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잎사귀 하나하나에
네 이름을 맞춰 부르던
내게도 그런 때가 있었다
지난 계절을 한 조각씩 덜어내는
그 모습 한 없이 부러웠기에
허나 그럴수록 선명히 드러나는 것은
나무도 저마다 계절을 보내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다르다는 것과
거센 바람과 함박눈에도
덜어내지 못할 잎사귀가 있다는 것이었고
그 벅찬 설움에 나는 바스러지듯 무너지곤 했다
결국 차마 덜어내지 못할 그대 고이 접어
회고록에 한편에 넣어두고자 하니
내 삶 부족하나마 기쁨으로 칠해왔으나
사랑만은 그러지 못하였다고 적겠네
나를 비료 삼은 사활의 경작에도
사랑만은 끝끝내 거두지 못하였다고 적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