠티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두 가지 활동을 꼽았다. 첫째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였다. 단순한 게임이었지만 외국인 학생들에게는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모두가 함께 웃으며 즐기는 모습에 뿌듯함을 느꼈다. 둘째는 풋살 경기였다. 축구를 좋아하는 라라는 이 게임을 통해 팀원들 사이의 화합을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 “경기 내내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뛰는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이런 순간들을 통해 서로가 더 가까워지고 진짜 친구가 된 기분이 들었죠.”
이번 활동은 라라에게 단순한 동아리 경험을 넘어 새로운 자신감과 리더십을 깨닫게 했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의견을 제시하거나 일을 주도하는 것에 부담을 느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팀원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며 리더로서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ECC 활동은 제게 ‘진짜 리더십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만든 시간이었어요.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팀원들이 서로 협력할 수 있도록 이끄는 법을 배웠죠. 덕분에 저 자신을 돌아보고 새로운 역량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한국어와 함께한 성장의 1년
외즈게 (Özge Nur Demi)는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1년간 교환학생으로 지내며 집중 한국어 수업과 지역학 수업을 병행했다. 그녀에게 한국어를 배우는 과정은 단순한 언어 학습을 넘어선 새로운 도전이자 성장의 시간이었다.
“한국어 수업은 소규모로 진행되어 선생님들이 학생 개개인의 필요에 맞게 맞춤형 지도를 해주셨어요. 쓰기, 읽기, 듣기, 말하기로 세분화된 수업은 매우 체계적이었고, 단계별로 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죠.” 외즈게는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실생활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한국어 실력을 크게 향상시켰다.
수업 외의 활동도 그녀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학교에서 주최한 롯데월드 견학은 단순한 현장 학습을 넘어선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동료 학생들과 함께 놀이기구를 타며 웃고 즐기면서 서로 더 가까워졌어요. 선생님들과도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한국의 놀이 문화를 몸소 경험할 수 있었던 특별한 시간이었어요.”
서울에서의 생활은 외즈게에게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서울은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이 공존하는 활기찬 도시였다. “서울은 정말 모든 것이 가까웠어요. 명동, 홍대, 이태원과 같은 유명한 지역을 쉽게 방문하며 쇼핑도 하고 한국 문화를 즐길 수 있었죠. 특히 홍대 거리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예술적인 감성은 제게 큰 인상을 남겼어요.”
외즈게는 이 1년 동안 단순히 언어를 배우는 것을 넘어 한국 사회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서울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도시였어요. 친구들과의 대화를 통해 서로의 문화를 배우고, 한국의 가치관과 생활 방식을 이해할 수 있었죠.”
마지막으로 외즈게는 모든 학생들에게 한국에서의 공부나 여행을 강력히 추천했다. “한국은 배우고 경험할 것이 무궁무진한 나라예요. 언어뿐만 아니라 사람들과의 교류, 한국 문화 체험을 통해 세상에 대한 시야를 넓힐 수 있을 거예요.”
춤과 함께한 감동의 서울 생활
마델린 (Madeline Isabell Zintha 24세)은 2023년 8월부터 2024년 8월까지 서울에서 교환학생으로서 잊지 못할 시간을 보냈다. 그녀는 이 1년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보람찬 시간”으로 회고하며, 웃음과 눈물, 감동이 교차했던 특별한 순간들이 가득했다고 전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던 순간이 아직도 눈에 선해요. 무려 7년 동안 꿈꿔왔던 한국에서의 삶이 드디어 시작된 날이었죠. 첫 며칠 동안은 모든 것이 낯설고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여기서 나는 꿈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는 실감이 들었어요.”
마델린은 한국에서 이루고 싶었던 목표 중 하나로 ‘춤’을 배우는 것을 꼽았다. 독일에서는 주로 유튜브나 SNS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었던 유명한 한국 댄서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춤을 보고 배우는 기회를 가졌다. 서울의 춤 문화는 그녀에게 새로운 세상이었다. “서울에서는 연습실 대여 비용이 독일보다 훨씬 저렴해서 마음껏 춤 연습을 할 수 있었어요. 덕분에 제 춤 실력도 크게 늘었죠.”
특히, 마델린은 서울대학교의 유명 댄스 동아리 RAH에 가입하며 더 깊이 있는 경험을 쌓았다. 힙합뿐만 아니라 브레이크 댄스까지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하며 실력을 넓혀 나갔다. “동아리 친구들과 연습실에서 땀 흘리며 연습하고, 새벽까지 이어진 회식에서 함께 웃으며 이야기 나눴던 시간들이 정말 소중했어요. 춤을 통해 언어와 문화를 뛰어넘어 사람들과 진심으로 마음을 나눌 수 있었죠.”
서울에서의 생활은 마델린에게 춤과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풍성한 영감을 주었다. 마델린은 혼자만의 시간도 소중히 여기며, 서울의 거리를 거닐며 스케치북과 펜을 꺼내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으며 창의적인 에너지를 충전했다. 또한, 친구들과 함께 떠난 광안리와 양양에서의 여행은 그녀에게 큰 힐링을 선사했고, 바다의 평화로운 풍경 속에서 보낸 시간은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았다. 마델린은 한국에서의 경험을 "기쁨과 사랑이 가득했던 한 해"로 회상하며, 한국 문화를 배우고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 것이 삶의 중요한 전환점이었다고 느꼈다.
이들의 이야기는 한국에서의 경험이 단순한 교환학생 생활을 넘어, 개인의 성장과 도전의 기록임을 보여준다. 춤, 동아리 활동, 연구소 인턴십, 그리고 새로운 공간과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이들은 자신만의 역량을 발견하고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은 문화적 교류의 가치를 더욱 높이며,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풍요로운 연결의 소중한 사례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