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무거움은 외면한다고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by GOrDon

때 이른 새벽 칼이 도마를 때리는 소리에 나는 잠이 깼다. 어머닌 평생 하숙을 업으로 삼았다. 칠십 평생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새벽 칼질로 하루를 시작하셨다. 혼자가 된 이후 줄곧 이 소리가 왜 그렇게 잔인하게 들리는지 모르겠다. 남들처럼 정상적인 삶을 살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런지도 모른다. 잠을 충분히 주무시지 못하고 이른 새벽에 일어나 칼질하시는 어머니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무거워진 마음 때문이었을까. 평소 가볍게 느껴졌던 이불 개는 것이 왜 그렇게 무겁게 느껴졌을까. 눈을 비비며 새벽 운동을 위해 집을 나섰다. 어머니의 고생을 외면이라도 하듯 서둘러 나왔다. 에스컬레이터는 나의 이런 마음에 동조하듯 아무 말이 없었다. 아파트 1층 현관문을 나서는 순간 저 멀리 아버지가 보였다. 내 차를 만지고 계셨다. 아버진 평생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일하셨다. 작년에 퇴직을 하시고 나서 집에 계신다. 내가 집에 올 때면 아버진 습관처럼 새벽에 무거운 몸을 일으키시고 내 차를 만지셨다. 마음의 무거움은 외면한다고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아버지의 그런 모습을 뒤로하고 난 금강변으로 향했다. 수많은 인도의 보도블록들은 나의 이런 마음에 동조하듯 침묵으로 일관했다. 어찌 못하는 불가능의 현실을 떨쳐 버리려는 듯이 난 내 다리와 심장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평소보다 힘든 조깅을 했다. 땀이 비 오는 듯하다.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시원한 샤워를 하였다.

이렇게 나의 아침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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