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머문 곳 #173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를 듣다 보면
그가 얼마나 집요하게 감정과 형식의 경계를 밀어붙였는지를 실감하게 된다.
고전주의라는 단단한 틀 안에서
그는 늘 질문을 던진다.
어디까지가 균형이고,
어디서부터가 파열인가.
이번에 묶은 세 곡은
그 질문에 대한 서로 다른 답처럼 들린다.
피아노 소나타 제23번 f단조,
사람들은 이 곡을 흔히 「열정(Appassionata)」이라 부른다.
그러나 이 음악의 본질은
단순한 감정의 폭발이 아니라
멈추지 못하는 추진력에 가깝다.
긴장을 풀어주지 않는 리듬,
쉼 없이 몰아치는 전개는
듣는 이를 안전한 감상자의 자리에서 끌어낸다.
이 곡에서 베토벤은
고전적 균형보다
피할 수 없는 감정의 흐름을 선택한다.
소나타 제4번 E♭장조 Op.7은
초기 소나타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한 편의 장대한 구조물을 연상시킨다.
당당하고 밝은 외형 속에는
의외로 깊은 서정과 여백이 숨어 있다.
이 작품을 듣다 보면
베토벤이 단순히 전통을 계승하는 작곡가가 아니라,
그 전통을 넓히고 확장하려 했음을 느끼게 된다.
반면 소나타 제10번 G장조 Op.14 No.2는
베토벤의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무겁지도, 비장하지도 않다.
명확한 구조와 재치 있는 리듬이
음악 전체를 가볍게 이끈다.
이 곡은 말한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가
항상 극적일 필요는 없다고.
이번 회차는
극단과 균형,
격정과 절제 사이를 오가는
베토벤 피아노 음악의 폭을
한 자리에서 마주하는 시간이다.
서로 다른 세 작품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질 때,
그 차이 자체가 음악이 된다.
00:00
Beethoven: Piano Sonata No. 23 in F minor “Appassionata”, Op. 57 – I. Allegro assai
Piano: Paul Pitman
10:51
Beethoven: Piano Sonata No. 23 – II. Andante con moto
Piano: Paul Pitman
17:23
Beethoven: Piano Sonata No. 23 – III. Allegro ma non troppo
Piano: Paul Pitman
23:22
Beethoven: Piano Sonata No. 4 in E-flat major, Op. 7 – I. Allegro molto e con brio
Piano: Paul Pitman
29:51
Beethoven: Piano Sonata No. 4 – II. Largo, con gran espressione
Piano: Paul Pitman
37:19
Beethoven: Piano Sonata No. 4 – III. Allegro
Piano: Paul Pitman
42:59
Beethoven: Piano Sonata No. 4 – IV. Rondo. Poco allegretto e grazioso
Piano: Paul Pitman
50:20
Beethoven: Piano Sonata No. 10 in G major, Op. 14 No. 2 – I. Allegro
Piano: Paul Pitman
58:13
Beethoven: Piano Sonata No. 10 – II. Andante
Piano: Paul Pitman
1:03:54
Beethoven: Piano Sonata No. 10 – III. Scherzo. Allegro assai
Piano: Paul Pitman
감상 링크 : [https://youtu.be/7GQqzdsKgw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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