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띄·편 - 관심과 정성으로 피어나는 경이로운 세상

by 고래뱃속
『벅스 ABC』 × 관심과 정성으로 피어나는 경이로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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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작은 점들이 모여 만들어지는 '점묘화'는 완성하기까지 무척이나 길고 고된 시간이 필요합니다. 작은 점을 찍어서 명암과 색채를 표현해야 하므로 고도의 집중력과 계산이 필요합니다. 넓은 면적을 점으로 채우려면 일정한 자세와 동작을 오랜 시간 동안 유지해야 합니다. 작은 점을 계속 봐야 하므로 눈에 피로가 누적되어 시력이 나빠지는 것도 감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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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작은 물기 때문에 힘들게 찍은 잉크가 번져버리거나, 펜촉이 무뎌져서 조금 큰 점이 찍혀버리거나, 상상하고 계획했던 색감과 형태가 잘 나오지 않는다면 이제껏 쏟아부은 시간과 정성을 뒤로하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허리가 굳고 손목이 저리며 어깨의 통증이 누적되며 손가락까지 부어 뻣뻣해지면 작업은 잠시 쉬어가야 하므로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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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끝이 있을까'를 생각하며 하나하나 콕콕 점을 찍다 보면 어느새 복잡했던 마음은 차분해지고, 마음속의 화가 눈 녹듯 사라지는 평온함이 시작됩니다. 작은 점이 모여 형체를 이루도록 하여 한 장 한 장 그림을 완성해 나가려면 온 마음과 정성을 쏟아서 집중할 수밖에 없으므로 다른 상념들은 어느덧 잊히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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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낯설고 무서워서 피했던 것들을 가만히 들여다보세요. 관심과 정성으로 빚어낸 작은 생명들이 존재만으로도 얼마나 아름답고 경이로운지 느낄 수 있습니다. 점점이 이어진 작은 이웃들을 따라가 보세요. 숨바꼭질을 하듯 숨겨진 이야기를 마주하다 보면 각자의 고유한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는 위대한 작은 몸짓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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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Editor 그런가


벅스 ABC|난주 글·그림|2023년 4월 10일|17,000원

무수한 점들 속에서 선명해지는 너와 나, 우리의 이야기

『벅스 ABC』 속 곤충들에겐 A부터 Z까지의 알파벳 글자들이 숨어 있어요. 그 몸에 숨겨진 글자들을 하나둘 찾으며 놀다 보면, 다양한 생태계와 연결된 우리 삶의 이야기도 알 수 있지요.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어떤 곤충의 이야기가 우리의 마음을 움직일지 모르기에 더욱 흥미롭답니다. 늘 똑같아 보이던 하루하루에 실은 특별한 이야기가 숨어 있는 것처럼요.





『벅스 ABC』 북트레일러 https://youtu.be/udhn1jUe0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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