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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혼잣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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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아한 숲길 May 30. 2024

내가 성인 ADHD?

  이걸 방황이라고 해야 하나, 혼란스러운 날들을 보내고 있다. 마음이 어수선해서 뭔가 진득하게 하기가 어렵다. 글을 쓰겠다고 앉아서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다가 결국 미발행 글로 마무리하곤 한다. 언젠가 꺼내려고 저장해 둔 글이 쌓여간다.


  어제는 책상 앞에 앉아서 쇼를 했다. 뭔가를 검색하다가 마무리 짓지 않은 상태에서 일어나 또 뭔가를 찾는다. 그러다가 갑자기 일어나서 주방을 정리하던 중 누군가에게 카톡을 보내는 어수선함의 절정. 만약 cctv로 촬영했으면 제법 봐줄 만한 코미디였을 것이다. 해야 할 일은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은데 늘 시간에 쫓기는 느낌이다. (따져보면 낭비하는 시간도 많으면서)


  오늘 민하 씨랑 등산하면서 이 얘기를 했더니 성인 ADHD 아니냐며 웃었다. 그 말에 슬쩍 걱정이 되어 찾아보니 ADHD의 주된 증상이 주의력 부족, 충동성, 과잉행동이라고 한다. 음... 아무리 생각해도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주의력 부족은 맞지만 그다지 충동적이거나 과잉행동을 하지는 않는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나를 보는 건 정확하지 않으니 장담할 수도 없다. 아니면 초기 증상일지도...


  최근 깊이 신뢰하던 이의 민낯을 보고 크게 실망한 사건이 있었다. 그 일도 약간의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직장을 그만두었으니 열심히 글을 써보려고 했는데, 생각처럼 안 되는 것도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하기사 세상일이 마음처럼 쉽기만 할까... 애쓰면서 눈물겹게 기어올라야 하는 구간을 지나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가장 힘들었던 시간을 떠올려보니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천국이다. 난임 때문에 수도 없이 병원 다니던 그때는 임신만 되면 더 이상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어렵게 임신에 성공해서 낳은 아이가 벌써 12살이 되었다. 매 순간 감사하며 살다가도 가끔 이렇게 배부른 투정을 한다.


  힘들 때는 힘들다고 말하되 적당히 힘든 건 거뜬히 떨쳐낼 줄도 알아야 한다. 힘들다는 생각에 매몰되지 말자. 사실 별 거 아니라고, 더 잘되기 위한 과정이라 생각하고 나를 믿어주자. 생각에 의해 많은 것이 좌우된다. 이왕이면 긍정적인 그림을 그려보자. 오늘도 이렇게 부족한 나를 다독이며 성장해 나가고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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