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잃은 하늘 길

지독히 고독한 어둠으로 향하는 하늘 길의 향방

by LouisKurts

지독히도 운이 따르지 않았다. 대체 어디서부터 시작인지 알 수 없는 자욱한 먹구름이 하늘을 뒤덮기 시작했다. 애써 벗어나려고 부단히 노력해봤지만 돌아오는 것은 끝없는 좌절만 시작될 뿐이다. 노력도 해봤다. 어떻게든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려 해 봤지만 점점 다가오는 것은 끝없는 자본 잠식과 헤어 나올 수 없는 갉아먹음만이 내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었다.


국내외 정말 많은 사람들이 아직 모르는 항공사 "에어인천"에 대한 이야기다. 에어인천은 국내 최초의 화물항공사로서 실질적인 모토는 페덱스를 지향한다고 천명했을 정도로 항공산업의 빈틈을 정확하게 파고들어 성장하기 시작했다. 2012년 설립한 에어인천은 자본금 50여 억 원으로 시작한 획기적인 사업 아이템을 내비친 항공사였다. 특히 당시 항공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음을 열었다는 평가가 짙었다.


심지어 설립일 기준으로는 에어 서울보다도 더 빠른 시점에 설립된 국적항공사로서 8번째 설립된 특장점이 가득한 항공사다. 출범일 기준으로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다음 순서 정도였으니 정말 이른 시점에 상승기류를 탔던 에어인천의 횡보는 꽤나 바르고 긍정적이었다.


물론 화물기다 보니 일반인이 해당 항공기를 탑승할 일은 없다. 심지어 노선 면면을 보면 초창기에는 나리타, 중국 연태, 칭다오 등 다양한 중국노선 그리고 2018~2019년도 베트남 하노이, 호찌민 등을 운영했었다. 하노이면 관광지다 보니 일반은 태우고 갈 수 있는 거 아냐?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승객들이 탑승하는 곳을 메인 덱(Main Deck)이라 일컫는데 그곳이 모두 비워져 있고 커다란 컨테이너처럼 각종 화물들이 들어서기 때문에 탑승할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경년화 된 화물기에도 동등하게 적용된다.


다만 재밌는 것은 굉장히 아기자기한 항공기를 운영하는데 B737-400 Classic 버전의 항공기를 사용하고 있다. 기령은 25~30년가량으로 운영된다. "너무 노쇠화된 항공기를 운영하는 거 아닌가요?"라고 묻는다면 맞다. 그러나 저 정도 기령의 항공기는 통상적으로 화물기로 운용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일반적은 PAX기로 운영하는 경우에는 10~15년 정도로 운영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심지에 게 중 기령이 가장 적은 항공기를 운영하는 항공사는 2017~2018년도 정도에 평균기령 8.X년 정도를 유지했던 에어부산이 기령적인 측면에서는 가장 최신식 항공기를 운영하는 편에 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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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인천의 시작은 굉장히 좋았다. 사업모델도 좋았고 무엇보다 인건비적인 측면을 많은 부분에서 절감할 수 있었다는 점이 매우 매력적이었다. 일반적으로 항공사라 함은 '스튜어디스'라 하는 승무원이 존재하는데, 그 비율은 꽤나 높고 고용적인 측면에서 절대다수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 비율이 때로 항공사에게는 큰 부담으로 존재한다. 실제로 2019년도 대한항공 대졸 공채로 채용된 인원 중 일부, 혹은 정말 많은 대다수의 인원이 코로나로 인해 2020년도 입사를 하지 못했고, 심지어 2020년도 대졸 공채는 아예 오픈이 되지 않은 지경이다.


이는 대졸 공채에 국한된 부분이기는 하나, 객실 승무원의 경우 1/3 정도만 출근하는 경우가 허다하고 2달을 쉬고 1달을 출근한다는 형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은 형국이니, 얼마나 항공산업이 급박하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는 대목 중 하나다.


그런 승무원과 절대다수의 고용을 운영하지 않아도 되는 에어인천의 사업모델은 정말 '땅 놓고 돈 먹기'의 진수를 보여줄 만큼 정말 좋은 효율을 보였다. 실제 비행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운영 최소인원이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그 비율을 확실히 줄일 수 있었으므로 이보다 좋을 순 없었다. 2019.12월 기준 종업원이 61명으로 확인된 것만큼 적은 인원으로 '고효율'적 고용을 유지하며 운영한다는데 이견이 없다.


첫 시작은 좋았던 에어인천. 그러나 사건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부터 시작했다. 2016년도 싸드 배치가 전격 발표 나면서 중국과의 관계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사업 주력이 중국노선에 치중되어 있던 에어인천은 예상하지 못한 타격을 받게 된 것이다. 대부분의 수출 및 공산품 수출 규제와 함께 항공편 노선도 대부분 제제를 받게 됐다. 심지어 중국 대 타 노선의 비율이 9 : 1 정도로 중국노선에 치중하고 있었던 만큼 아예 비행기를 띄울 수 없는 날이 허다했다.


회사가 운영을 하지 못하며 추락하자 직원들의 생계도 막막해졌다. 재정상황이 빠듯해지기 시작하면서 한편으로는 현재 코로나로 야기된 항공산업 이상의 타격을 받게 된 것이었다. 이따금씩 하루 한 편 항공기를 띄우게 되면 만족할 수밖에 없는 날이 이어졌고 이는 급여를 지급하는 문제에서도 상황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재능 있고 열정을 담은 좋은 인력들이 실망을 머금고 에어인천을 하나 둘 떠나기 시작했다. 대부분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에서 국내 최초 화물항공사를 꾸리려 모인 열정 있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눈앞에 놓인 현실에서 마냥 열정만을 논하며 일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꾸역꾸역 꾸려나가며 상황을 끊임없이 지켜보며 살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일 년이 지나자 상황은 개선되기 시작했고 한 주에 2~3편 띄우면 잘 띄우던 상황은 점차 상황이 개선되어 조금씩 더 많은 노선을 꾸릴 수 있게 됐다. '중국노선이 주력이었으면, 당시에는 NO JAPAN도 없던 시절인데 일본이나 베트남을 그때부터 띄울 수 있었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내용이다. 한국의 주력 생산품에 대해 중국 수요는 항상 차고 흘러넘쳤다. 소위 말하는 '보따리'장사 라 하기도 했는데, 소규모 물품의 이송이 중국에서 많이 발생됐다.


일본 나리타의 경우 워낙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도 많이 들어가는 집결지였기 때문에 물류 경쟁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저렴하게 사업을 진행하고 싶어도 대량으로 운송하는 대형 항공사와 비교해서 가격 경쟁력이 그리 높을 수 없었고 이는 사업을 철회할 수밖에 없는 노선이 되었다. 고객은 더 저렴하고 안전한 매체를 이용할 수밖에 없고, 심지어 조금 더 비싸더라도 '이 정도면 대한항공에 맡긴다.'는 인식도 있었기에 산업 구조상 대한항공을 앞지를 수단이 많지 않았다.


그렇다고 베트남을 취항할 수도 없던 것이 운영하던 B737-400기는 운항 항속 길이가 그 정도에 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 이상의 노선을 운영하는 것은 실로 '자살행위'에 가까웠다. 하노이에 도달하기 위해 사실상 기본 연료와 비상연료, 착륙 연료 및 기타 예비 연료를 모두 사용해야 겨우 닿을 거리였으므로 그 거리를 위험부담을 안고 운항할 순 없었다. 자칫 바로 랜딩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그대로 추락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었다.


2017년 중반기, 싸드 영향이 상당 부분 가시고 많은 회복이 있었지만 에어인천은 피로 멍들어 있는 상태였다. 누가 한대라도 더 치면 '툭'하고 쓰러져 그대로 쓰러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2대의 B737-400을 운영하던 에어인천은 2017년도 하루 한 편 정도의 운항 스케줄을 잡고 목숨을 부지하듯 겨우겨우 숨을 쉬고 있었다. 그럼에도 다행인 것은 경년기였음에도 불구하고 건재한 항공기 상태 덕분이었는데 당시 2호기로 운영하던 HL8291의 항공기 컨디션이 매우 좋았다. 하루 2~3편을 띄워도 힘에 부치지 않는 듯 외향 땅을 지속적으로 밟으며 '에어인천'에 활력을 불어넣는 힘을 갖고 있었다.


반대로 1호기였던 HL8271는 93년식으로 오래되기도 했지만 상태가 매우 좋지 못했다. 심지어 엔진도 문제가 여럿 있어서 각종 어려움을 겪었던 항공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써 어려움을 극복하며 힘을 실어주었다. 그렇게 적을 붙이고 에어인천에서 근무하던 수많은 이들은 힘겹지만 힘을 다해 살아났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은 다행스럽게도 개선되기 시작했다. 매출이 늘기 시작했고 점점 이익률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고 점차 회사의 발전은 이제 따놓은 당상이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그들이 도입하기 시작한 항공기가 있었는데 바로 B767-300ER. 드디어 중대형 항공기가 최초로 도입되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B767 항공기의 경우는 아시아나 항공에서 운영하고 있는 항공기며, 제주도를 간다거나 하면 쉽게 탈 수 있는 항공기다. 배열이 통상 3/4/3 배열 정도로 되어 있던 것으로 기억하며 엄청 넓지도 않지만 좁지도 않은 구조로 가지고 있는 비행기다. 개조에 따라 199명부터 261명까지 다양하게 탑승할 수 있는 탑승 Capability도 보유하고 있다.


에어인천 B767은 20여 년 된 경년 항공기였으며 Cargo Conversion을 한 항공기였다. 본래 여객기였다가 화물기로 변경하여 만든 '개조 화물기'에 속한 항공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속거리나 성능에 있어서는 문제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채택됐고 이는 에어인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아니,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예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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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항공기에는 날개가 없다. 정말 그야말로 그 말이 너무나도 맞는 말이었다. 거듭 된 엔진 결함이 상황을 악화시키기 시작했다. 에어인천은 당시 삼성 SDS와 물류 공급을 계약해서 정말 파격적이게 전량 물건을 나르고 있었다. Tail 날개 쪽 달려있는 Cello는 이를 대변한다. 엄청난 상황이었는데 당시 항공업계에 파다할 정도로 사업성과를 이뤄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엔진 결함을 지속적으로 잡지 못했다. CF6엔진이 거듭 문제를 야기했고 장기 AOG(Aircraft On Ground ; 항공기가 결함이 생겨 날 수 없는 상황. 즉, 비상상황을 말하며 항공기가 아예 뜰 수 없는 상황)이 거듭됐다. 각종 항공기 부분품을 바꿔보고 문제 해소를 위해 시도했지만 거듭 문제를 잡고 해결하기 어려웠다. 그 와중에 엔진을 확보해서 엔진 결함을 지속적으로 타개했다.


2018년 2번의 거듭 된 엔진 결함은 삼성도 지치게 만들었다. 좋은 항공기를 들고와서 물건을 빠르게 싣고 나를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 믿었는데 배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니 대부분의 물량은 기존 대형 항공사를 통해 운영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기 시작했다. 사실 물건 공급이 제때 이뤄져야 제조가 제대로 이뤄지는 것인데, 공급 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보니 골머리를 앓기 시작한 것이다. 에어인천은 그야말로 한순간에 '계륵'이 되어버렸다.


엔진을 살릴 힘도 기력도 없었다. 30억원이 넘는 적자가 생겨나기 시작했고 갑작스러운 손실은 회사 경영 자체적으로도 타격을 입히게 만들었다. 대체 어디서부터 문제를 해결해야 할 지 감이 오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인원 감축을 시도했다. 당시 직원들에게 사죄의 메일을 보내며 퇴사한 인원이 1/3이상의 인원이 감축되게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훗날 채용이 다시 시작되면 꼭 채용해주겠다'는 말과 함께.


어쩔 수 없었다. 기업이 몰락하기 직전이였고 급기야 규모를 줄이는 것이 최선이었다. 야심차게 도입했단 B767-300ER은 재 송출을 통해 반납처리했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767항공기가 도입되며 향후 운영은 단일 기종으로 운영되겠다는 뜻에 따라 사전 반납 송출되었던 2기도 더이상 에어인천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황이 되어버린 꼴이었다. 남은거라곤 최장수 경년기인 1번기만 남은 최악의 사태로, 더이상 상황을 돌이키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정말 딱 '망하기 직전까지 달했었다'는 표현이 옳았다. 생기없는 기업의 구조는 더이상 치솟을 구멍이 없었고, 더이상 뚫을 수 있는 구멍도 없었다. 심지어 엎친데 덮친 격으로 '남북평화 협력기원 납측예술단 평양공연' 때 필요한 물품을 최초 에어인천 항공기로 싣는다는 이야기가 오가고 격양되어 있던 분위기는 너무 많은 물량 때문에 소화가 불가능해져버려 급기야 대한항공 항공기로 이송하기로 결정이 났다.


최악에 최악을 더해가고 있었다.








2020년 코로나가 터지고, 상황은 더욱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경기 침체가 이어졌고 흐름은 좋지 못했다. 물동량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았고 전 세계가 코로나로 방황을 하기 시작하면서 화물 물동량에도 영향을 끼쳐 이제는 비로소 '문 닫을'시점이 되어 버릴 것으로 예상했다. 항공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 중 하나로 '항공 산업'은 커다란 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런 에어인천이 서서히 일어서기 시작했다. 뜻밖에 화물 물동량에는 엄청난 호재가 생기기 시작했고, 사람은 이동하면 자가격리를 겪고 여러 문제를 겪지만 화물은 다행이 그런 것이 없었다. 전 세계가 언택드 시대로 접어들기 시작하면서 수많은 화물항공사들의 수혜를 누리기 시작했다. 실예로 쿠팡의 실적이 만년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 것과 같이, 화물을 주문하고 받는 등 여러 물류 산업은 각종 상승기류가 생기기 시작했던 것이다.


에어인천이라고 다를 리 없었다. 화물 이송을 위해 여기저기서 계속 호출을 하기 시작했고, 차터(Charter, 원래 본 정규 노선이 아니더라도 요청에 의해 정규노선이 아닌 지역을 비행하는 행위)로 여러 노선을 운행하면서 이익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또한 항공편을 구하지 못해 더 비싼 대금으로 운송하는 상황까지 발생했으니, 목마른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상황이 되었다.


그런 에어인천이 비로소 금년도 11월 B737-400의 추가 한 대 도입과 B737-700 NG(일반 LCC 항공사와 동일 모델)을 2021년 도입 예정에 들어섰다. 정말 '죽으란 법은 없다.'는 표현은 에어인천을 보고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끝없는 추락으로 향하던 에어인천의 뜻밖의 수직상승.


과연 국내최초 화물 국적항공사의 타이틀을 달고 '아시아의 페덱스'가 될 수 있을까?


2021년 에어인천의 행보에 대해 귀추가 주목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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