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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sdom Shine Dec 23. 2022

19. 최애 인간(3)

그럼 구슬이의 최애 인간인 우리 큰딸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자. 큰딸은 구슬이에게 자신을 '언니'라고 이야기한다. 구슬이는 수컷이라 누나라고 부르는 것이 맞겠으나, 큰딸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리고 구슬이 마음에 들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려고 한다. 가령 간식을 주더라도 자신이 직접 주고 싶어 하고, 저녁을 줄 때에도 마지막엔 결국 자신이 직접 가져다주려고 한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구슬이를 안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 책을 읽고, 같이 컴퓨터를 보려고 한다. 그리고 큰딸이 가장 좋아하는 고양이가 원래는 렉돌이었는데, 이제는 '구슬이'라고 이야기한다. 어찌 보면 우리 큰딸이 구슬이의 최애 인간이기 이전에, 우리 큰딸의 최애 생명체가 구슬이인 셈이다. 이전까지의 글에서 큰딸이 구슬이에 대해 가지고 있는 마음은 이미 충분히 이야기되었다고 생각하기에 여기서는 생략하도록 하겠다.

자신의 최애 생명체의 마음에 들기 위해 큰딸은 부단히 노력했다. 유튜브를 보면서 고양이에 대해서 공부하고, 도서관에서 고양이 관련 책을 빌려와 읽었으며, 구슬이를 관찰한 뒤 그 내용을 찾아보고 기록했다. 특히 나를 웃음 짓게 한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구슬이 연구 노트라는 쪽지였다. 구슬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등을 기록한 것이었는데, 틀린 맞춤법까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처음 구슬이는 모든 사람에게 그랬듯이 큰딸에게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면 하악질을 하기도 했고, 숨어서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큰딸은 묵묵히 구슬이와 가까워지기 위해 계속 노력했고, 지금 큰딸의 두 다리는 구슬이가 편히 누워있을 수 있는 침대가 되었다. 그곳에서 구슬이는 큰딸에게 귀여운 포즈를 취하며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큰딸을 바라보곤 한다. 내가 최애 인간이 아닌 것은 서운하나, 큰딸과 구슬이의 그 모습은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고양이는 길들여지지 않는 동물이라고들 흔히 이야기한다. 교육이 전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교육할 수 있는 분야가 매우 한정되어 있고 독립적인 동물인 것은 사실인 듯하다. 그렇기에 고양이와 친해지기 위해서는 고양이의 마음을 열어야만 한다. '어린 왕자'에서 내가 좋아하는 구절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해 주는 것은 기적이란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방법도 역시 큰딸이 구슬이에게 했던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물론 사람은 고양이보다 훨씬 복잡하고 이기적이며, 계산적이기에 더 많은 노력과 정성이 필요하겠지만.


구슬이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gooseul_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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