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 차, 나는 언제 가장 살아있다고 느끼는가

나를 나답게 만드는 시간

by 운아당
KakaoTalk_20250912_234816431_07.jpg 겨울 장미


“기쁨은 감사의 가장 단순한 표현이다.” ― 칼 바르트


나는 언제 가장 살아있다고 느끼는가?


우리는 바쁘게 살아가면서도 문득 이런 순간을 만납니다. 아무 일도 해결되지 않았는데, 상황이 특별히 좋아진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숨이 깊어지고 “아, 나 지금 살아 있구나” 하고 느껴지는 순간 말입니다.


우리는 늘 “잘 살아야 한다”는 질문 속에서 살아갑니다. 해야 할 일들을 해내고, 역할을 감당하고, 하루를 무사히 통과하며 스스로를 점검합니다. 하지만 그 질문에 오래 머물수록, 삶은 점점 숨이 막히는 것이 되기도 합니다. 체크는 했지만, 정작 숨을 쉬었는지는 모른 채 하루가 지나가 버리는 것처럼요.


그런데 살아 있음의 감각은 대개 성취의 한가운데 있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자리도 아니고, 목표를 이뤄낸 끝도 아닐 수 있습니다. 오히려 아주 사소한 장면에서, 설명 없이 가만히 찾아옵니다.

어디선가 좋아하는 음악이 들려올 때, 혼자 걷던 길에서 불어온 바람, 누군가와 나눈 진짜 웃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했던 순간, 혹은 아무 이유 없이 마음이 편안해진 오후처럼 말이지요.


그 순간들 속에서 우리는 잠시 ‘해야 하는 나’에서 벗어나 ‘존재하는 나’로 돌아옵니다. 무언가를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 애쓰지 않아도 괜찮은 자리에서 삶은 가장 정직한 신호를 보냅니다.


그래서 오늘은 질문을 조금 바꿔보려 합니다. 나는 언제 가장 살아 있다고 느끼는가.

이 질문은 지금의 삶을 평가하라는 요구가 아닙니다. 부족함을 채우라는 명령도 아닙니다. 그저, 이미 내 삶 안에 여러 번 지나가 있었지만 제대로 불려본 적 없던 ‘생명감의 순간’을 발견해 보자는 초대입니다.


살아 있다는 감각은 삶을 바꾸기 전에 먼저 돌아옵니다. 그리고 그 감각은 우리가 다시 나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가장 먼저, 가장 조용하게 신호를 보냅니다.

이번 주 글쓰기는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글이 아니라, 이미 숨 쉬고 있는 나를 알아차리는 글입니다. 당신의 삶이 아직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 있는지 조심스럽게 귀 기울여 보세요.


심리학 코너 ― 살아 있음의 감각은 어떻게 깨어나는가


심리학에서는 ‘살아 있다’는 감각을 단순한 기분이나 일시적인 즐거움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것은 몸과 마음이 동시에 깨어 있으며, 생각에 끌려가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의 경험에 머물러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때 우리는 과거를 되새기거나 미래를 걱정하기보다, 현재의 감각과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이런 상태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개념이 바로 몰입(flow) 입니다. 긍정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사람이 가장 생생하게 살아 있음을 느끼는 순간을 몰입 상태라고 불렀습니다. 몰입이 일어날 때 우리는 결과나 평가를 계산하지 않고, 하고 있는 경험 그 자체에 깊이 빠져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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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퇴직했습니다. 소중한 일상을 기록합니다. 나를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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