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몽수 Mar 17. 2021

내 취향을 찾아줘!

취향을 찾는 10가지 방법

“뭐 먹을래? 좋아하는 음식 있어? 영화는? 뭐 볼래? 무슨 영화 좋아해?”

주위에서 흔히 듣는 질문이다. 그럴 때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좋아하는 게 분명한 사람은 어떤 결정에 있어 주저함이 적다. 반대로 그렇지 않은 사람은 늘 곤혹스럽다. 오죽하면 결정 장애라는 말까지 생겨났을까.

   

나는 뭐 먹을래?, 란 질문에 아무거나, 라는 대답을 하는 사람에 속한다. 아무거나 좋아하는 건 스스로를 아무나로 만드는 지름길임에도 불구하고, 내 주장을 펼치기보다 조용히 남들 따라 하기 바쁜 사람이다. 누군가의 눈 밖에 나는 게 두려워 튀지 않으려 눈치 보는 사람. 취향도 없고 개성은 더 없고, 무색무취, 결론은 매력 없는 사람. 그게 나란 사람이다. 그런데 어느 날 그런 내가 이상하게 느껴졌다. 왜 나 취향이 없지? 나 뭐 좋아하지? 순간 가슴이 턱 막혔다. 답답했다. 그저 어렵기만 했다.


그러나 취향이 없는 사람은 없다. 단지 모를 뿐이다. 유행만 좇으며 다수의 취향에 휩쓸리다 보니 내 모습을 잃었을 뿐, 나에게 애정을 갖고 애쓰다 보면 찾을 수 있다. 물론 쉽지 않다. 하지만 세상일이 다 그렇듯 처음이 어려울 뿐이라고, 계속하다 보면 늘 거라 여기며 시도하고 있는 10가지 방법을 소개해볼까 한다.


첫째,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찾는다.

좋아하는 게 너무 많을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일단 내가 즐겁고 행복했던 순간을 차분히 떠올려본다. 또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 그 포인트가 무엇인지, 그들의 어떤 점을 좋아하는지 공통점을 찾아본다.  


둘째, ‘왜’ 좋아하는지 따져본다.

그냥 좋다거나 모르겠다는 말로 어물쩍 넘어가지 않는다. 예를 들어 누군가의 옷차림이나 말투, 성격을 좋아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대로 한번 따라 해 본다. 흉내라도 내본다. 그리고 응용해본다. 모방은 창조를 낳는다고 했다. 누군가 들고 다니는 가방이나 지갑이 좋아 보이면 같은 걸 사본다. 그럼 곧 알게 된다. 정말 내가 좋아하는 건지. 아니면 그저 남들이 다 가졌기 때문에 나도 갖고 싶었던 건지.


셋째, ‘어떻게’ 좋아할 것인지 구체화하고 움직인다.

말로만 좋다고 하는 사람은 믿을 수 없다. 정말 좋아하면 행동으로 나타난다. 나는 내가 글 쓰는 걸 싫어하는 줄 알았다. 작가는 되고 싶지만 글 쓰는 건 너무 힘이 드니까. 그래서 돈 되는 글만 쓰겠다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돈은커녕 아무도 보지 않는 글도 열심히 쓰고 있는 나를 보며 알게 됐다. 나는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걸. 정말 좋아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몸이 따라 움직인다.


넷째, 내가 좋아하는 것만 남긴다.

좋아하는 걸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싫은 걸 찾아 줄여나가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래야 좋아하는 걸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미니멀 라이프가 각광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내가 안 입고 안 쓰는 건 과감히 버리거나 필요한 사람에게 준다. 그 과정에서 내 취향이 더욱 분명해진다.


다섯째, 가성비를 경계한다.

가성비가 트렌드가 됐다. 가성비는 무조건 싼 걸 사는 게 아니다. 절충이다. 가성비만 있는 게 아니라 가성비도 있는 걸 찾아야 한다. 쿠폰 있으면 쓰고 가능한 저렴한 곳을 찾아 구매하는 게 맞다. 하지만 쿠폰 찾고 최저가 찾다 1시간 가까이 낑낑댄다면, 나의 금쪽같은 그 시간은 어디에서 보상받나. 내 시간을 어느 정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따져본다.


여섯째, 사치와 가치를 분별한다.

당시에는 사치라고 생각했지만 돌이켜보면 가치 있는 경험들이 있다. 여행이나 독서가 그렇다. 그리고 그 가치는 다름 아닌 내가 만드는 것이다. 비싼 커피나 휴대폰, 노트북, 명품들을 사기 전 늘 망설인다. 내 형편에는 사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커피는 나의 소울푸드이고 노트북은 나의 일에 필요한 장비다. 비싼 만큼 가치 창출이 가능하다면 그건 사치가 아니다. 오히려 싼 걸 사고 또 사도 만족할 수 없어 결국 처음 사고 싶었던 비싼 걸 산다면 그게 사치인 것이다.


일곱 번째, 공부한다. 독서.

우리는 모르는 걸 좋아할 수 없다. 알아야 좋아할 수 있다. 그러므로 공부는 필수다. 공부하다 보면 그 속에서 좋아하는 걸 발견할 확률이 크다. 가장 쉬운 방법은 독서다. 웬만한 건 다 책에 나와 있다. 책을 괜히 읽으라는 게 아니다. 누구도 알려주지 못하는 걸 책이 알려준다. 책으로만 얻을 수 있는 지혜와 통찰. 그걸 만나는 순간 내면의 목소리가 깨어난다.


여덟 번째, 취향은 변한다는 걸 받아들인다.

내가 좋아했던 것이 어느 날 갑자기 싫어질 수도 있다. 모르고 볼 때와 알고 볼 때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성장을 통해 안목을 키우면 전에는 볼 수 없었던 더 좋은 것들이 눈에 보인다. 변덕이 아니다. 유연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고집이 되고 선입견이 된다. 나만의 안목이 생기면 남들이 발견하기 전에 내가 먼저 좋은 걸 발견할 수 있고 남들에게 권할 수 있다. 나의 취향이 비로소 향기처럼 퍼져나가는 것이다.


아홉 번째,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걷기.

명상을 많이 추천하는데, 아직까지 시도해보지 못했다. 나의 경우 혼자 걷는다. 내가 괜찮은지 스스로를 돌보는 시간이다. 걷다 보면 이런저런 생각들이 부표처럼 떠오른다. 때론 그게 길이 되고 답을 주기도 한다.


마지막 열 번째, 나에게 끊임없이 질문한다. 일기 쓰기.

이건 나를 아끼고 좋아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좋아하면 궁금한 게 많아지고 궁금하면 질문이 많아진다. 그저 막연히 머릿속으로 떠올리는 것보다 활자화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 내 생각이 좀 더 분명하게 눈앞에 보이기 때문이다. 짧게라도 매일 일기 쓰는 습관을 들인다. 일기를 쓴다는 건 끊임없이 내가 좋아하는 걸 찾고 발견하는 일이다.


취향은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해준다.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분별력을 키워주고, 선택의 순간순간 소신 있는 결정을 돕는다.


그러므로 취향이 없다고 섣불리 단정 짓지 말아야 한다. 끊임없이 찾고 또 찾아야한다.


나는 누구인가.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자 나만의 고유한 이미지. 그 가치를 증명하는 것. 그것이 바로 취향이기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너 또 슬럼프야? 나 또 슬럼프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