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말아야 하고, 잃어서도 안 되는 역사 속으로 -
'다크 투어리즘'
전쟁·학살 등 비극적 역사의 현장이나 재난과 재해가 일어났던 곳을 돌아보며 교훈을 얻기 위하여 떠나는 여행을 일컫는 말.
우뚝 솟은 한라산과 함께 푸른빛이 찰랑거리는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섬 제주도. 제주는 사계절 내내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여행지랍니다. 제주에 숨겨져 있는 옛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는 곳. 이번 시간에는 제주에서 돌아볼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여행 제주 다크투어리즘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항파두리 항몽유적지는 가을이 되면 붉게 물드는 화살나무 관광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많은 여행객들이 사진으로 남겨 가는 이곳은 고려 시대 삼별초의 대몽항쟁이 있었던 서쪽 코스의 첫 번째 여행지랍니다. 1273년 여몽연합군의 대항해 최후까지 항쟁하던 삼별초의 마지막 보루이니만큼, 항목유적지를 돌아보며 그 시절의 호국정신을 되새겨보는 건 어떨까요?
일본군의 해상특공기지었던 송악산 일제동굴진지. 제주도에는 일본이 연합군의 제주도 상륙에 대비해 만들어 놓은 수많은 동굴진지가 있습니다. 거대한 절벽 사이로 동굴을 만들기 위해 무고한 제주도민들은 강제동원될 수 밖에 없었고, 이에 수많은 희생은 뒤따를 수밖에 없었겠죠. 송악산 일제 동굴진지는 전쟁과 침략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 공간입니다.
셋알오름 일제 동굴진지는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일본군의 군사시설입니다. 격자 미로형에 1,220m의 길이를 가진 제주에서 가장 긴 동굴인 이곳은 현재 일부는 함몰되어 있으며, 연합군의 공격을 막기 위한 군사 시설을 보관하기 위한 용도로 이용되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도 제주도민들의 강제동원은 이어졌다고 하니, 무심할 만큼 아름다운 서귀포 바다와 함께 그들의 억울함을 위로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아래 벌판'이라는 이름을 가진 서귀포 대정읍의 아름다운 평야인 알뜨르. 일본은 1920년대 중반부터 제주도민들을 강제동원하여 이곳에 비행기 활주로를 비롯한 격납고, 탄약고 등의 10년에 걸쳐 만들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논과 밭 사이로 듬성듬성 놓여있는 콘크리트 격납고와 비행기 모형을 볼 수 있습니다.
1950년 한국전쟁 직후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인 섯알오름 집단학살. 새벽 시간 두 차례에 걸쳐 일어난 집단총살은 일본군의 군사시설이었던 폭탄 창고터에서 벌어졌습니다. 일제강점기의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일본군의 군사시설의 흔적이 남은 공간에서 벌어진 사건은 4.3 유적지 중 하나로 현재는 학살터가 정비되어 위령제단을이 설치되어 있답니다.
제주 모슬포 알뜨르 비행장 중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일제 지하벙커. 태평양 전쟁 말기 일본군의 지휘소 또는 통신시설로 추정되고 있으며, 서쪽의 활주로와 북·동·남쪽으로 격납고, 유도로, 지하 시설을 볼 수 있습니다. 전쟁의 참상이 남아있는 이곳에서 지난날의 가슴 아픈 역사를 마주해보세요.
4.3 희생자의 넋을 위령하고 역사적 의미를 되새겨 4.3이 주는 교훈을 잊지 않겠다는 의미로 세워진 4.3 평화공원. 이곳에는 아직도 이름 붙여지지 못한 4.3 백비가 무겁게 놓여져 있습니다. 동부코스의 아픈 역사 투어의 첫 번째 장소인 4.3 평화공원은 제주에 살아있는 4.3의 흔적들과 무고하게 희생된 많은 제주도민들의 아픔을 함께 생각하게 한답니다.
4.3 학살터 중 하나인 터진목.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광치기 해변 일대는 4.3 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학살되었던 곳입니다. 현재는 그 장소에 '성산읍 희생자 위령비'가 세워져 있으니, 성산일출봉의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위령비도 함께 둘러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성산일출봉 해안 동굴진지 또한 일본이 만들어놓은 군사시설이랍니다. 제주도 내에 많이 분포되어 있는 동굴진지는 모두 일본의 해상특공작전과 관련이 있는데요. 바로 연합군의 상륙에 대비한 일본 해군의 자살 공격 작전이라는 사실. 끔찍한 전쟁의 흔적이 아름다운 성산일출봉 해안에 남아있었다니 정말 놀랍죠?
제주시 조천읍 동쪽 끝에 위치한 너븐숭이. 이곳에서 4.3 당시 마을의 400여 채 가옥은 불에 타 없어졌고, 약 400여 명의 주민들은 집단 학살당했습니다. 너븐숭이의 이야기는 제주 출신 작가인 현기영의 '순이삼촌'을 통해 알려졌으며, 이 소설은 지역의 이야기뿐만 아닌 제주 4.3을 수면 위로 떠올리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끔찍하게 잔인했던 소설 속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남아있는 북촌 너븐숭이에서 돌 위에 새겨진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제주의 항일독립운동에 관한 역사적 자료를 모아놓은 조천 항일기념관. 지하 1층에서부터 지상 2층까지 빼곡하게 채워진 항일기념관은 항일 관련 기록문서들과 독립운동가 사진, 영상필름, 훈장, 기증자료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또한 제주에서 첫 만세운동이 벌어졌던 기념관 앞 만세동산에 기념탑이 세워져 있으며, 항일기념관에서는 나라를 되찾으려 목숨 바쳐 노력했던 자랑스러운 독립운동가분들의 기록을 만날 수 있답니다^^
뛰어난 낙조의 아름다움으로 제주 10경 가운데 하나인 사라봉. 그 오름 속에는 인공적으로 구성된 일본군의 동굴 형태의 군사 진지가 있습니다. 일본군의 본토 방어용 동굴진지로 20여미터의 ㄷ자형의 입구가 양쪽으로 나있는 것이 특징인 사라봉 동굴진지는 오름을 오르는 길 중간에서 확인할 수 있답니다. 제주의 아름다움 속에 남겨져 있는 전쟁과 침략의 역사를 가슴 깊이 새겨 되풀이되지 않도록 기억하게 해주는 제주 다크투어리즘. 2018년 제주 여행 다크투어리즘과 함께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