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머문 곳 #183
어떤 음악은
처음부터 질서를 배운다.
어떤 음악은
질서의 가장자리에 서서 조용히 흔들린다.
고전주의 건반 음악은
이 두 지점 사이에서 태어났다.
배우기 위한 음악과,
말하고 싶어지는 음악 사이에서.
— 클레멘티의 소나티나
클레멘티의 소나티나는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이 음악에는
고전주의가 믿었던 세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명확한 주제,
흔들리지 않는 균형,
과장 없는 움직임.
이 소나티나들은
연주자를 시험하기보다
연주자의 손과 생각을 가지런히 정리해 준다.
음악은 여기서
기교가 아니라 질서를 배운다.
— 모차르트의 환상
모차르트의 환상곡과 론도에 이르면
음악은 더 이상 설명하려 들지 않는다.
조성은 예고 없이 바뀌고,
분위기는 갑자기 가라앉거나 솟아오른다.
마치 마음속 생각이
형식을 잊은 채 흘러가듯.
이 음악은
형식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형식 안에서 태어난 자유에 가깝다.
고전주의가 끝나기 전,
이미 다음 문을 바라보고 있었던 순간이다.
클레멘티와 모차르트는
서로 다른 언어로 말하지만,
같은 질문을 남긴다.
음악은 어디까지 배우는 것이고
어디부터 말하기 시작하는가.
이번 **〈음악이 머문 곳 #183〉**은
그 질문 앞에 잠시 머문 기록이다.
소나티나에서 환상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고전주의가 스스로를 넘어가기 직전의 숨결처럼 들린다.
Clementi
Sonatina in C major, Op.36 No.1 – I. Allegro
Sonatina in C major, Op.36 No.1 – II. Andante
Sonatina in C major, Op.36 No.1 – III. Vivace
Sonatina in D major, Op.36 No.6 – I. Allegro
Mozart
Fantasia in D minor, K.397
Fantasia in C minor, K.475
Rondo in A minor, K.511
감상 링크 : [https://youtu.be/wQVvDSYCr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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