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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ng Mar 31. 2016

틈새에서 온 편지

삶에 새겨진 상처는 겨울에도 도무지 얼지 않아서

바람 나부끼는 날이면 잎을 게워낸 앙상한 나뭇가지에

그대와 나눈 삶이 걸린다

상처는 한 없이 벌어져가고

나는 몸 둘 바를 몰라 속절없이 아프기만 한다


그 뿐이면 좋으련만

어느새 나 자신보다 커져버린 상처의

벌어진 틈새를 쓰다듬다

그곳에 빠져버리기라도 하는 날이면

혹여 그대도 같은 곳에 있지는 않을까

홀로 메워야 하는 곳임을 알면서도

비명마저 울림 없이 사그라드는

아득한 곳임을 알면서도

매 번 그대 이름 부르짖으며

하루에도 몇 번씩 무너져 내리며 산다


부재 가득한 공간

광활하다


그대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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