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문학 수업 시간에 '행과 연이 자유로운 진짜 자유시' 쓰기 활동을 했다. 매해 하고 있지만 갈수록 아이들의 상상력과 도전 정신이 줄어들고 있는 느낌이라 더 열심히 자극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몇몇 작품을 보면 심장이 뛴다.
가령 이런 작품이다. 제목은 <나비>인데, 반전이 있는 시상의 전개와 성찰이 있는 주제가 좋았다. 그래서 마구 칭찬해 주었다.
팔랑
팔랑
팔랑
하이얀 나비가 파아란 하늘을 날아다닌다
어릴 적 보았던 뽀얀 나비가 내 위를 날아다닌다
펄럭
펄럭
펄럭
뒤 돌아보니 투명한 봉지가 거기에 머물러 있다
어릴 적 나의 뽀얀 마음이 하늘로 사라져 간다
그리고 <꿈>이 제목인 시도 좋았다. 0과 1로 이루어진 디지털 세계를 마음껏 누비는 학생이 5지선다 문제를 잘 풀지 못하는 비애를 표현한 작품이다. '꿈'이 사라지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간결하게 형상화한 점이 좋았다. 이런 창작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암기와 5지선다에 갇힌 '가짜 문학 '을, '진짜 문학' 처럼 느끼면서 가슴에 담아두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