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머문 곳 #160
어느 날은 음악이 나를 앞으로 끌고 가고,
어느 날은 음악이 곁에 조용히 앉는다.
베토벤의 **교향곡 6번 ‘전원’**은
후자에 속하는 음악이다.
설명하지 않고, 설득하지 않으며,
다만 함께 머문다.
이 곡을 듣고 있으면
무언가를 성취해야 할 이유도,
앞서가야 할 방향도 잠시 잊게 된다.
자연 속에 있을 때처럼,
굳이 말이 필요 없는 상태가 된다.
베토벤은 이 교향곡을 두고
“회화가 아니라 감정의 표현”이라고 했다.
그래서 이 음악에는
특정한 산이나 들판이 없다.
대신,
자연 앞에서 사람이 느끼는
가장 인간적인 감정들이 흐른다.
조금 느슨해진 마음,
괜히 좋아지는 기분,
갑작스러운 불안,
그리고 모든 것이 지나간 뒤의 안도.
이 교향곡은
마치 하루가 흘러가듯 전개된다.
아침의 공기처럼 시작해
물가의 고요를 지나
잠시 활기가 일고
폭풍이 스쳐 간 뒤
비 갠 저녁으로 돌아온다.
극적인 결말은 없다.
대신 “아, 오늘도 이렇게 지나갔구나”
하는 마음만 남는다.
‘전원’이 특별한 이유는
강렬하지 않기 때문이다.
집중해서 들어도 좋고,
창밖을 바라보며 흘려도 좋다.
책을 읽으며,
커피를 식히며,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들어도 된다.
이 음악은
주의를 요구하지 않고
존재를 허락한다.
00:00
Beethoven – Symphony No. 6 in F Major “Pastoral”, Op. 68
I. Allegro non troppo
Skidmore College Orchestra
09:31
Beethoven – Symphony No. 6 in F Major “Pastoral”, Op. 68
II. Andante molto mosso
Skidmore College Orchestra
20:17
Beethoven – Symphony No. 6 in F Major “Pastoral”, Op. 68
III. Allegro
Skidmore College Orchestra
23:39
Beethoven – Symphony No. 6 in F Major “Pastoral”, Op. 68
IV. Allegro
Skidmore College Orchestra
27:19
Beethoven – Symphony No. 6 in F Major “Pastoral”, Op. 68
V. Allegretto
Skidmore College Orchestra
감상 링크 : [https://youtu.be/n3K-2rhr5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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