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새겨진 상처는 겨울에도 도무지 얼지 않아서
바람 나부끼는 날이면 잎을 게워낸 앙상한 나뭇가지에
그대와 나눈 삶이 걸린다
상처는 한 없이 벌어져가고
나는 몸 둘 바를 몰라 속절없이 아프기만 한다
그 뿐이면 좋으련만
어느새 나 자신보다 커져버린 상처의
벌어진 틈새를 쓰다듬다
그곳에 빠져버리기라도 하는 날이면
혹여 그대도 같은 곳에 있지는 않을까
홀로 메워야 하는 곳임을 알면서도
비명마저 울림 없이 사그라드는
아득한 곳임을 알면서도
매 번 그대 이름 부르짖으며
하루에도 몇 번씩 무너져 내리며 산다
부재 가득한 공간
광활하다
그대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