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어사전④
"근데 나으리, 혹시 골패는 안하시는지요"/ "골패?"
판갑이는 군침을 되삼키고나서,
"서울 올라올적마다, 기 백냥씩 털리고 내려가곤 합지요만,
암만해도 이놈을 끊을 수가 없어, 환장할 지경이죠. 인이 박여 안하군 못배기거든..."
- 1967년 조선일보 3면 하단
한 사람이 어떤 습관이나 행동이 오랫동안 굳어져서 습관으로 고착된 모습을 의미한다.
비슷한 말로는 버릇이 되었다, 습관이 되었다가 있다.
실제로 국어사전에 인은 여러 번 되풀이하여 몸에 깊이 밴 버릇으로 명시되었다.
요즘 사람들이 쓰는 말로는 루틴이 되었다가 대체가능할 듯 싶다.
다만 이 단어들과 차이가 있다면, 행동의 정형화를 의미하는 것은 같지만,
인이 박이다라는 의미는 행동의 정형화를 두고, 다른 인과를 설명하는데 용이하다.
"인이 박여서, 그 날에는 꼭 거길 가야해", "이제는 인 배겨서, 그것만 씨알이 먹혀"와 같이
'이 행동 때문에 이럴 수 밖에 없다'는 설명과 푸념 등을 말하기에 적확한 단어이다.
국어사전에도 등재된 동사임에도 불구하지만, 80년대생부터 이 단어를 쓰는 이들이 확연히 줄어든다.
사어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다소 쓸데 없는 조바심으로 기록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