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머문 곳 #176
베토벤의 마지막 피아노 소나타들은
어떤 결론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말하려던 것들을 하나씩 내려놓은 뒤,
마침내 말하지 않기로 한 음악에 가깝다.
Op.109, 110, 111.
이 세 곡에서 소나타는 더 이상 논리를 증명하지 않는다.
전개도, 대비도, 승화도
이제는 목적이 아니다.
형식은 남아 있지만,
그 안을 움직이던 의지는 이미 다른 곳을 향해 있다.
베토벤은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보다
“어디까지 침묵할 수 있는가”를 묻는 듯하다.
Op.109는 노래로 시작해
변주 속으로 천천히 가라앉는다.
Op.110에서는
무너진 감정 위에 푸가라는 질서를 다시 쌓아 올린다.
그 질서는 승리가 아니라 회복의 시도에 가깝다.
그리고 Op.111.
두 개의 악장만으로 남긴 이 마지막 소나타에서
베토벤은 더 이상 설명하지 않는다.
아리에타의 변주들은
시간의 감각을 잃고,
박자는 의미를 내려놓고,
마침내 음악은 ‘진행’이 아니라
머묾이 된다.
00:00 피아노 소나타 제30번 마장조, Op.109 Ⅰ
Vivace, adagio espressivo
03:49 피아노 소나타 제30번 마장조, Op.109 Ⅱ
Prestissimo
06:20 피아노 소나타 제30번 마장조, Op.109 Ⅲ
Andante molto cantabile ed espressivo
19:03 피아노 소나타 제31번 A♭장조, Op.110 Ⅰ
Moderato cantabile molto espressivo
25:42 피아노 소나타 제31번 A♭장조, Op.110 Ⅱ
Scherzo: Allegro molto
28:00 피아노 소나타 제31번 A♭장조, Op.110 Ⅲ
Adagio ma non troppo – Fuga
38:12 피아노 소나타 제32번 c단조, Op.111 Ⅰ
Maestoso – Allegro con brio ed appassionato
47:34 피아노 소나타 제32번 c단조, Op.111 Ⅱ
Arietta: Adagio molto semplice e cantabile
Piano: Paul Pitman
License: Public Domain
Source: Musopen.org
감상 링크 : [https://youtu.be/arqX9ucuFj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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