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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토v Jan 06. 2020

스타트업 B2B 영업 실전 노하우

나만의 다섯 가지 영업 노하우

영업 노하우를 공유해볼까 한다.

영업은 생각보다 재밌다

작은 스타트업에 다녔지만 같이 일했던 동료들은 일 잘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영업의 귀재였는데 미팅에 따라 들어가면서 참 많은 걸 배웠다. 그 안에서 나의 영업 노하우도 쌓을 수 있었는데, 나중에는 이러한 내용을 정리해서 영업 매뉴얼도 만들고 사내 교육을 하기도 했다. 특히 영업 건이 많아지면서 시간 상 감당하기 힘들어져서 제안서 매뉴얼을 만들었고, 모듈 식으로 제안서를 작성해서 10배는 빠르게 일을 처리할 수 있었다. 이런 노하우들을 좀 공유해볼 수 없을까 하여 글을 적는다. 난 어느 조직에서나 내가 가진 노하우를 기록하고 공유하는 편이다.


내가 상대한 대상들은 대개 기관이었다. B2B의 일반 기업들(특히 대기업)이나 B2G의 정부 기관들이다. 대개 턴키(turnkey)로 예산을 통째로 위탁용역을 맡기는 방식의 사업들이 많았다. 턴키로 넘긴다 함은 사업의 기획부터 운영, 마무리까지 전체를 통으로 맡아서 진행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일단 영업 미팅을 나가려면 하나의 프로젝트 사업을 기획하고 총괄 운영해서 마무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기본 전제였다. 제품과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기본이 되어야만 클라이언트를 설득할 수 있다.


잘 쌓자 레퍼런스

다섯 가지 영업 노하우를 소개하기에 앞서서 기본적인 B2B, B2G 영업의 원리는 '레퍼런스'라고 생각한다. 흔히 '신입은 경력을 어디서 쌓나'라고 말하는 논리와 비슷하게, B2B, B2G(앞으로 그냥 B2B라고 하겠다)에서도 다른 기관과 거래한 실적이 있는지 레퍼런스 여부가 중요하다.


그래서 최초 1건의 B2B 레퍼런스를 쌓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처음에는 수익률을 깎고 들어가더라도 기관과의 레퍼런스를 하나 갖추면 조금씩 따낼 수 있는 사업의 규모를 늘려갈 수 있다. 레퍼런스가 쌓일수록 더 규모가 큰 사업을 따올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정부기관과 사업하려면 기업의 사업 실적이 반드시 필요하다. 왜냐하면 정부기관에서는 외부 용역을 맡긴 업체가 믿을 만한 곳인지, 인맥을 통해 퍼주기 식으로 돈을 쓴 게 아닌지 감사를 받기 때문이다. 어쨌든 최초 1건의 레퍼런스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다음은 주관적인 B2B 영업의 다섯 가지 노하우다.


1) 일차적인 목적은 미팅을 따내는 것이다
2) 미팅의 목적은 맞춤형 제안서를 쓰기 위한 것이다
3) 미팅에서 '회사 소개'가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
4) 상담해주되 논쟁하지 말 것, 힘 겨루기 하지 않는 방법
5) 제안서 매뉴얼로 시간 절약하기


하나하나 풀어보도록 한다.




1) 일차적인 목적은 미팅을 따내는 것이다


보통 영업에서 '인바운드/아웃바운드' 영업이 있다. 인바운드는 클라이언트(고객)에게서 먼저 우리에게 연락을 취해온 경우이고, 아웃바운드는 우리가 클라이언트에게 연락을 한 경우이다. 그리고 보통 인바운드로 들어온 영업 건의 경우에는 이미 우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접근한 고객이기 때문에 금방 '미팅'으로 연결된다. 뒤에서 말하겠지만 '미팅'이 성사되었다면 영업의 절반은 되었다고 본다. 웬만하면 미팅에서 계약을 따낼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마냥 근거가 없지는 않다. 영업에서 가장 어려운 게 우리한테 관심조차 없는 사람을 관심 갖게 만드는 것인데, 인바운드 건이나 미팅까지 이어진 건은 이미 우리에게 관심을 갖고 있으니 계약 성사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문제는 아웃바운드인데, 아웃바운드 영업을 위해서 클라이언트들을 리스트업(목록화)하고 먼저 연락을 보내곤 한다. 통상 콜드콜/콜드메일(Cold-call, Cold-mail)이라고 표현하는데 관계가 아직 차가운 상태에서 먼저 연락하기 때문에 이러한 표현을 쓴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우리는 수백 군데의 클라이언트에게 연락을 돌리게 된다. 여기서의 핵심 포인트는 콜드콜의 목표 설정을 분명하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위에서 이야기했다시피 영업에서 일차적으로 중요한 건 우리에게 관심을 갖게 만드는 일이다. 일단 관심을 갖게 되어 미팅 자리를 만들어내면 대면 관계로 전환되어 얼마든지 정보와 논리로 설득해낼 여지가 있다. 하지만 미팅조차 할 수 없다면 전화에서, 온라인에서 아무리 떠들어도 힘들다. 즉 관심을 끌어내서 미팅을 따내는 게 영업의 출발점이다.


일단 만나서 이야기해야 한다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콜드콜, 콜드메일에서부터 계약을 따려고 하는 일이다. 회사소개서나 제안서를 먼저 보내면서부터 지나치게 구체적인 사업 안을 들이미는 것은 실수다. B2B의 특징은 클라이언트마다 각각 원하는 게 천차만별로 다르다는 점인데, 이를 공략하기 위해선 제안 자체가 클라이언트의 니즈에 맞게 짜여서 제안되어야 한다. 그러니 섣불리 콜드콜, 콜드메일 단계에서부터 구체화된 제안 내용을 들이미는 건 '우리가 원하는 거랑 다른데?'하고 관심 돌려버릴 가능성이 높다. 즉, 첫 단추는 우리 기업을 한 번 만나보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어떤 회사인지 명확히 밝히고, 상대가 관심 가질만한 포인트를 어떻게든 만들어봐야 한다. 벌써부터 제안을 하는 게 아니라 우리 회사가 무언가 다른 회사랑은 다른 점이 있고, 매력이 있다는 점을 어필하도록 하자. 이 포인트가 무엇인지는 회사마다 각자의 영업 비밀일 것이다. 그건 알아서 잘 만드시라. 포인트는 '첫 미팅'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전략을 짜는 거다.




2) 미팅의 목적은 맞춤형 제안서를 쓰기 위한 것이다

100개의 기관에는 100개의 제안서가 필요하다


일단 미팅을 따냈다면, 그다음 목표는 우리가 제안하는 사업을 설득하는 일인가? 그렇지 않다. 첫 미팅은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자리이다. 여기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미팅의 목적을 바로 잡아놔야 하는데, B2B 영업의 경우에는 앞서 이야기했다시피 각 클라이언트마다 원하는 점이 각기 다르다는 특징이 있다. 똑같은 사업이라도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KPI, 기대하는 성과가 다르고 원하는 운영방안도 다르다. 그러니 제안서는 클라이언트가 따로 요청하지 않는 이상, 미팅 전에 먼저 던질 필요가 없다. 클라이언트의 니즈에 딱 맞춘 제안서는 미팅이 끝나고 나서 맞춤 제작하여 전달하면 된다.


이를 위해 B2B 영업에 적합한 제품 구성을 셋팅해놓을 필요가 있겠다. 이를 '커스터마이징한다'고 표현해왔다. 예를 들어 교육 서비스라고 한다면 클라이언트에 따라 하루 짜리 특강을 원하는 기관이 있고, 주 1회씩 6주 동안 장기 교육을 원하는 기관이 있다. 그러니 우리 회사의 커리큘럼을 2시간짜리, 8시간 원데이 특강, 6주 장기 커리큘럼 등으로 미리 커스터마이징해놓는다. 그다음 클라이언트에게 어떤 포맷을 원하는지 고를 수 있게 해주는 식이다.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운영 형태도 다르고, 예산 규모도 다르고, 기대하는 결과물도 다르기 때문에 각각에 맞는 커스터마이징을 해놓는다면 영업 현장에서 상대에게 여러 선택지를 줄 수 있다.


미팅에서 최대한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해야 하고, 이 미팅 자리에서 제안서에 들어가는 항목들을 꼼꼼히 체크해놓아야 맞춤형 제안서를 만들 수 있다. 제안서에 들어가는 항목들을 체크해놓지 않으면 나중에 제안서를 보고 클라이언트가 여러 차례 수정 피드백을 줄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은 이렇게 수정해주시고, 이 부분은 이렇게 수정해주시고...' 여러 차례 반려가 거듭되면 계약 성사까지의 기간이 몇 주, 몇 달이고 늘어나고 리소스(업무 자원)도 많이 투입되어 차질이 생기니 꼼꼼하게 미리 챙기도록 한다. 잘 파악한 내용들을 제안서에 녹여 넣으면 된다.




3) 미팅에서 '회사 소개'가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


회사 소개는 소개가  아니다. 설득이다.


실제 미팅 현장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보통 첫 미팅에서 가장 먼저 하게 되는 게 회사 소개다. 이때 단순히 우리 회사를 그냥 말 그대로 소개하는 경우는 큰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말하는 목적을 '설명'이 아니라 '설득'으로 초점 맞추고 회사를 세일즈 해야 한다.


나는 회사 소개 장표 한 장, 한 장마다 Key Message를 한 문장씩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문장이 우리 회사의 '차별점' 포인트였다. 첫 슬라이드부터 다음 한 장, 한 장에서 모두 우리 회사의 차별점을 한 꼭지씩 녹여내는 게 핵심이다. 우리 회사가 무엇인지 이해시키는 게 주요 목적이 아니라 '이 회사 뭐지? 흥미로운데?'하고 끊임없이 궁금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말하기 화법을 '피칭(Pitching)'이라고 한다. 스타트업에서는 흔하게 알고 있는 개념으로 상대방에게 나의 스토리를 던지듯이 강하게 설득하는 걸 말한다.


영업 비밀이기 때문에 예시를 들기 어렵지만, 기술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접속사나 수사적 표현들은 추천드릴 수 있겠다. 하지만 중요한 건 스토리라인이다. 설득의 연결고리들을 잘 엮어서 스토리를 잘 짜는 게 가장 중요하다.


 - B가 아니라 A이다

 : 상식이나 통념을 깨 준다. 그냥 일반적인 A가 아니라 대조군을 들어 강조하는 방법이다.
"우리는 그냥 커머스 회사가 아니라 콘텐츠 회사라고 스스로를 정의합니다"


 - 그중에서도, 이중에서도

 : 구체적으로, 더 구체적으로 파고 들어가 우리만의 차별화된 포지션을 강조한다.
"그중에서도 저희가 집중한 부분은 OO입니다"


 - 실제로 가장

 : 우리가 속한 산업/분야에서 실제로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무엇인지 어필한다. 우리는 이 분야의 전문가임을 강조한다.
"실제로 가장 현업에서 중요한 건 OO입니다. 저희는 그 지점에서 가장 많은 레퍼런스를 가지고 있고-"


피칭 전략은 스토리라인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각자의 사업에 맞는 전략을 잘 짜시길 바란다. 나같은 경우에는 슬라이드 한 장, 한 장마다 모든 슬라이드에 전략적 문장을 넣었고, 한 슬라이드에 하나씩의 Key Message가 있었다.




4) 상담해주되 논쟁하지 말 것, 힘 겨루기 하지 않는 방법


클라이언트한테 지면 안 돼!

미팅하는 과정 동안의 스탠스(태도)는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영업 경험이 별로 없을 때에는 '클라이언트한테 지면 안 된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결국에 사업이기 때문에 계약 조건을 좋게 가져올 수 있도록 강단 있게 맺고 끊음을 잘해야 한다는 그런 맥락이었다. 우리의 과업 범위는 최대한 줄여서 일을 줄이고, 예산은 최대한 많이 따와서 수익은 늘려오라는 뜻이다. 실제로 미팅 때 서로 얼굴을 붉혀서라도 과업 범위 등을 정하는 데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경우들이 많다. 나도 처음엔 그랬다. '그 일은 우리가 못 한다'고 선을 긋기도 하고 '왜 못하냐, 해라'는 말에 싸우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대립하는 방식은 재계약률이 떨어지고 서로 감정적으로도 힘들었다.


나는 두 가지 방식을 선택했다. 하나는 상대와 협상하는 협상가의 자세가 아니라 내 전문 영역을 상담해주는 전문가로 태도를 바꾼 점, 다른 하나는 클라이언트가 강하게 요구하는 부분은 어차피 협상의 영역을 벗어난 일이기 때문에 수용한다는 점이다. 작은 차이이지만 이러한 태도가 클라이언트 만족도를 비약적으로 높인다. 클라이언트들은 나에게 일을 하달하기 위해 찾아오는 게 아니라 상담을 받으려고 연락을 취해왔고, 프로젝트가 끝나고 항상 재계약했다. 내가 주니어임에도 혼자서 영업을 다닐 수 있었던 건, 위 두 가지 선택이 실제로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참 말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표정과 뉘앙스 등의 차이로 상대 반응을 부드럽게 유도할 수 있는데 미팅에 동행하는 게 가장 빠르게 배울 수 있는 길이다. 텍스트로는 한계가 있지만 굳이 예를 들자면 이런 식이다. 내가 상대방이 무슨 걱정을 하는지 알고 있고, 그에 대한 대답도 가지고 있는 전문가적 위치로 포지셔닝 해야 한다.


기존의 방식 (A: 클라이언트 / B: 나)

A : 참가자 모객도 해주실 수 있나요?
B : 아니요, 모객은 저희의 역할에서 조금 벗어난 것 같아요. 보통 프로그램의 경우 모객은 기관에서 해주시는 게 일반적이에요.
A : 그야 물론 저희도 하겠지만 도와주실 수 있는 거 아닌가요?
B : 그 부분은 저희가 수행하는 과업범위에서 벗어나서요. 모객의 경우에는 기관에서 해주셔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죄송합니다.


설득의 방식 (A: 클라이언트 / B: 나)

A : 참가자 모객도 해주실 수 있나요?
B : 보통은 이러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각 기관마다 가지고 계시는 네트워크 풀(Pool)이 있으시더라구요. 그래서 일반적인 경우에는 대개 기관에서 모객을 맡아 진행해주셨습니다.
A : 그런가요? 그런데 저희가 가지고 있는 풀이 많지 않은데...
B : 물론 저희가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 풀이 있어서 저희 내부적으로도 프로그램 홍보는 진행할 예정입니다. 다만 지역의 특성이 있다 보니까 해당 지역의 홍보는 기관에서 해주시는 게 가장 효과적이기도 하구요. 실제로 저희가 SNS등으로 홍보를 진행하더라도 지역에서의 프로그램은 홍보 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최대한 서포트 해보겠습니다.
A : 네. 그럼 모객은 저희가 할게요. 네트워크 풀에도 홍보해주신다는 거지요? 감사합니다.


결과적으로 '모객'이라는 과업 범위를 기관의 역할로 구분 지었다. 애초에 기관에서도 모객이 어렵다는 걸 알기에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므로, 우리 선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음을 먼저 제안함으로써 그들의 걱정거리도 덜어주었다. 그렇게 서로 얼굴 붉히지 않고 과업 범위를 자연스럽게 넘길 수 있었다. 단적으로 예를 든 것이지만 이렇게 '과업 범위를 밀고 당긴다'라는 협상가의 자세에서는 얼굴 붉히는 갈등 상황이 수시로 발생한다. 하지만 상대방의 걱정거리를 들어주고 전문가의 입장에서 진단하여 합의점을 찾아준다는 자세로 대화를 진행하면 오히려 상대방은 전적으로 나를 신뢰하게 된다. 그때부터 나는 영업사원이 아니라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그들을 상담해주고, 오히려 그들에게 자문료를 받으며 미팅을 진행할 수 있었다.




5) 제안서 매뉴얼로 시간 절약하기

재료는 다 있다. 조립만 하면 된다.

대개 제안서에 들어가는 내용들은 비슷하다. 사업의 목적, 개요, 세부 운영사항, 예산, 투입인력 등 기관마다 각 내용은 달라져야 하지만 양식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때문에 수십 건의 영업을 동시에 진행하려면 제안서를 빠르게 써내는 게 필요하다. 그러나 클라이언트의 니즈에 따라서 매번 새롭게 내용을 작성하고 있으면 영업이나 다른 업무를 진행할 수가 없다. 때문에 나는 제안서 매뉴얼을 만들어서 모듈 별로 관리했다.


위와 같은 각 포맷에 따른 제안서 내용들이 기관마다 여러 가지가 탄생한다. 그 내용들을 모두 한 군데에 모아두면 그 포맷에 해당하는 재료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다음에 제안서 작성할 때에 그 부분의 재료 중에서 상황에 맞는 적절한 것을 골라 복사+붙여넣기만 하면 기본 틀을 잡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각 영역의 재료들을 항상 최신 본으로 업데이트해놓고 상황에 맞게 붙여 넣었다. 이런 식으로 작업하면 제안서 작성 시간을 1시간 걸리던 걸 10분 만에도 할 수 있다. 일은 효율적으로 해야 제맛이다.




결국에 자신감이다.


나는 항상 '미팅만 따내면 영업 따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물론 우리에게 없는 솔루션을 요구하거나 무리한 부탁을 하는 경우들은 예외겠지만, 적절한 타겟 고객이라면 미팅 자리에서 어떻게든 설득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진짜 전문가여서 석박사급 전문지식이 있거나 이 업계의 잔뼈가 굵은 대가였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회사와 제품에 대해서 가장 많이 연구하고 잘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은 자신감의 원천이 된다.


이 제품과 관련된 상대방의 걱정과 고민, 상대방에게 부족한 지식과 정보들은 모두 채워줄 수 있고, 이 부분에서는 전문가라는 자신감이 생기면 클라이언트에 대한 부담이 확 줄어든다. 오히려 클라이언트들의 걱정거리를 들어주고 답을 찾아주는 사람이 되어 갑과 을이 바뀔 수도 있다. 그만큼 잘 준비하면 영업도 얼마든지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누구에게나 있는 인사이트

다른 분들도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계실 것이다. 나름 자신감 갖고 이렇게 글을 썼지만 나는 부족한 점이 많다는 걸 안다. 하지만 나에게 아주 강력한 생각의 씨앗이 하나 있는데, 부족한 사람일지라도 자기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데에 두려움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건 나의 강력한 의지이자 행동양식 중에 하나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사람들한테 자기 경험과 인사이트를 발표하고 공유해달라고 하면 모두가 부담스러워해서 아무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인사이트는 나와 비슷한 주변 사람들의 인사이트다. TV에 나오는 성공한 사람들, 수천 억 Exit한 창업가들 이야기가 아니라 나와 비슷한 스테이지의, 나를 닮은 사람들의 인사이트가 중요하다. 그것은 나누지 않으면 전부 소멸된다.


내가 이런 글들을 적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적어도 내가 겪은 시행착오의 비용은 겪지 마시라. 얻어갈 수 있는 게 있다면 얻어가시면 좋겠다.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도 자신의 생각과 의견, 정보와 노하우, 인사이트를 나누어주었으면 좋겠다. 다른 이들이 이미 겪은 시행착오를 내가 겪고 싶지 않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더 나누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자연스러운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영업도 힘내시고, 다시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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