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독심술
일예산 1만원 구글 광고 첫날의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대략 이렇다.
1) 일예산 1만원만 충전한 경우
"대표님, 1만원을 순식간에 다 써버렸어요. CPC(cost per click, 클릭당 비용)가 엄청나게 비싸서 몇 클릭 나지도 않았어요. "
2) 1개월치의 예산 30만원을 충전한 경우
"대표님, 분명히 일예산 1만원으로 설정 했는데 벌써 10만원을 썼어요. CPC도 엄청나게 높아요. "
3) 얼마를 충전했건 간에
"대표님, 돈이 그대로 있어요. 노출도 없구요... "
마침내 사례 3)번이다.
"대표님, 돈이 그대로 있어요. 노출도 없구요... "
1)번과 2)번은 머신러닝과 과금정책으로 비교적 간단히 설명할 수 있고 그러려니 넘겨야 하는 현상인 반면, 3)번은 좀 복잡해서 초보자가 스스로 판단할 일이 아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구글애즈 초보자가 알아야 할 딱 한가지 분명한 레슨이 있다. 구글애즈가 돈을 안 쓴다는 것은 98%의 확률로 레드 라이트이다. 앞에서 2)의 경우 처럼 돈을 마구 써대는 것은 그린 라이트라고 했던 것과 통한다.
우선 돈을 쓰지 않는데 레드 라이트가 아닌 2%는 뭘까? 일반적인 경우로는 정상적인 학습과 비용 조절이다. 그런데 첫줄에서 광고 첫날이라고 했으니 비용 조절은 해당하지 않겠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정상적인 학습 과정 중 나타나는 현상으로서 2)과 반대되는 상황이 되겠다.
어떨 때는 돈을 펑펑 쓰고, 어떨 때는 돈을 못 쓰고 쩔쩔 맬까?
"AI야, 네 마음대로 해" 하면 펑펑 쓰고, "AI, 잘 들어! 이런 수준을 이 방법으로 해" 같이 목표(조건)를 까다롭게 제시하면 3)번 같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무엇을 맘데로 혹은 까다롭게 하는 것이냐면, 입찰이다. 입찰은 광고의 목적, 목표와 직결된다. 새회사, 새제품의 인지도를 높이려는 목적이면 목표는 트래픽일 것이고, 입찰은 클릭수 최대화이다. 성장이 목적이면 목표는 전환일 것인고, 입찰은 전환수 최대화 혹은 전환 가치 최대화이다. 대체로 클릭수 최대화 입찰에서는 3)번 같은 현상이 거의 없다. 전환 입찰에서 불규칙적으로 3)번의 현상이 길게는 약 1주일 정도 초반에 발생하곤 하는데, 이런 현상이 1주일을 지나도 개선되지 않으면 그때는 레드 라이트다. 구글애즈에서 어떤 현상 발생 즉시 진단을 해버리는 사람은 소위 사짜(사기꾼의 속된 말)다. 전문가인 척 전문가 아닌 사람의 처방에 휘둘려서 이리 저리 설정을 바꿔대면, 매일 오늘부터 머신러닝 1일의 챗바퀴만 돌며 구글애즈의 버라이티한 변주곡만 도돌이로 감상하기 쉽다. 문제 해결은 못하고 시간만 낭비하게 되는 것이다.
구글 광고를 할 때는 어떤 결정에 일주일 정도 시간을 갖는게 기본이다. 워낙에 불규칙한 광고니까!
담당직원이 잘 알아서 우리의 목표는 전환이니까 전환수 최대화 입찰을 잘 했는데 대표가 왜 전환은 커녕 며칠째 클릭조차 없냐며 몰아세우면, 담당자는 대표의 성화에 당장 클릭 문제(?)부터 해결하려고 클릭수 최대화 입찰로 변경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대표가 빌런이다! '클릭이 많이 나면 전환도 나는거 아니야? 클릭수 최대화, 전환수 최대화라는 입찰이 그렇게 달라?' 다르다!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면 그 정도 수준까지 신나서 본 매거진을 계속 쓸 수 있게 라이킷과 구독 꾹!
자, 1주일이 지났다. 이제서야 돈을 쓰기 시작했을 때 또 깜짝 놀라지 마시길! 구글애즈의 과금 정책은 30일 단위어서 돈을 더 쓴 날이 있으면 덜 쓰는 날이 있는 것처럼, 이제 일주일 동안 돈을 못 쓴 만큼 더 쓸 것이다. 앞으로 7일 정도는 거뜬히 일예산의 두배를 더 쓰는게 정상 범위다.
1주일이 지났는데도 꿈쩍을 안 한다? 레드 라이트다.
이제부터는 적극적으로 설정 상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여기부터는 실무단이라, C레벨을 위한 구글애즈에서는 취급하지 않는다. 필자 같은 전문가의 어드바이스를 구하던지, 구글애즈 고객센터에 문의하던지 하도록. 구글애즈 고객센터는 무료고, 외부 전문가는 유료다. 문제만 해결하려면 트러블 슈팅팀(컨설팅팀 x)인 구글애즈 고객센터의 솔루션이면 충분하다. 문제만 해결해도 경험치는 생긴다. 그 경험치를 마케팅 전략과 실행에 어떻게 연결하느냐는 컨설팅 영역이다. 발생한 문제로부터 내부 역량을 강화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면 외부 파트너와 함께 하는 것이 당연히 좋다. (그런 구글애즈 전문가가 흔치 않지만;;)
C레벨이 알아야 할 요점은
입찰의 난이도는 클릭수 최대화<전환수 최대화<전환 가치 최대화 순이며, 고난도 입찰일수록 속도를 붙이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돈도 많이 들고). 예를 들면 클릭수 최대화는 자전거 타기다. 출발 속도와 주행 속도의 차이가 크지 않다. 가다 서다를 반복해도 별 지장이 없다. 반면, 전환수 최대화는 기차, 전환 가치 최대화는 비행기 같다고 불 수 있다. 자전거의 주행과 기차의 운행, 그리고 비행... 아예 차원이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