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과자 먹을래? 빵 먹을래?

요양원에서 일을 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보호자들을 만나게 된다. 특히 내가 일하는 시설은 100인 시설이기에 더욱이 더 많고 다양한 보호자들을 만난다. 주말 같은 경우에는 20명에 가까운 보호자들을 만나게 되는데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많다. 주로 자녀분들이 면회를 오는데 오는 보호자들마다 특징이 있고, 아들과 딸은 또 다르다는 느낌을 많이 받게 된다.


내가 담당하는 층 어르신 아드님께서 면회를 오셔서 야외 자리로 안내를 해드렸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시고는 자리에 앉자마자 가지고 온 소박한 봉지에서 빵 1개와 과자 1개를 꺼낸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아들과 딸들은 좀 다르다. 어르신들을 대하는 태도도 그렇지만 면회 올 때 가지고 오는 간식도 그렇다. 딸들은 이것저것 바리바리 싸 온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많이 사 오는 경우가 많고, 아들들은 소박한 간식 꾸러미를 내미는 경우가 많다. 이건 아마도 남자와 여자의 차이로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많이 한다. 오늘 오신 보호자님이 사 오신 간식도 소박했으나 아마도 입소 전 어르신께서 좋아했던 종류인 듯했다. 뒤돌아 건물로 들어가려는데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내 마음을 두드렸다.


“엄마, 과자 먹을래? 빵 먹을래?”


방금 전 친절하면서도 쑥스럽게 인사해 주시던 보호자님께서 친근한 목소리로 엄마라고 부르던 것, 소박하게 내민 과자와 빵에서 세월의 다정함과 따뜻함을 느꼈다. 어르신은 치매가 많이 진행되신 분이라 아들의 물음에 어떤 대답을 하진 않았지만 빵을 작게 떼어 내미는 보호자의 손을 향해 내미는 어르신의 손길에서, 과자를 내미는 보호자의 손을 향해 내미는 어르신의 손길에서 대답을 느꼈다.


사회복지사로 일을 한다는 것은 정말 정신없는 일이다. 아침에 출근해서 어르신들께서 밤새 안녕하셨는지 층 라운딩을 돌며 컨디션을 체크하고 내려와 사무실에 앉으면 울려대는 수많은 전화벨 소리가 하루를 기본으로 채운다. 거기에 얹어 원장님의 업무 지시와 찾아오는 면회객 응대까지 더하면 사실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그렇다고 서류를 안 할 수는 없기에 그 사이사이에 서류 업무를 채워본다.


그렇다고 하는 일에 비해 월급이나 처우가 좋은 편도 아니다. 이름은 사회“복지”사이지만 직업적 개념의 복지가 좋지 않은 직업인 사회복지사. 누군가에게 직업이 뭐냐고 질문을 받아 “사회복지사”라고 대답하면 돌아오는 답변 중 90%는 이렇게 말씀해 주신다.


“좋은 일 하시네요.” “봉사정신이 투철하신가 봐요.”


사실 나는 좋은 일을 하고 싶지도, 봉사정신이 투철하지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박봉에 처우가 좋지도 않은 사회복지사를 10년 가까이 왜 하고 있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한 번씩 보여주시는 어르신의 미소를 보려고요.”라고...


앞서 언급한 어르신도 치매가 많이 진행되었기에 인사를 드릴 때도 큰 반응은 없으시다. 다만 컨디션이 정말 좋으실 때는 대답도 해주시고 웃어주시기도 하는데 그 대답을 들을 때, 그 미소를 마주할 때 그렇게 행복하고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그 미소를 마주하고 싶어 나는 오늘도 출근을 한다.


한 번씩 일을 하다가 힘들고 지칠 때 생활실에 가면 “어서 와라, 왔나, 아이고 예쁘다. 곱다” 등등 어르신들의 따뜻한 한마디면 충분하다. 이만큼 자존감을 높여주는 직업이 있을까. 이런 복지 하나면 충분하다. 좀 더 다정한 사회복지사가 되어야지. 그렇게 어르신과 나 사이에 사랑이 싹텄다면 오늘도 그거 하나로 충분했다 생각하며 매일 잠들곤 한다.


#사회복지사 #요양원사회복지사 #따뜻한마음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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