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을 위한 오로라여행 기획법
오로라여행은 난감하다. 파인다이닝의 메인디시로 육류나 해산물이 아닌 샐러드나 파스타가 나온 느낌? 거기에 갔는데 오로라가 있다, 이게 아니라 오로라 하나 보자고 거기까지 가야 해?라는 생각이 드는 여행이라, 여행을 기획하는 입장에선 대략 난감 아이템.
일례로 노르웨이에 갈 것이면 (밤이 없는) 백야에 즐길 것도 많고 날씨도 좋은 여름에 가야지, (낮이 없는) 극야에 오로라 하나 보고 거기까지 가야 해?라는 의문이 든다. 여름에 가자고 설득하고 싶어지고.
하지만 여행은 설명과 설득의 여행이 아니라 로망의 영역이다. 오로라여행은 로망 만땅의 여행 아이템이고. 오로라여행이 버킷리스트라는 사람들이 많아 고민고민 하다 어렵게 솔루션을 만들어 보았다.
오로라를 보고 오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일단 가장 저렴한 방법은 러시아 무르만스크일 것이다. 항공루트도 좋고.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난망하다. 러시아 항로가 다시 열리면 무르만스크로 한번 가보고 싶다.
가장 쉬운 오로라여행 방법은 노르웨이 트롬쇠 항공편을 끊는 것이다. 트롬쇠는 북반구에서 가장 위도가 높은 곳에 자리 잡은 도시다(북위 69도 정도). 오로라 관광도시 중 여기보다 위도가 높은 곳은 없다. 항공편도 헬싱키나 코펜하겐 경유로 수월하게 갈 수 있다.
트롬쇠 공항에 내려서 1.2km 정도만 걸어가면 오로라 조망 전문 호텔이 나온다. 트롬쇠 Moxy 호텔이다. 프론트를 가장 높은 층에 만들어 놓았는데 여기에 오로라 테라스를 따로 빼놓았다. 커피 마시면서 잠깐 나가서 오로라를 볼 수 있다. 여기서 오로라가 머리 위에서 춤을 추는 걸 보았다.
하지만 겨울철 호텔비는 좀 사악한 편이다. 여름 호텔비의 3~4배 정도 된다. 그런데 별도의 투어 없이 스카이라운지에서 오로라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그리고 오로라 관광지는 어디든 비싸다(러시아 무르만스크만 빼고).
노르웨이 오로라여행의 장점 중 하나는 날씨다. 난류가 지나는 곳이라 겨울철 온도가 추워봤자 영하 5~6도 정도다. 특히 낮과 밤의 일교차가 적어서 밤에 오로라 사냥을 나갈 때 추위는 전혀 장벽이 되지 않는다. 캐나다 엘로나이프처럼 영하 20~30도 되는 곳에서 떨 필요가 없다.
보통 오로라 관광지에서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액티비티가 개썰매다. 개썰매는 개비싼데 문제는 추운 곳에서 타면 정말 개춥다는 것. 다른 오로라 여행지처럼 노르웨이도 개썰매를 타볼 수 있다.
트롬쇠 오로라여행의 단점은 바닷가라는 점. 아무래도 육지 한가운데인 엘로나이프보다는 흐린 날이 많다. 오로라의 천적은 구름, 구름 많은 날은 꽝이다. 대륙성 기후의 육지보다 타율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은 단점. 하지만 타격감은 좋다. (겨울철 엘로나이프의 단점은 잦은 항공 결항)
노르웨이의 피오르드 지형은 또 다른 장점이다. 손가락을 펴서 바닥에 놓아보자. 손가락 하나하나가 피오르드다. 이 피오르드가 북쪽을 향해 있다. 손등을 타고 운전한다고 하면, 5분 남짓이면 다른 피오르드에서 오로라를 볼 수 있다. 오로라 헌팅이 간편하다.
이런 지형이 있는 곳이 센야제도인데 트롬쇠에서 차로 두 시간 안팎이다. 트롬쇠 공항에서 렌트해서 가면 된다. 눈길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노르웨이는 일본과 함께 제설 왕국이다. 집 앞마당 눈까지 다 치워준다. 도로는 말할 것도 없고. 그리고 터널이 많아 언덕길을 피할 수 있다.
센야제도에서 북쪽으로 통창이 난 거실이 있는 숙소를 잡으면 안락하게 오로라를 감상할 수 있다. 부엌에는 노르웨이 생대구 지리를 끓기면서(무우도 있다) 거실 조명 끄고 그저 북쪽 바다를 바라보면 오로라공주를 영접할 수 있다.
매년 트레킹 여행을 가는 곳이라 설국트레킹을 할 수 있는 위험하지 않은 루트를 알고 있다. 가끔 칼바람이 불어서 그렇지 환상적인 루트다. 극야라 석양에 걷는 느낌이라 운치도 있다. (가을에 가서 자작나무 단풍이 들었을 때 걸으면 더 좋겠지만~)
여기에 기술을 하나 부리면 항공편 예약할 때 중동국가에서 스탑오버 하는 것이다. 그러면 사막투어를 할 수 있다(아마 카타르항공이 연계될 것). 오로라 + 사막투어는 충분히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히말라야 트레킹 지원자가 적어 다른 여행을 생각하다 올해까지 오로라 지수가 높다고 해서 오로라나 한 번 보고 올까, 엉덩이가 들썩들썩,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