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고에서 내가 배운 것 #01
글, 오소정(35회. 2016년 졸업)
안녕하세요? 저는 영일고등학교 35회 졸업생 안소정입니다. ㅎㅎ
저는 수시 학생부 종합으로 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부에 진학을 했고 현재는 서울시립대학교 경영대학 유일 마케팅 동아리 ‘아이콘(ICON)’ 활동을 하며 나름 바쁜 1학년 새내기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ㅎㅎ
[사진 설명]
*왼쪽: 서울시립대학교 경영대학 유일한 마케팅학회 ‘아이콘(ICON)’ 단체사진. (16학번부터 12학번까지)
*가운데: 2학기 개강 기념 학회 날, 아이콘(ICON)에서 단체로 잠실야구장을 갔어요.
*오른쪽: 선글라스 기업인 '프로젝트 프로덕트(projeckproduct)'을 대상으로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한 마케팅 방안 공모전>을 준비하며 경쟁사 분석을 하는 아이콘(ICON) 동기들 모습입니다.
사실 영일중학교, 영일고등학교 6년을 다니며 공부도 나름 잘한다는 소리도 꽤 들어봤고 발표도 잘한다는 소리도 꽤 들어봤지만 대학교에 오니, 저는 우물 안 개구리였어요. 물론 경영학부 학생으로서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활용한 발표과제가 많기에 저 스스로 그러한 것들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 그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가끔씩 팀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파워포인트(PPT)도 발표도 너무 성의 없이 해오시는 분들이 있어서 그럴 때마다 중고등학생 때, 특히 고등학생 때 제가 영일고등학교를 다니며 해왔던 것들이 감사히 느껴지더라고요.
사실 저는 영일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된 이유가 그냥 영일중학교에서 공부 좀 한다는 학생이었으니 '너는 당연히 영일고등학교를 가야 한다'였어요. 그렇기 때문에 유강중이나 다른 시내 중학교에서 온 친구들의 파워가 그렇게 강한지 미처 몰랐죠…ㅎㅎ 사실 고등학교 1학년 때는 대학교에 대한 생각도 크게 없었고 대입에 대한 정보도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 특별한 동기가 있는 공부가 아닌, 그저 공부를 해야 하니까 한 경우였어요. 하지만 영일고등학교 자체가 어느 정도 공부를 하고자 하는 친구들이 모여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저도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흔히들 말하는 선의의 경쟁이랄까? 워낙 영일고등학교 면학분위기가 잘 조성이 되어 있어서 항상 성실하게 공부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대학교에 와서도 시험기간 때도 다른 동기들이 늦잠 자서 시험 치러 못 가고 하는 것들이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그리고 영일고의 아너스/레벨업 클래스(Honors/Level-up Class)가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아무래도 정규수업시간에는 진도를 나가기 벅차기 때문에 조금은 주입식 교육이 될 수도 있는데 아너스/레벨업 클래스를 통해 자신들과 비슷한 학업적 고민을 가진 친구들과 모여 토론식 수업이든 문제풀이식 수업이든 자유로운 수업방식을 통해 그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어요. 저는 고3 때도 사회탐구 영역과 수학, 2가지를 진행했어요. 수학은 어려운 문제를 골라 칠판에다 옮겨 적고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풀잇법을 생각해보는 건데 이 활동을 하며 문제가 어렵다고 쉽게 포기하지 않는 끈질김과 문제를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또한 사회탐구영역은 교과서 밖의 다양한 내용들을 다루었는데 관련 영상을 보며 친구들과 함께 찬반토론도 해보고 자유롭게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는 활동을 했어요. 저는 원래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활동을 통해 남들 앞에서 나의 생각을 조금 더 논리 있게 전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어요.
[사진 설명]
*왼쪽: 고등학교 1학년 때 반 전체로 연극을 관람한 후 단체사진을 찍었어요.
*가운데: 고등학교 1학년 때 경주 양동마을로 봉사를 갔을 때 반 친구들과 찍은 재미있는 포즈.
*오른쪽: 고등학교 1학년 끝 무렵 성년식을 할 때, 학급실장이라서 대표로 비녀를 꽂았어요.
영일고등학교는 동아리 활동을 형식적으로 하지 않는 걸로 유명하잖아요!ㅎㅎ 저는 그중에서도 ‘독서토론부’ 동아리 활동을 3년간 했어요. 이름만 들어 보면 고리타분하게 토론할 것 같지만 전혀 아니에요! 무거운 내용의 책뿐만 아니라 가벼운 내용의 책들을 읽으며 딱딱하고 경쟁적으로 토론하는 것이 아니라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방식이라 편안한 마음으로 나의 생각을 말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또 저는 독서토론부 친구들과 함께 경상북도 토론대회와 다산토론대회 등 다양한 찬반 토론에도 참여했어요.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의 주장을 논리 있게 펼치는 법과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태도 등을 배웠어요. 형식적인 동아리 활동이 아니라 실제로 내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남겨갈 수 있는 활동들이었어요. 특히 토론대회를 준비하면서 익혔던 것들은 제가 대학교에 와서 처음 보는 사람들과 팀 프로젝트를 하며 나의 의견을 자신감 있게 피력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열린 마음으로 듣는 데 큰 도움이 되었어요. 저는 영일고등학교가 교육적인 방향에 있어서는 크게 진보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영일고등학교에 다니면서 경험했던 것들이 현재 대학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사진 설명]
*왼쪽: 고등학교 2학년 때 교내토론대회에서 우승을 했지요.
*가운데: 영일고 독서토론부 동아리 활동을 하며 부산의 대표적인 인문학 서점인 '인디고서원'에 갔어요.
*오른쪽: 고등학교 2학년 때 매주 주말을 이용해 선생님과 함께 독서논술을 하였어요.
많은 후배님들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고등학교 1, 2학년 때는 사실 대입에 대해서 감이 잘 안 서잖아요? 저 역시 1, 2학년 때는 그냥 멋도 모르고 공부했었죠… 근데 3학년이 돼서 대입을 준비하며 자기소개서를 쓸 때 깨달았죠. 제가 멋모르고 했던 공부들이 다 도움이 되었다는 걸 말이죠! 평소 단순한 주입식 수업이 아니라 반 학생들 간 전체 토론이나, 각자 발표주제를 선정하여 파워포인트 자료를 만들어 자신이 익힌 내용을 친구들에게 발표하고, 조원들끼리 수업시간 50분 내에 끝낼 수 있는 조별과제를 하는 등의 활동들은 자소서를 쓸 때 입학사정관들에게 '나는 대학교에 가서 대학 공부를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왔다'라는 것을 어필할 수 있는 소재가 되었어요! 특히 교과서 내용뿐만 아니라 논문, 영상, 책 등을 참고하여 파워포인트를 만들었던 경험은 제가 대학교에서 교양과목이든 전공과목이든 파워포인트를 이용한 발표를 할 때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또한 영일고등학교에서는 1학년 때부터 진로 프로그램을 많이 진행해서 자기가 꿈꿔온 학과나, 도전해 보고 싶은 학과에 가서 배우고 체험한 것은 제가 지금 전공하고 있는 경영학과를 지원할 때 경영학과를 위해 어떤 활동을 했는지 쓸 때 큰 도움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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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서울시립대학교 경영대학 유일 마케팅학회 아이콘(ICON) 활동을 하며 발표를 진행하는 모습이에요. 주제는 '탐앤탐스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IMC)으로써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전략'.
*가운데: 아이콘(ICON) 학회 인사팀 회의를 위해 14,15,16학번 모두 모여 건국대 근처 커먼그라운드에서 저녁식사를 했어요.
*오른쪽: 야구를 보다가 14,15학번 언니들과 함께 찰칵!
이 글을 읽게 될 많은 영일고등학교 1,2,3학년 후배님들에게 말하고 싶은 건 딱 한 가지예요. 나에게 주어진 그 어떤 사소한 것이라도 열심히 하자예요. 만약 제가 독서토론부 동아리 활동을 하며 그냥 금요일 몇 시간 때우기용으로만 생각했더라면 교내토론대회 우승과 각종 대외 토론대회 참여는 없었을 거예요. 만약 제가 윤리와 사상 시간에 주어진 5분 정도의 발표 기회를 대충 했더라면 저는 대학에 와서도 조별과제를 대충하는 프리 라이더(Free Rider)가 됐을지도 몰라요. 그 당시에는 공부하기도 바쁜데 이런 걸 왜 하냐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는데 지금 20살, 대학 새내기로서 살아 보니 제가 고등학교 다니면서 했던 많은 활동들이 다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또 선생님들께서 후배님들에게 하는 잔소리는 절대 후배님들이 잘 안되길 바라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다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하시는 것이기 때문에 후배님들이 나쁜 쪽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상 나름 긴 글 읽느라 고생한 우리 후배님들께 고마움을 표시하며 후배님들의 앞길에 꽃길만 있기를 선배 안소정이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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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대학 새내기가 되어 학기 초에 친구와 함께 경복궁에 방문했어요.
*가운데: 1학기를 끝내고 드디어 맞은 대학생으로서의 첫여름방학! 북촌에 위치한 대림미술관에 색(color) 전시회를 보러 갔어요!
*오른쪽: 대학 여름방학 때 고등학교 친구인 효정이와 함께 이태원 라인프렌즈 샵을 방문했어요!
글, 오소정(35회. 2016년 졸업)
'자유로운 컨설팅'을 꿈꿉니다. 기업 마케팅과 관련된 컨설팅에 관심이 많은, 꽃이 필 날을 기다리는 차세대 경영학도입니다.
<졸업이 싫었어> 프로젝트는 영일고 졸업생들이 재학 중 미래의 의미 있는 삶을 준비하고, 더 넓고 따뜻한 관점으로 세상을 대하는 사람으로 성장한 기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