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지 않으면 기억할 수 없어요

꼼꼼과 대충 사이

by 정오

꾸준히 무엇이든 쓰겠다는 마음으로 2022년 봄에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했었다. 그때 포부를 여기에 야무지게 적었던 게 기억이 난다. 그렇게 한 1년 정도 내 취미나 직업과 관련된 글을 조금 올리다가 2023년 3월 이후로는 이곳에 거의 들어오지 못했다. 들어오지 못한 사이에 브런치는 브런치북이나 응원 같은 새로운 것들도 생겼다. 관심 작가로 꼽아둔 여러 분들 중에는 나처럼 뜸하게 활동하거나 아니면 꾸준함을 무기로 빼곡하게 글을 쓰고 있는 분들도 많이 보인다.

그렇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나는 또 꾸준함을 유지하지 못하고 또 흘러가는 시간들을 활자화하지 못했다. 하지만 괜찮다. 그건 나만 알고 나 혼자서만 마음속으로 으이구! 하며 꿀밤을 먹이면 끝날 일이다. 내가 2년 만에 와서 슬쩍 아무렇지 않게 글을 올려도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침에 눈 뜨자마자 내 이름과 필명에 대해 쫑알쫑알 하나 글 쓰고 올려버렸다.

스스로를 위해 핑계를 대보자면 너무 바빴다. 본업을 유지한 채로 새로운 것에 도전했고 결실을 맺은 것도 있고 현재 진행 중인 것들도 있다. 한 줄로 대충 쓰자면 쓸 수도 있는 이야기, 게시물 하나를 빡빡하고 꼼꼼하게 채워 쓰고도 모자라서 연재를 해봐도 좋을 만큼 늘리자면 늘릴 수도 있는 이야기들이라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고민이 된다. 써? 말어? 대충이라도 써? 대서사시 함 써봐? 이렇게.

운명이 어쩌고 하면서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 모른다 저쩌고 거창하게 말하긴 조금 그렇지만 내가 마지막 글을 올렸을 때는 절대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그 사이에 일어났다. 물론 별거 아닌 시시콜콜한 이야기일 수 있으나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큰 변화를 겪었다고 할 수도 있으니... 그래 결심했어! 길게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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