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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영태 변리사 Jun 12. 2024

좋은 특허의 조건

발명의 기술적 가치와 사업적 가치


기업에서 특허 출원 여부를 검토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발명이 기술적인 가치가 있는지 여부일 것입니다. 그러나 단지 기술적 가치만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좋은 특허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가치와 더불어 사업적 가치를 함께 고려하여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특허 출원시 왜 기술적 가치와 사업적 가치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발명의 기술적 가치와 사업적 가치


발명의 기술적 가치란 발명이 가져다 줄 수 있는 기술적 이득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기존에 없던 새로운 기능을 제공하거나 기존 기술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발명이라면 기술적 가치가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기술적 가치가 중요한 이유는 특허의 등록 가능성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특허출원이 등록되려면 기존 기술과 비교하여 새로운 것일 뿐만 아니라(신규성), 기존 기술로부터 쉽게 발명할 수 없는 것이어야 합니다(진보성). 기술적 가치가 낮다는 것은 그만큼 기존 기술에 비해 발전된 정도가 크지 않다는 것이므로, 특허 심사에서 등록될 가능성 또한 낮아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특허 출원을 위해서 발명의 기술적 측면에서의 평가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기술적 가치만으로는  발명의 진정한 가치를 완전히 평가할 수 없습니다. 기업이 특허를 보유하는 목적은 기술적 우위를 통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술적 가치와 함께 사업적 가치에 대한 평가 또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렇다면 발명의 사업적 가치란 무엇일까요? 발명의 사업적 가치란 발명이 기업의 비즈니스(사업)에 기여할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합니다. 특허는 일종의 독점권입니다. 따라서 사업적 가치는 특허를 통해 발명의 실시를 독점할 경우 기업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업적 가치의 판단 기준


발명의 사업적 가치를 판단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시장의 수요’입니다. 특허권자는 제3자가 특허기술을 실시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힘을 가집니다. 그런데 특허발명에 대한 수요가 없거나 매우 적다면, 경쟁사로서는 굳이 특허침해의 리스크를 무릅쓰면서 특허발명을 사용하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발명, 시장에서 반드시 사용해야만 하는 발명일수록 사업적 가치가 높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발명의 상용화 가능성 또는 라이선싱 가능성 또한 사업적 가치 판단의 중요한 척도가 될 수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우수한 발명이라도 제품에 적용되어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다면 특허를 보유할 이유는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자사의 제품에는 적용되기 어렵더라도 경쟁사가 채용할 가능성이 높은 기술이라면 특허 라이선싱을 통한 수익화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기술적 가치가 사업적 가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흔히들 기술이 좋으면 당연히 시장의 수요는 자연히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높은 기술적 가치가 사업적 가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사례를 들여다보아도 높은 기술적 가치를 가진 기술이 시장에서 실패한 사례를 여럿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2013년 구글은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증강현실(AR) 안경인 구글 글래스를 출시하였지만 높은 가격과 프라이버시 문제 등으로 시장의 외면을 받아 결국 시장에서 철수하게 되었습니다. 소니에서 1970년대에 출시한 비디오테이프의 규격인 베타맥스 또한 VHS 비해 화질 면에서 우수하다고 평가되었으나 결국 시장에서 살아남은 것은 VHS였습니다. 이 사례들은 기술적으로 뛰어난 제품이더라도 시장의 요구를 고려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Google Glass


특허는 단순한 기술 보호를 넘어,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중요한 전략적 도구입니다. 가치 있는 특허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앞선 기술력 뿐만 아니라 시장과 고객에 대한 통찰이 필요합니다. 시장의 요구와 변화 방향을 예측하고 그에 맞는 기술을 특허로 선점함으로써, 단순히 기술을 보호하는 것을 넘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업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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