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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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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ng Dec 29. 2016

회고록

떨어지는 잎사귀 하나하나에

네 이름을 맞춰 부르던

내게도 그런 때가 있었다


지난 계절을 한 조각씩 덜어내는

그 모습 한 없이 부러웠기에


허나 그럴수록 선명히 드러나는 것은

나무도 저마다 계절을 보내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다르다는 것과

거센 바람과 함박눈에도

덜어내지 못할 잎사귀가 있다는 것이었고

그 벅찬 설움에 나는 바스러지듯 무너지곤 했다


결국 차마 덜어내지 못할 그대 고이 접어

회고록에 한편에 넣어두고자 하니

내 삶 부족하나마 기쁨으로 칠해왔으나

사랑만은 그러지 못하였다고 적겠네

나를 비료 삼은 사활의 경작에도

사랑만은 끝끝내 거두지 못하였다고 적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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