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년차, 열정과 재미 없이 버티고 있는 사람
오늘 동생에게 카톡이 왔어, 오랜 기간 나를 괴롭히던 프로젝트가 끝이 났다고. 근데 알고 보니 엄청 힘들었나 보더라고? 전공이 엔지니어도 아닌데, 개발자로 일본에서 사는 게 얼마나 힘들었겠어. 근데 면접 때 개발 왜 이렇게 못하냐고 핀잔을 줬던 선배가 너 프로젝트에서 제일 잘하고 있으니 기죽지 말라는 말에 좀 힘이 났대. 퇴사를 넘어 귀국까지 생각했다던데. 그 말 한마디에 좀 괜찮아졌다는 게. 참 신기하지?
우리 형제는 참 비슷해. 어떤 공동체에서 민폐를 주고 싶지 않고 그 대신 도움이 되고 싶어 하고. 또 어려운 일을 만나면 부딪쳐보다가도 포기하고 싶어지고. 어쩌면 우리 아빠도 그러지 않았을까? 17년간 버티고 버티던 회사생활을 결국 그냥 말 한마디 없이 사표를 내고 목사의 길로 접어들었으니까. 그래도 아빠가 돈을 포기하고 목사가 되고 나서 탁해졌던 눈이 살아나긴 했어.
나와 동생의 눈은 탁해지고 있는 것일까?
지금까지 계속 도망치고 회피했던 순간들은 어쩌면 버티지 말고 내려놔야 한다는 신호인 걸까?
그런 고민 속에서도 결국 밥 벌어먹고살 수 있는 건 지금 내가 직장인으로 사는 일이니까. 10년 동안 해오던 일이니까. 적당히 인정도 받으니까. 란 고민도 함께 들어. 그런데 나보다 잘하고 열심히 이 업계에서 있는 사람들을 보면 난 또 작아져. 비교하고 싶지 않은데 비교가 되나 봐. 때론 돈 걱정 없이 사는 사람들 예를 들면 우리 대표 같은 사람들이 부러워. 하나의 사업을 성공시켜서 여기저기서 다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고, 인정해주고 하는 걸 보면. 돈과 명예 그리고 그 열정이 부러운 거겠지. 서른일곱이나 처먹고 그런 열정 하나 없이 매일 게으르게 살고 싶은 내 모습이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