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위한 기도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2025. 10. 1. 수.
지난주 화요일, 함께하던 ‘기도의 삶’ 공부는 한 분의 건강이 좋지 않아 쉬게 되었다. 그런데 수요일 새벽기도와 6시에 맡겨진 중보기도 시간조차도 그만 잊고 말았다. 그날 하루 종일 마음 한구석이 아쉬웠다. 하나님과 함께 할 시간을 놓쳤다는 생각이 자꾸 마음을 두드렸다.
그래서였을까. 오늘은 알람이 울리자마자 잠에서 일어나 주저 없이 교회로 향했다. 새벽예배를 드린 뒤, 5시 30분에 개인기도실 문을 열었다. 어두운 복도를 지나 불을 켜는 순간 장면이 이상하게도 내 마음에 깊이 남았다. 어둠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빛이 방 안을 채우는 그 순간, 마치 내 안의 어둠이 걷히고 하나님의 빛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기도의 시간을 시작하며 ‘내 기도하는 한 시간’ 찬송을 조용히 틀었다. 그리고 노트를 펴 가족들을 위한 기도 제목을 적기 시작했다. 멀리 있는 아들, 예수를 믿지 않는 남편, 그리고 곁에서 함께 살아가는 가족들의 건강과 평안을 하나씩 써 내려가며 이름을 불러 기도드렸다.
오늘은 특별히 남편을 위해 처음으로 기도했다. 그동안 한 번도 그의 영혼을 위해 진심으로 기도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어제 ‘기도의 삶’ 공부 시간에 전도사님이 각자 기도 제목을 내어 함께 중보기도 하자고 했다. 불쑥 “믿지 않는 남편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처음으로, 나 역시 남편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했다. 전혀 계획하지 않았던 일이었다.
결혼할 때 남편은 나와 함께 교회에 가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러나 시댁의 깊은 유교적 분위기 속에서 그 약속은 오래 지켜지지 못했다. 나는 집안의 평화를 위한다며 조용히 믿음을 감추고 살아왔다. 하지만 요즘 퇴직 후의 남편을 바라보면, 왠지 모를 측은한 마음이 든다. 젊은 날의 굳은 얼굴 뒤에 감춰진 외로움이 보이고, 그 영혼이 어딘가 길을 잃은 듯 느껴진다. 아마 그 마음이 오늘 나를 무릎 꿇게 한 것 같다.
남편은 내가 교회 가는 것을 반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내가 예수님에 대해 이야기를 할라치면 부정적 경험을 큰 소리로 말한다. 함께 근무하던 사람이 교회 장로였는데 얼마나 간사하지, 아부가 심하고 동료 직원들에게는 매정하게 했는지, 분을 토하며 이야기한다. 말할 틈을 주지 않는다.
"모든 것, 사람이든 종교든 물질이든 늘 항상 좋지는 않잖아. 좋을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고. 우리는 핵심을 봐야지. 기독교 핵심은 예수님이지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 아니잖아."
남편과 내가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늘 하는 대화이다.
"하나님 남편을 위해 기도합니다. 단단한 그 마음을 봄바람이 얼음 녹이듯 주님의 사랑으로 녹여주시옵소서. 부디 주님을 비난하더라도 깊이 새겨듣지 마시고 불쌍하게 여겨 주옵소서. 저에게 믿음을 부어주셔서 남편을 사랑하고 불쌍히 여기도록 도와주소서. 저의 입술을 열어 기도할 수 있도록 시간을 내게 도와주소서. 하나님을 믿고 제가 남편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게 도와주소서."
오늘의 새벽은 어둠에서 빛으로 걸어 들어간 시간이었다. 그 빛 속에서, 나는 다시금 하나님께서 나를 부르시고 계심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