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주의 관악실내악2-안톤라이하 (Op.88 & 91)

음악이 머문 곳 #140

by 생각의 정원


음악이 머문 곳 #140


고전주의 관악실내악 2편 – 안톤 라이하 (Anton Reicha, Op. 88 & 91)


바람의 흐름이 하나의 음악이 되는 순간이 있다.
서로 다른 숨결이 만나 조화를 이루고,
다섯 개의 악기가 각자의 색으로 빛을 내며
하나의 선율로 엮여 나아간다.

이 순간, 우리는 ‘목관 5중주’라는 예술의 형식을 만나게 된다.


바람으로 그린 음악, 안톤 라이하


체코 출신의 작곡가 안톤 라이하(Anton Reicha, 1770–1836) 는
목관 5중주의 형식을 정립한 인물이다.
그는 베토벤의 친구이자 동시대 작곡가로,
“음악 속의 자유와 대화”를 평생의 화두로 삼았다.

레하는 플루트·오보에·클라리넷·바순·호른이라는
서로 다른 음색을 가진 악기들이 대화를 나누듯 엮어내며,
고전주의의 구조 속에서도 유연하고 인간적인 선율을 만들어냈다.
그의 음악에는 계산된 균형보다,
숨의 흐름과 사고의 자유가 깃들어 있다.


Soni Ventorum Wind Quintet


오늘 소개하는 세 작품은 모두 Soni Ventorum Wind Quintet의 연주로,
1986년, 1970년, 1996년에 걸쳐 녹음된 귀중한 공연 실황이다.
플루트의 맑은 음선, 오보에의 따뜻한 숨결,
클라리넷의 부드러운 질감, 바순의 묵직한 울림,
그리고 호른의 고요한 포만감이 서로 얽혀
공기 속에서 조용히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한다.

이 음악은 청명한 겨울 아침의 공기처럼 투명하고,
또 어떤 순간엔 여름의 숲속 그늘처럼 깊다.
들으면 들을수록, 다섯 개의 악기가 하나의 목소리로 변한다.


감상 트랙


Wind Quintet Op. 88 No. 2 in E-flat major
Lento – Allegro Moderato / Allegretto / Poco Andante / Allegretto


Wind Quintet Op. 88 No. 3 in G major
Lento – Allegro Assai / Andante / Scherzo / Finale


Wind Quintet Op. 91 No. 1 in C major
Allegro Moderato / Andante / Menuetto / Finale


연주: Soni Ventorum Wind Quintet
Felix Skowronek (플루트) · Laila Storch (오보에) · William McColl (클라리넷)
David Kappy / Christopher Leuba (호른) · Arthur Grossman (바순)
게스트: Marshall Winslow (Op. 88 No. 3)


바람의 목소리


목관 5중주는 마치 서로 다른 인간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작은 사회 같다.
누군가가 말을 시작하면, 다른 이가 이어받고,
어느새 그 목소리들이 하나의 울림으로 합쳐진다.

레하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그 시대의 빈(Vienna) 거리와 살롱,
그리고 음악가들의 대화가 들려오는 듯하다.

조용히 눈을 감고 들어보자.
플루트의 선율이 공기를 가르고,
오보에가 그 뒤를 따라 걷는다.
이윽고 클라리넷과 바순이 무게를 더하며,
호른이 저 멀리서 따뜻한 울림으로 답한다.


음원 출처 (Wikimedia Commons / CC BY-SA 2.0)


Wind Quintet Op. 88 No. 2 (1986, Meany Theatre)


Wind Quintet Op. 88 No. 3 (1970, 200주년 기념 연주)


Wind Quintet Op. 91 No. 1 (1996, The Al Goldstein Collection)


바람은 형태가 없지만,
음악은 그 바람의 결을 기억하게 만든다.
오늘, 그 바람의 이야기를 귀로 느껴보자.


감상 링크 : [https://youtu.be/bKSDDiEoSC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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