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려 올라가는
노을을 따라
허연
밤이 다가온다
무엇을 하려나
무얼 할거나
사람들은
제각기
바쁜데
얼굴만 아는
사람
초면인
아줌마도
그저
내를 앞질러
2호선을
타려 하네
회귀 본능은
6시에 터져
잠이 오건만
서서 가는
열여덟 정거장에
느린 자신을
탓하고
부동산을
끼적이다
잠이 들어
침이 고이네
어머니는
이 즈음
김치찌개에
참치를 넣으셨는데
이젠
고등학생인 나도
40대의 어머니도
낡아빠진 지하방도
남은 게 하나 없고
그저 2호선에 탄 죄로
두 손을 들고
종점을 향하지
무얼 하는 하루인지
해가 지는 한강변
잠시 비친 창가엔
덥수룩한 차림의
낯선 사내
서로 악수를 해보지만
밀치기만 할 뿐
말이 없네
김치찌개는
눌고 있을 텐데
동생들은 게임을 하고
아버지는 통닭을 사 올 텐데
왜 모두 늦으시는지
나만 먼저
집에 와
창밖을 보네
돌아오지 않을 거면
말이라도 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