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목적지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덜커덕’ 후진기어가 들어갈 때가 있다. 순식간에 일어난 급발진 상황에서 아무리 베테랑 운전수라 하더라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듯이 인생은 예기치 못하는 고난에 직면할 때가 있다. 2년째 지구촌을 휩쓸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는 방금 언급한대로 인간들의 삶에 후진기어가 들어간 상태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난국에 서로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한데모아 슬기롭게 대처해야한다. 그래서 제대로 된 처방전을 받아들고 이 난국을 뚫고 나가야한다. 그러나 지금 사방팔방 주위를 휘둘러보면 경제 위기에 내몰린 사람들의 비명소리만 넘쳐난다. 정치권도 때로 경쟁하면서도 양보하고 타협하며 문제점을 고쳐나가야 하는데 곳곳의 파열음만 요란하다. 전직 대통령의 탄핵에 이어 인수위도 없이 급히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촛불정신이 도대체 무엇인가’ 하고 필자는 이 시점에서 진지하게 묻고 싶다. 그래도 어찌됐던 정부가 시작되는 초기에는 일말의 희미한 기대감도 있었다. 그 기대감은 안개처럼 점차 옅어지다가 어느 순간 분노감으로 바뀌었는데 이제는 화내는 것조차 사치라 여겨져서 자포자기(自暴自棄) 상태가 됐다.
일전의 4.7재보선으로 자칭 진보정권의 민낯이 드러났는데도 아직도 자중지란 여권의 구중궁궐에서는 세상과 동떨어진 소리만 하고 있다. 대통령은 ‘K방역의 자화자찬’과 “경제가 아주 원만하게 잘 돌아가고 있다”는 딴 세상사는 사람 같은 소리를 하고 있으니 어안이 벙벙하다. 경제부총리는 백신의 수급상태를 묻는 야당의원의 질문에 “백신은 아주 잘 공급되도록 준비하고 있는데 쓸데없는 질문한다”고 도리어 역정을 냈다. 이처럼 문재인 정부의 4년간 국정운영은 진보정권의 아마추어리즘을 여실히 증명했다. 자유민주주의의 기치를 내걸고 건국된 이 나라를 자꾸 왕조시대를 연상케 하는 통치로 사람들 편을 갈라놓아서 이제 ‘내로남불’이라는 말은 외국신문에도 당당히 이름이 올랐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아니면 이 나라에 검찰 개혁할 사람이 그리 없었고,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검찰총장과 대놓고 싸워 무슨 명분과 실리를 챙기게 되었나. 바른 지도자라면 국민들의 급한 살림살이에서 후순위로 밀리는 이런 일들에 보수와 진보로 극심하게 국론이 분열되는 것을 막았어야 했다.
대통령이 처음 취임사대로 모든 국민을 제대로 잘 섬겼더라면 오늘날 지지도가 이렇게 떨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적폐청산의 명분으로 100년 전 과거로 돌아가 일본과 경제대전을 벌이고, 6.25전쟁에 이 나라를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구한 미국은 아주 냉대하며, 그때 북한과 함께 대한민국을 침략했던 공산정권 중국에는 굴종이 아닌 복종이라 할 만큼 엎드려 절하듯 섬겼다. 대북관계에서도 어긋났다. 북한이 제 아무리 핵무기를 가졌다 하더라도 미국의 핵우산도 있고, 우리나라의 경제력이 북한보다는 아주 월등한 차이가 나고 있으니 무에 그리 아쉬운 소리를 할 까닭이 있을까. 북한과는 동포이기 이전에 공산주의와 민주주의의 이념에서 우리가 앞선다는 자부심으로 견제해야한다. 끌려가듯 그렇게 굴종적인 자세는 추후 정권이 바뀌더라도 대북관계에서 두고두고 부담이 된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살림살이가 팍팍하다.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고, 주택 값은 치솟고, 여행도 못가고, 사람들 만나는 것이 걱정되는 이런 어려운 때에 정부가 국민들을 잘 위무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새롭게 전진기어를 넣고 앞을 향해 박차고 나갈 때 모두가 감동하고 모두가 공감하는 새로운 전략으로 나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