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몽수 Mar 08. 2020

운이 뭐길래!

그러니까 내 마음을 따라 움직여야 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운 좋은 사람을 부러워한다. 실력보다 운이고 결국 운 좋은 사람이 이기는 게 정설처럼 자리 잡혀 있다.

잡고 싶지만 잡히지 않는 너,

대체 운이 뭐길래!


소위 운도 재능이라고 말한다. 운칠기삼이라는 말도 있다.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우리의 삶을 좌지우지한다는 말을 나는 믿지 않았다. 실패한 사람들이 늘어놓는 자기변명일 뿐, 모든 건 노력하기 나름이고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제 깨달았다. 노력도 배신하는 불가항력이 존재한다는 것을. 죽기 살기로 노력해도 안 되는 게 있다는 걸 알았다. 노력하면 다 된다는 말, 그건 노력에 대한 환상이고 오해다. 각고의 노력이 빛을 발하기도 하지만 무색해지는 순간도 있다. 감 하나를 따기 위해 안간힘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저 뚝 하고 떨어진 감을 주워 드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노력과 결과는 비례하지 않는다는 가혹한 현실을 직시하고 받아들이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험난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나는 일이 잘 안 풀릴 때 과도한 자책과 좌절에 시달렸다. 또 일이 잘 되면 금방 자만과 오만이라는 덫에 빠졌다.

운의 존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이자 조금씩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졌다. 내 몫의 합당한 책임을 지되 나를 너무 몰아붙이지 않았다. 그렇게 된 것은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안 되는 일을 가지고 구차하게 매달리려 하지 않았다. 최선을 다해 노력했는데 왜 안 되는 거냐고 세상을 원망하지도 추궁하지도 않았다. 그러는 동안 감사와 겸손이 삶에 필요한 이유도 알게 되었다.


인생에 찾아오는 기회가 운이라면, 사람마다 시기가 다를 뿐 운의 총량은 정해져 있다고 믿는다. 단지 운인지 아닌지 우리가 알아채기 어려울 뿐이다. 가끔 불운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아닌 경우가 있다. 돌부리를 만나 좌초되었던 일들이  오히려 행운을 가져올 때가 있었다.


-열심히 쓴 드라마 대본이 공모전에 떨어졌다. 그런데 마침 그 작품이 방송 기회를 얻어 데뷔를 했다.

-방송을 앞둔 어느 날 갑자기 프로그램이 폐지됐다. 그런데 마침 그 작품이 공모전에 당선됐다.

-당선이 되었음에도 방송이 되지 못했다. 그런데 마침 그 작품의 판권이 팔려 돈이 들어왔다.

-계약을 앞두고 막판에 어그러졌다. 그런데 마침 그 작품으로 또 한 번 공모전에 당선되었다.


처음엔 모두 다 불운이었다. 진짜 얼굴을 보기 전까지는. 굳이 새옹지마, 전화위복이라는 말을 가져다 쓰지 않아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불운인지 아닌지 그건 아무도 모른다는 것을. 특급 행운은 가끔 불운의 가면을 쓰고 오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레 포기하거나 절망할 필요 없다. 실패보다 더 나쁜 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아무 실패 없는 하루가 성공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노력했지만 실패할 수 있고, 실패했지만 성장할 수 있다. 성장은 운에 있지 않다. 긴 시간 속 노력하는 마음을 담아야 한다. 성공 없이는 살아도 성장 없이는 살 수 없다.


느리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것,

성공이 아닌 성장을 이야기하는 것,

그것이 인생이다.

인생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

그래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것,

그게 운이고,

운을 다른 말로 하면,

'알 수 없는 인생'인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스터디를 하지 않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