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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관 편집장 Feb 02. 2021

인생을 지탱하는 네댓 가지 기둥


건축물을 세울 때 기초공사에서 토대는 아주 중요하다. 높은 건물일수록 터를 깊이 파내려가야 하중을 지탱할 수 있다. 그런 까닭에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서는 자리에는 땅을 파내고 다지는 기초공사만 몇 년이 소요된다. 그다음 건물이 자리 잡고 올라갈 때는 기둥이 아주 중요하다. 우리 선조들은 목조건물의 기둥을 세울 때 소나무 같은 든든한 재료로 통째 사용했다. 인생을 건축물에 비유할 때 든든한 기둥으로 꼽을 수 있는 네댓 가지는 무엇인가 필자 나름으로 유추해보았다. 첫 번째는 재능이다. 블레셋의 골리앗이 2m 38cm이나 되는 당당한 체구로 말미암아 일찌감치 장군감으로 선발돼 전장에서 싸움 돋우는 자로 적군을 비방하고 모욕하고 있을 때 조그만 다윗의 등장에 골리앗은 얼마나 가소로웠을까. 전투장비로 중무장한 골리앗의 큰 키는 상대방에게 중압갑을 주기에 충분했다. 흔히 씨름선수들의 덩치도 일반인들보다 월등히 크다. 이처럼 사람은 누구나 타고난 저마다의 특징이 있는데 이것을 탤런트라고 한다. 이 말은 성경의 용어인바 달란트는 도량형(度量衡)의 단위로 금을 세는 수치였다. 타고난바 재주는 그 사람의 인생의 향방을 가늠하는 중요한 변수가 된다. 손흥민의 아버지가 축구선수 출신에 감독까지 했는데 아들교육을 자신만의 독특한 재능으로 길러냈다. 기초 체력훈련과 연습을 죽을 만큼 혹독하게 시키니까 사람들은 “쓸데없는데 너무 에너지를 소진한다.”고 비방했다. 지금은 자타공인 하는 친부의 재능교육도 한때 비방거리였다. 그러나 타고난 재주는 결국 모두의 인정을 받기에 이른다. 둘째는 건강이다. 이렇게 말하면 10대나 20대는 이 말에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 타고난 체력이 있으니 건강이 인생에서 무에 그리 중요할까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청년의 때를 지나고 중년의 때에 들어서면 오래된 중고차가 여기저기 고장 나 수리비가 들어가듯 건강에 빨간불이 켜진다. 일평생 튼튼하면 그보다 더 좋을 나위가 있을까. 여기저기 몸과 마음이 고장신호를 보낸다면 잘 고쳐서 써야한다. 특히 어릴 때부터 식습관을 올바르게 하고 신체적 건강만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까지 두루 잘 살펴야한다. 셋째는 인간관계이다. 내가 아무리 재주가 많고 건강해서 승승장구하더라도 주변의 친구들이나 지인들과의 관계가 윤활유 칠해진 듯 부드러워야 행복한 인생이 된다. 내가 잘났다고 교만한 언행으로 건방을 떤다면 겉으로는 웃는 낯으로 대하지만 내가 곤란한 지경에 처하면 “그 봐라. 고소하다 잘 됐다”고 박수치게 된다. 어려울 때 잘 참고 견디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나갈 때 주변의 사람들을 세심하게 챙기는 것은 내가 어려움에 처할 때 미리 보험에 들어둔 것처럼 요긴하게 쓰인다. 넷째는 재정이다. 1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19는 백신의 보급으로 2년을 꽉 채워야 잠잠해질 가능성이 크다. 올 한해도 전염병은 사람들의 손과 발을 묶어들 것이다. 이런 비상시국에 돈줄이 마른다면 큰일이다. 특히나 자영업자들이나 영세 소상공인들은 단말마 같은 아우성은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신호이다. 임대료는커녕 전기세나 수도세도 건지기 어려운 난망한 매일을 전투처럼 겪어나가야 한다. 필자 주변의 사람들도 살림살이의 팍팍함을 곧잘 토로한다. 참고 견디는 수밖에 없겠지만 재정의 건전성은 개인이라도 항상 잘 챙겨두어야 한다. 다섯째 마지막으로 필자는 일을 꼽는다. 100세 인생의 지혜를 전하는 김형석 전 연세대교수는 회사에서 정년까지 근무하다 퇴직하면 끝나는 일말고도 내가 좋아하는 일이 있으면 그것이 늙지 않는 지름길이며 옹달샘처럼 지친 인생에 달콤함을 선사한다고 한다. 건강하게 내가 좋아하는 일을 오래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은 삶의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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