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Next Door to Alice, 타이밍

내맘대로 펼쳐보는 올드팝송

by 늘 쪽빛바다

<Living Next Door to Alice>, 과연 타이밍의 문제일까

Sung by Smokie


Sally called, when she got the word/ 샐리가 전화로, 할 말이 있댔어요

She said "I suppose you've heard/ 이러더군요, "너도 얘기는 들었을거라 생각해

About Alice“/ 앨리스에 관해서 말야”라고

Well, I rushed to the window/ 저런, 난 창가로 달려가서

And I looked outside/ 밖을 내다봤어요

And I could hardly believe my eyes/ 그리곤 내 눈을 믿을 수 없었어요

As big limousine pulled slowly/ 큰 리무진이 천천히 들어가고 있을 때

Into Alice's drive/ 앨리스네 집 진입로로



이 곡의 서사에는 화자와 앨리스, 그리고 샐리까지 3명이 등장한다. 셋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같은 동네에서 살고 있다. 원래 3명이 친하면 삼각관계가 생기기 마련인데, 아뿔싸, 이 작품에서도 삼각관계의 조짐이 보인다.


남성 화자는 샐리의 전화를 받는다. 앨리스에게 연인이 생겼다는 소문은 알고 있었지만, 오늘 드디어 그 연인이 앨리스네 집을 방문한다는 것을 알려온 것이다. 화자는 황급히 창쪽으로 다가갔고, 때마침 큰 리무진이 앨리스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게 되었다.


앨리스의 연인은 값비싼 리무진을 가졌을 만큼 부유한가 보다 생각하면서 화자가 느꼈을 자괴감은 어땠을까. 짝사랑하던 옆집의 그녀는 머잖아 돈 많은 이 남자와 결혼할 것이고, 어릴 적부터 살았던 집을 떠나갈 것이다.


화자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고작 창문 틈 사이로, 부럽고 속상한 모습을 지켜볼 뿐이다. 연인이 찾아왔으니 앨리스는 핑크빛 얼굴로 환하게 집을 나설 것이고. 화자는 이 모양을 보자니 속상하고, 안 보자니 궁금한 만큼, 이래저래 속이 무너져 내릴 것이다.




Oh, I don't know why she's leaving/ 오, 그녀가 왜 나가는지 몰라요

Or where she's gonna go/ 어디로 가려는지도요

I guess she's got her reasons/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 추측은 하지만

But I just don't wanna know/ 알고 싶진 않아요

'Cause for twenty four years/ 왜냐면 24년 동안

I've been living next door to Alice/ 앨리스 옆집에서 살고 있었거든요

Twenty four years/ 24년 동안

Just waitin' for a chance/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To tell her how I'm feeling/ 내가 어떤 기분인지 말하려

Maybe get a second glance/ 아마도 슬쩍 한번 더 보려 했건만

Now I've gotta get used to/ 이젠 익숙해져야겠죠

Not living next door to Alice/ 앨리스가 옆집에 살지 않는다는 사실에



화자는 앨리스가 연인을 만나 데이트하러 나간다는 사실에 꽤나 충격을 받은 것 같다. 그들이 어디로 가는지, 왜 가는지 모른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나쁜 상상이 명확한 현실이 되었기에, 해석이 꼬여버린 영역으로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화자는 어릴 때부터 24년간 앨리스를 짝사랑해 왔기에, 상상에 상상이 몇 겹씩이나 덧대어졌는지도 모른다. 그의 현실은 짝사랑이라는 상상 속에 있었다. 그러다 오늘 그 두꺼운 상상의 거울에 심한 균열이 생겼고, 금이 가면서 종잡을 수 없는 마음이 된 것이다. 더구나 백마 탄 왕자님 급이 와서 그녀를 데려가는데 무슨 수로 막아볼 수라도 있으랴.


가뜩이나 이제나 저제나 고백이라도 하려고 기회만 엿보고 있었는데, 이건 숫제 경기를 해보기도 전에 처절한 쓴맛의 패배감과 함께 링에서 뻗어버린 것과 다를 바 없다. 이쯤 되면 과연 고백할 타이밍이 문제였을까. 고백을 했어도 애매모호한 답변만 듣게 되었을 수도 있다. 그니깐 우린 친구잖아, 뭐, 이런 뻔한 선긋기를 당하면서.


이럴진대 화자는 차라리 앨리스가 옆집에 살지 않는다는 설정을 하면서까지, 그녀를 몰아내고자 스스로를 다독인다. 그녀를 쿨하게 보내줄 수도, 그렇다고 잡을 수도 없는 것은, 짝사랑한 세월만 24년이고 보니, 시작이 그랬듯, 끝내기 또한 혼자서만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We grew up together/ 우린 함께 자랐어요

Two kids in the park/ 두 꼬마는 공원에서

Carved our initials/ 이름 첫 글자를 새겼죠

Deep in the bark/ 나무껍질 깊게 파고선

“Me and Alice”/ “나와 앨리스”라고

Now she walks to the door/ 이제 그녀가 자동차 문으로 걸어가네요

With her head held high/ 고개를 높이 들고

And just for a moment/ 아주 잠깐 동안

I caught her eye/ 눈을 마주쳤어요

As the big limousine pulled slowly/ 큰 리무진이 천천히 빠져나갈 때

Out of Alice's drive/ 앨리스네 집 진입로에서



화자에게 남아 있는 것은, 어린 시절 함께 뛰놀며 나무에 이름을 새겨놓은 추억뿐이다. 모름지기 “나와 앨리스”라고 이름을 새겨놓았던 것도 혼자만의 은밀한 다짐이었을 것이다. 자기 이름을 노골적으로 적어놓으면 발각의 난처함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 두 아이가 함께 새겼다면, 둘의 이름을 다 새겨 넣었을 것이다. “나와 앨리스”는 아무리 생각해도 치기 어린 생각에서 나왔음이 분명하다.


초등학생 때는 학교 담벼락에도, 동네 담벼락에도, 온 세상을 캔버스 삼아 빈틈만 보이면 누가 누구를 좋아합네, 하트 뿅뿅 표시들을 그리도 해놓더라니. 그게 어디 초등학생뿐이던가. 다 커서도 유명 관광지 바위에다 자신의 이름을 딥다 새겨놓은 눈살 찌푸려지는 광경이 이어졌다. 그런 걸 볼 때마다 궁금했다. 저 사람들은 여행지에 이름 새기는 끌, 함마 같은 공구를 준비해서 다니나?


화자가 어린 시절 추억에 빠진 것도 잠시, 앨리스는 차 문을 열기 전에 아주 잠깐 화자가 있는 창문을 쳐다본다. 24년을 옆집에서 살았으면 거의 가족이나 다름없기에, 어지간한 루틴에 대해서는 벌써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앨리스는 화자가 지금쯤 창을 통해 자신을 지켜보고 있겠거니 짐작하며 창쪽을 보았을 것이다.


난 이렇게 근사한 연인이 생겼으니, 너의 짝사랑도 이쯤에서 마무리하렴, 하고 말해주는 것처럼. 그리고 앨리스는 멋진 차의 옆자리에 앉아 서서히 그곳을 빠져나간다. 마치 옛 친구에게 결별을 고하기라도 하듯, 새 사랑과 산뜻한 출발이라도 하듯.




Then Sally called back/ 그때 샐리가 다시 전화를 해왔어요

And asked how I felt/ 그리곤 내 기분이 어떤지 물었죠

She said "I know how to help/ 그러더군요, “내가 도움 되는 방법을 아는데”

Get over Alice"/ "앨리스를 극복하려면 말이야 “

She said "Now, Alice is gone/ 이런 말도 했어요, “이제 앨리스는 갔어”

But I'm still here/ 하지만 난 여전히 여기 있어

And you know I've been waiting/ 근데, 있잖아, 음, 난 널 기다려왔어

Twenty four years."/ 24년 동안“

And the big limousine disappeared/ 그리고 큰 리무진은 떠났어요



그때 샐리가 또 전화를 걸어왔다. 이 곡에서 가장 애처로운 인물은 샐리인지도 모른다. 화자는 오로지 앨리스에게만 마음의 화살표가 향해있지만, 샐리는 앨리스와 화자를 양방향으로 살피면서, 화자에게 고백할 타이밍을 엿보고 있었다. 따라서 샐리에게 앨리스의 연애 소식은, 정적이 자발적으로 물러난 희소식에 버금가는 것이다.


화자가 쭈뼛거리며 앨리스 곁을 맴돌다 타이밍을 놓쳤다면, 샐리는 약삭빠르게 앨리스와 화자를 번갈아 기웃거리면서 잽싸게 타이밍을 잡았다. 그녀 역시 24년간 화자를 짝사랑했음을 고백하면서, 사랑은 또 다른 사랑으로 극복해야 함을 알려준다. 앨리스는 갔어도 자기는 옆에 있다면서, 목표물을 낚아채는 독수리의 날렵함을 보여준다.




No, I'll never get used to/ 아뇨, 익숙해지지 않을 거예요

Not living next door to Alice/ 앨리스가 옆집에 살지 않는다는 사실에



앨리스를 향한 화자의 마음과, 화자를 향한 샐리의 마음이 엇갈리는 마지막 부분은, 이 곡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흔히 사랑은 타이밍이라고 한다. 하지만 미적대다 타이밍을 놓친 화자와, 잽싸게 사냥하듯 잡은 타이밍으로, 되레 상대에게 부담을 주는 샐리를 보면, 타이밍은 그다지 결정적이진 않은 것 같다.


화자는 앨리스가 더 이상 옆집에 살지 않는다는 자기 최면을 걸어서라도 그녀를 잊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24년간 화자만 바라본 샐리의 고백은 오히려 화자를 앨리스에 대한 짝사랑으로 유턴하게 만들 수도 있다. 불편한 사랑보다는 차라리 짝사랑이 나을 수도 있다. 역시 사랑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인가 보다. 그러나 아무리 좌표를 잘 찍는다고 찍어도 급선회 한방에 미아가 되어버리기도 하는, 사랑, 너 뭔데?



이미지: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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