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강연에서 들은 김용택 시인의 시구 하나를 나누며 글을 시작할까 합니다.
시인이라는 존재는 정말이지 대단한 것 같습니다.
어떻게 단 세 줄의 문구만으로 사람의 마음을 이리도 깊이 흔들 수 있을까요.
또, 사랑의 감정을 이리도 담백하게 담아낼 수 있을까요.
저는 연말이 되면 가장 소중한 사람과 함께, 그 해에 있었던 일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다섯 가지를 종이에 적고, 서로 나누는 시간을 갖곤 합니다. 2015년엔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했는데, 그 많은 일들 중에서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일을 가장 기억에 남는 일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2015년 10월 10일. 비가 내리던 어느 오후에 썼던 첫 글을 시작으로, 딱 열다섯 편의 글을 올렸습니다.
제가 생각한 것보다 많은 분들이 함께 제 글을 읽어 주셨고, 많은 응원을 해 주셨습니다.
덕분에 브런치에 글을 쓰는 일은 제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 되고 있습니다.
우선 '브런치'라는 서비스를 만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모바일이 대세인 시대, 갈수록 즉각적인 이미지와 짧은 메시지가 범람하는 상황에서
이토록 시대착오적이고 환상적인 플랫폼을 만드시다니.
이 글을 보실지 모르겠지만, 정말 응원하고 감사합니다.
제 꿈은 원래 대통령이 되는 것(?)이었는데, 브런치팀에 들어가는 걸로 바꾸려 합니다.
카카오 채널 운영자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종종 제 글을 채널에 올려주셨으니, 이 글도 분명 보시겠지요.
덕분에 더 많은 분들이 제 글을 찾아와 함께 읽어주시고, 친구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운영자께서 제 글을 택하지 않으셨다면, 저에게는 그런 기회가 없었겠지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릴게요. 정말 고맙습니다.
제 글을 구독하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한 분 한 분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누군가 제 글을 구독한다는 알림에 뜨면 꼭 눌러서 그분의 브런치에 가봅니다. 종종 구독자가 "2"인 경우, 즉 기본으로 구독을 하도록 되어 있는 '브런치팀'과 제 글만을 구독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그런 분들을 보면 엄청난 고마움과 책임감을 느낍니다.
제 글에 라이킷을 눌러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새 글을 올릴 때마다 라이킷을 눌러주시는 분들은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언제 마음이 허락하신다면, 부담 없이 댓글을 통해 본인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저는 정말 당신의 목소리가 궁금하고, 당신의 이야기가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댓글을 통해서 저를 응원해주시고, 본인의 이야기를 들려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정말 생각지도 못하게, 많은 분들이 제 글에 댓글을 달아주셨어요.
좋은 이야기도 많지만, 가슴 아픈 이별 이야기도 많이 있었습니다.
나름 진심을 다해 위로를 드린다고 답글을 달았는데, 그 말들이 당신의 마음에 닿았을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저를 뽐내고, 드러내기 위해서 글을 쓰지 않습니다. 첫째로는, 다시 사랑을 하고 있을 미래의 저를 위해서 글을 쓰고, 둘째로는 누군가와 대화하고 응원하고 위로하기 위해서 글을 씁니다. 댓글 하나 하나가, 제가 글을 쓰는 이유이자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글을 올릴 때마다 찾아주시고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은, 이미 저의 친한 친구나 다름없습니다.
우리가 비록 얼굴도 모르고, 목소리도 모르고, 사는 곳도 모르지만.
마음으로 서로를 응원하고 위로하고 있으니, 좋은 벗이라 할 수밖에요.
언젠가 정말 기회가 온다면, 함께 모여 얼굴 맞대고 차 한잔 나눠요, 우리.
글 쓰다 보니, 약간은 수상 소감처럼 되어버렸습니다^^;;;;
제가 무슨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엄청난 상을 받은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치만 감사는 최대한 길고 구체적으로 하라는 것이 저의 신념입니다.
이 짧은 글로는 다 담지 못하는 저의 마음을 읽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세상에,
이 작은 글들에 공감이 된다고
제 글을 구독해 주시고, 라이킷해 주시고, 댓글을 남겨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합니다.
2016년에도, 솔직하되 겸손한 글 쓰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같이 수다 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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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대상 출간, <서른의 연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