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산

어쩌다 마주친 바탕화면 시리즈 2

by GordonAI

어쩌다 마주친다는 것은 아무 노력없이 얻어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노력이 있어야만 어쩌다 마주치는 것이다. 내 몸의, 내 마음의 모든 동작들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 어쩌다 마주치는 것이다. 아무런 노력없이 얻어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나는 투덜거렸다. 가지산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 결정을 못했기 때문이다. 운전하며 가는 길을 계속 의심하며 가다가 우연히 등산코스를 발견했다. 석남터널이다. 최단시간에 가지산을 공략할 수 있는 코스다. 왕복 6km 밖에 안된다. 나의 투덜거림은 변덕쟁이처럼 설렘으로 바뀌었다. 기대가 되었다. 이 가지산에선 무엇을 찍을 수 있을까. 어떤 멋진 풍경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설렘과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날씨가 좋지 않았다.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구름이 카메라 셔터처럼 움직였다. 요즘 인기있는 미세먼지도 한몫했다. 싸리눈도 신나라하며 내렸다. 사진을 찍기엔 최악의 조건이었다.


사진 찍는 것을 포기하고 하산하는 길에 어쩌다 마주친 장면이었다. 역광 실루엣을 촬영을 하면 괜찮을 것 같은 바위가 나왔다. 늦은 시간이었는데 등산하는 사람이 몇 있었다. 난 사냥꾼처럼 기다렸다. 이 사람이, 요 바위에 올라오기를 고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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