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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관 편집장 Jan 31. 2021

이기주의(利己主義) 이타주의(利他主義)

봄비라고하기엔 조금 이른 겨울비가 내렸다. 외출을 삼가고 빈둥거리며 허투루 하루를 살았다. 그럼에도 필자는 그저 무탈함에 감사기도를 올려드렸다. 평소 같으면 지나는 말로 묻는 인사말인데도 요즘 같은 시국에는 “별일 없냐?”는 안부에 “예”라고 대답할 수 있는 것조차 감사의 증표가 된다. 아침에 원고청탁 문자를 받았다. 종일 떠오르지 않던 글제를 이슥한 이 밤, 잠을 떨치느라 마시는 커피믹스 한 잔에서 겨우 낚아채 올리며 글을 써내려간다. 사전에서 ‘이기주의’를 찾아보면 자기의 이익만을 꾀하고, 사회 일반의 이익은 염두에도 두지 않는 생각이라고 나오는데 내용은 쾌락설과 개인적 공리설로 나누어진다. ‘이타주의’는 자기를 희생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행복하게 하는 생각이나 행위라고 적혀있다. 다른 말로는 애타주의(愛他主義)라고도 표현한다. 필자는 사전적 의미의 이기주의로 너무 치달아 남을 짓밟으며, 핍박하고, 왕따 시키는 것은 반대하지만 최소한의 이기주의는 이 사회를 건전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이기주의적 성향을 기본적으로 품고 있다. 그래서 남보다 뛰어나기를 원한다. 학생들은 또래 친구들보다 더 나은 학업과 성적표를 원하기에 공부에 힘쓰고, 어른들도 남들보다 더 나은 사회적인 지위나 성취를 위해 애쓰고 매진(邁進)한다.



인기연예인이나 아이돌 스타에게 빠지며 그들을 추종하는 팬덤을 형성하는 것도 개인적인 이기주의의 결과물이다. 스타는 자신들을 지지하는 팬들의 응원이 필요하고, 팬들은 스타의 존재와 그들의 뛰어난 재능으로 기쁨을 선사받는다. 개개인의 이기주의 성향은 자신들의 직업에 충실하게 일하게 한다. 그들이 근로자로 일하는 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나 선박 및 의류, 갖가지 공산품은 다른 사람들의 필요에 의해 소비되며 사회가 건강하게 돌아가게 한다. 실핏줄을 타고 피가 흐르듯 자신들이 열심히 일했으므로 월급을 받아 가정경제가 돌아가고, 각종 세금을 내므로 말미암아 나라의 경제가 원활한 선순환을 이루게 한다. 때때로 지나친 이기주의 욕망으로 말미암아 살인과 강간 및 폭력사건이 발생한다. 심한 경우 공권력에 의한 독재가 자행돼 국민들이 볼모로 잡히기도 한다. 히틀러의 이기주의가 독일국민들의 비뚤어진 애국심과 만나자 끔직한 전쟁과 아우슈비츠 대학살을 창조해냈다. 독재자의 비도덕적이고 추악한 어떤 명령도 충성스런 부하들은 신의 명령처럼 떠받든다.


북한의 3대 세습 독재 권력 유지를 위해 북한 주민들의 희생을 보면서도 정부는 입도 뻥긋하지 못하고 북한주민들의 인권법은 애써 외면한다. 어느 개인이나 단체를 막론하고 근원적으로 이타주의가 내재돼 있지 않으면 종국에는 스타도 팬도 초라한 몰골만 남게 된다. 취임초기 대통령이 추종자들의 지나친 행동에 대한 질문에서 양념이라고 말했다. 취임사에서는 전 국민의 통합을 말했는데 그것은 수사에 지나지 않았음을 자인했다. 그 팬덤이 국민통합을 지향했더라면 지금처럼 분열과 혼란은 덜했을 것이고,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도출했을 것이다. 내편만보고 내 편만 챙기는 편 가르기는 결국 자충수로 남는다. 수많은 언론의 칼럼은 이를 지적했는데 자신들의 의로움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색안경을 벗지 못하고 끝가지 남 탓을 한다. 신을 받드는 종교인이 아니라 하더라도 이타주의를 실천하는 사람은 자신들이 먼저 행복하다.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섬기는 그들의 봉사로 말미암아 수혜를 받는 사람들은 꽃처럼 활짝 피어나고, 세상은 살맛나는 세상이 된다. 코로나의 위기상황을 지나면서 우리 모두는 서로의 자리에서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뼈저리게 절감하게 되었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일을 할 때 숟가락 젓가락처럼 우리들이 어울린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람 인(人)자를 풀어보면 하나의 획은 하나의 획을 기대므로 서로 같이 서게 되지 않는가. 남을 죽여 내가 사는 이기주의 말고 나를 죽여 남을 살리는 이타주의가 가득 넘치기를... (20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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