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시 <이환희(개포고 2학년): 세상을 바꾼 작은 용기>를 보고,
2016년에 쓰다 말았던 글을 발행합니다. 쓰다 보니 점점 방대해져서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는데, 지금 상태 그대로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에 일단 발행을 해 두기로 하였습니다.
글을 쓰던 당시와 입시 환경이 많이 바뀌었지만, 대학이 지원자의 학업역량과 실천력, 진정성을 높이 평가한다는 점에서는 큰 변화가 없는 듯합니다. 그래서 이환희 학생의 사례가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거나,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용기와 영감을 줄 수 있을 겁니다.
고등학생이라고 얕보았다가 마음에 큰 울림을 받았던 강연입니다. 이환희 학생의 스토리에서는 정말로 무당벌레를 지켜주고 싶어 하는 진정성과 따뜻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몇 번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무언가를 할 만큼의 자기애가 있다는 것도요.
학생부종합전형에 가장 효과적인 준비는, 대학에 가기 위한 목적으로 무언가를 인위적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마음의 이끌림으로 다양한 무언가를 하는 것입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들 말이지요. 그럼으로써 자신이 성장하였고, 그 분야를 더 공부하거나 그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욕심이 든다면 가장 좋을 것입니다. 이환희 학생의 강연을 반복해서 보니, 이 학생이야말로 학생부종합전형이 요구하는 가장 완벽한 인재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이환희 학생의 이야기를 주요 포인트 중심으로 분석하면서, 학생부종합전형에 합격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덕목들을 짚어보려 합니다. 그러나 오해해선 안 됩니다. 이환희 학생이 그랬듯, 대학 합격이 목적이 된다기보다, 무엇을 하든 그 과정이 정말로 재미있어야 합니다. 언급되는 덕목을 갖추기 위해 억지로 무언가를 하기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덕목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 보길 바랍니다.
동영상을 틀어 놓고 소리를 들으면서, 아래 내용과 찬찬히 비교해 보세요.
일식을 보러 올라갔더니 무당벌레들이 죽어 있더라.
➔ 나와 상관없어 보이는 것들에 대한 관심. 그리고 타자의 고통에 함께 안타까워하는 공감력.
무당벌레들이 조명기에 타 죽더라. 어디에서 이렇게 죽을까?
공원과 하천에 접한 조명기 주변에서 유난히 많이 죽더라.
➔ 관찰력. 모든 역사의 시작이지요. 그러나,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이러한 관찰력도 갖출 수 없습니다. 그리고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는, 현상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바로 확인하는 태도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매우 큰 매력으로 느껴집니다.
다른 곳은 어떨까? 조명기가 없는 곳은 죽지 않는 무당벌레.
조명기 때문이라 확신.
➔ 문제 상황을 다른 곳과 견주어서 원인을 파악하려는 능력(비교 능력). 무당벌레가 죽는 것을 보았다고 해서 그곳만 바라보고 있으면, 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짚어내기 어렵겠죠. 다른 표현으로는, '보다 넓은 시야'입니다.
책을 읽고 무당벌레의 이점 발견. 해충을 잡아먹음.
따라서 무당벌레가 없으면 살충제를 뿌려야 함.
➔ 호기심을 갖고, 그것을 책을 통해 해결한 경험. 독서를 통한 탐구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확인할 수 있지요. 여기까지가 중학교 1학년 때의 스토리라니, 그 열정과 실천력이 참 대단합니다.
'아파트 옥상에 텃밭을 조성하면 무당벌레가 안 죽지 않을까?'라는 가설을 세우고, 무당벌레들이 좋아할 만한 식물들을 심음. 그러나 결과가 안 나타나서 속상함.
3개월이 지나자 드디어 생존한 무당벌레 최초 발견. 이후 점점 늘어남.
➔ 실패. 그러나 실패에도 굴하지 않는 지속성. 이 둘이 조합된 경험을 우리는 '끈기'라고 부르지요.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너무 미약하다고 생각함.
그래서 아파트 관리소장과 인터뷰. "옥상 조명을 끌 수 있는지??"
돌아온 대답은, "안 돼. 바꾸기엔 비용 많이 들어."
➔ 힘들게 얻었을지라도 작은 성취에 만족하지 않는 욕심. 애초부터 무당벌레 몇 마리 살리겠다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잖아요? 그리고,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간 용기 또한 중요한 요소 되겠습니다.
아파트 관리소를 통해서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구청 주임을 찾아감. 아파트 관리소장과 비슷한 대답.
하지만!! 대학교나 연구소에 이 활동을 알릴 것을 제안 받음. 경원대 교수님에게 연락. 그리고 '빛으로'라는 조명회사 소개 받음.
➔ 실패. 그리고 또 다른 시도. 이 둘이 조합된 경험도 우리는 '끈기'라고 부르지요. '도전'이라고도 합니다. 더군다나, 아파트 관리소장이 안 되니까 구청 주임, 대학교수, 기업 등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도 도움을 요청합니다. 자신의 한계를 정확히 인식하고, 다른 영향력 있는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되, 그 무게 중심은 자신이 되는 방식. 매우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인상을 줍니다.
무당벌레가 좋아하는 자외선을 차단한 램프라면 무당벌레가 타 죽지 않을 거라는 사실 발견. 주민들에게 제안. but 거절. 펑펑 욺. (여기까지 중2)
➔ 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실질적인 제안을 스스로 했네요. 비록 실패하고 마음 아파했지만, 한 번 실패해 보았으니 두 번 세 번 이제 못할 이유가 없어졌죠.
그린트러스트에 옥상텃밭 분양 받음. 흙 30포대를 28층 위에 올리느라 고생. 그랬더니 폭풍우. 그 고생을 하고 옥상 텃밭을 가꿈. (여기까지 중3)
➔ 학년이 올라가서도 생태주의적인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 대단해 보입니다. 계속해서 무언가 할 수 있는 새로운 것들을 발견해 내고 도전한다는 점이 매우 훌륭하다고 여겨집니다.
고1이 되자, 연구 성과가 더뎌 속상했음. "발로 뛰자." so 아파트 동 주민들에게 조명의 위험성 알리고 소등 홍보. 동대표 회의 참석. 공감 얻고 옥상 조명 일시 소등하기에 이름!!
➔ 또 다른 도전을 하지요? 이 학생이 지닌 엄청난 미덕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실제로 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50개 건설사에 연구 과정 보고서와 편지 씀. 답장이 몇 군데에서 옴. 특히 아파트를 시공한 코오롱이 큰 관심을 보임. 코오롱이 자기네 연구 단지에 와서 의논도 하고 생각해 보자고 제안함. 거기서 삼화페인트 소개.
➔ 자신이 도출한 문제 해결 방법의 스케일을 넓히는 방법이네요. 기업이나 자본가, 유명한 학자 등에게 편지(이메일)를 쓰는 겁니다. 우리는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좋은 세상을 살고 있는데, 정작 도전하는 이는 드물지요.
그리하여 그린트러스트&코오롱건설&삼화페인트가 옥상 텃밭 방문. 삼화페인트가 자외선 차단 페인트 발라줌. so 무당벌레 거의 안 죽음!!!!!!
➔ 드디어 그토록 원하던 '성과'가 나타났습니다!! 성과가 꼭 있어야 의미있는 것은 아니지만, 있어서 나쁠 것은 없지요.
이 과정들을 통해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대인관계 발전, 생각의 크기 커짐. 그리고 연구 방법 다양해짐. 특히, 장래희망 바뀜. 환경운동가에서 사회학, 심리학, 언론홍보학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
➔ 지적 성장의 내용. 진로희망의 계기가 확인이 되지요. 무엇보다도 융합적이고 통합적인 인재가 되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지요.
수년 간 정성을 쏟고 노력한 과정들이 감동을 줍니다.
학교생활을 하는 과정도 이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진짜로 자기가 좋아할 수 있는 일, 내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일을 찾으세요.
그래야, 즐겁게 할 수 있습니다. 그 일이 내 것이 됩니다. 그 일을 통해 '자기(myself)'를 찾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