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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궁리 Jul 14. 2022

퇴사의 사유

퇴사자 Y와 수다 01

 "내 삶이 너무 구차해서 사는 게 민망한 거야"

그게 Y가 5년의 직장생활에서 중도하차 한 이유였다.


"분명 돈돈 거리는 어른은 되지 않으려 했거든. 시시해지잖아 사람이. 처음 회사 들어왔을  사람보다 돈돈 거리는  불편했단 말야. 근데 알아? 이제 불편하지가 않아. 불편한  없어지니까 알게  거야,  여기가  바닥이구나."


Y는 옆 테이블에서 쳐다볼 만큼 크게 웃더니 투샷이나 추가한 아메리카노를 벌컥 들이켰다.

 클라이언트의 일을 대행해주는 회사를 다니며 온갖 일을  겪었다고 했다. 주말 출근이 일상이고, 야근을 밥먹듯이 하는데도 군소리 없이, 가장 높은 인사고과받으며 일했단다. 어딜 가도 적응을 잘한다는 Y 장점은 5  독이 됐다.


"월급이랑 커리어 계산을 때리니까, 갑질을 당해도   게 되더라. 팀장이란 새끼가 성추행을 해도 대응을 못해. 업계가 좁은데, 주니어인  이름이 그걸로 먼저 오르내릴까 . 내가 생각해도 내가 너무 약았지, 30 같이  '' 담보로  느낌이었어 잠시였지만.  비참해진 '' 가둬놓고, 꾸역꾸역 다시 출근해서 광고주가 하라는 대로 일한 거야. 돈이 하라는 대로  거지. 그때 비루해진  달래고,  털어서 같이 갔어야 하는데. ' 비참해진  알겠는데 지금 일단 돈이..' 이러면서  뒷방에 처박아둔 거야. 그러니까 걔는 혼자 거기서 비참해 진채로 계속 그대로인 ."


Y 커피 잔을  쪽으로 조금 끌어당기더니 말을 이었다.


"그런  꿔본  있나 죽은  시체를 보는 . 내가 어떤  밖에 서있는데 자꾸 불안해, 이유는 모르겠고. 차마 문을  열고 는데 누가 와서  문을 열어주더라고. 너무 쉽게. 문이 열리니까 보여. 그 캄캄한 공간 안에 죽어있는 게 나더라고. 나는 죽어 있는 내 얼굴을 보면서 울어."


한동안  악몽에 시달렸다고 했다.


"내 안에 내가 없어서 감추는 데 급급해.  원하는지  위해 이러고 있는지 모르니까 계속 부족하고, 내가 하는  맞는지 틀린  도저히  수가 없어. 갑자기 어디서 누가 빨간펜 들고 와서   틀렸다고 찍찍 그어댈 것만 같은 두려움."


그러다 하루는 참을  없이 엉덩이가 근질거렸다고 했다.


"점심 먹고 3시쯤 됐을까. 뻔뻔하게 나를 찾는 메일 알림이, 카톡이 . 뒤가  쭈뼛 더라고. 자리를 박차고 하얗게 앉아있는 직원들 머리통 위로, 소리  지를 뻔했다니깐. 도대체 다들 어떻게, 괜찮으시냐고. 이게 맞는 거냐고"


Y는 웃었고 나는 웃을 수가 없었다.

"이거 아니라고 답을 내리는  5 걸렸다.”


짧은 침묵 후 Y가 말했다.

퇴사 사유가 너무 거창하지?”

나는  말을 찾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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