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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자를 위한 아프리카와 남미 여행지 비교

남미를 먼저 갈 것인가? 아프리카를 먼저 갈 것인가?

by 고재열 여행감독

‘어른의 여행, 트래블러스랩’ 멤버 중에는 은퇴자가 많다. 여행자들이 모여 ‘수제 패키지여행’을 만들어서 가는 여행클럽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시간 여유가 있는 분들이 많이 찾는다.


은퇴 후 남는 시간과 퇴직금이라는 목돈을 놓고 고민하는 여행지가 바로 아프리카와 남미다. 직장 다닐 때는 염두에 두지 못했던 곳이지만 은퇴 후 영 순위 여행지가 된다.


그런데 이 두 여행지를 배낭여행 방식으로 가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저개발국 배낭여행에는 돌부리가 많다. 몸이 젊을 때는 상관없지만 노년엔 심하게 고생하게 된다. 두 곳을 배낭여행 방식으로 가려면 여행력을 좀 기르고 가는 것이 좋다.


분명한 것은 두 곳 다 매력적인 여행지라는 점이다. 아프리카의 대자연과 남아메리카의 풍광은 넘사벽이다.

은퇴 후 장기 여행지로 아프리카와 남미를 놓고 고민하는 트랩 멤버들이 많아 두 곳의 특장점을 한 번 비교/정리해 보았다.


@ 특장점 : 두 곳 모두 탑티어 여행지다. 풍경이 아름다운 곳은 남미고 자연이 아름다운 곳은 아프리카다. 그래서 남미는 크게 찍은 사진이 예쁘고 아프리카는 피사체에 집중한 사진이 예쁘다.

@ 여행 난이도 : 주요 포인트가 고산인 남미는 고산증 이슈가 있다. 아프리카의 풍토병 이슈는 그리 크지 않다. 배낭여행 식으로 여행하기에는 아무래도 남미가 나은 듯. 여행코스가 컨베이어벨트처럼 잘 정립되어 있다. 아프리카도 들여다보면 백인들이 구축해 둔 여행 컨베이어벨트가 있어 손쉽게 여행할 수 있다.

@ 여행비 : 둘 다 패키지 방식으로만 다녀온 곳이라 배낭여행 스타일의 여행비는 모르겠고, 패키지는 어느 정도 스펙을 갖춘 곳으로 하는 게 나은 여행지다. 돈 아끼다 문제가 생길 여지가 많은 곳이다. 현지 여행사가 약속을 잘 어기는 것도 있고.

@ 숙소 : 둘 다 일정 정도 비용을 들여서 여행을 하면 편안한 숙소를 이용할 수 있다. 아프리카는 초원 사파리나 나미브사막 투어 때 숙소가 다소 불편한 편이다. 남미는 볼리비아에서 칠레로 안데스산맥을 넘어갈 때 숙소가 불편한 편이다. 이곳도 돈을 더 써서 편안한 곳을 예약할 수 있다.

@ 음식 : 관광객 동선에서 이용하는 식당은 대부분 유럽식이다. 물론 현지 전통식도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 아프리카 전통음식보다는 남미 전통음식이 먹기 편하다. 감자 옥수수 콩 등이 기본을 깔아주니 비건들도 편하고. 미식을 즐기기에는 케이프타운과 부에노스아이레스가 적합하다.


@ 술 : 아프리카에서는 주로 남아공 와인을 마시게 되는데 대체로 보관상태가 안 좋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산미가 밸런스가 깨질 정도로 강하다. 남미에서는 칠레와인과 아르헨티나와인을 주로 마시게 되는데 둘 다 훌륭하다. 특히 아르헨티나 멘도자 와인은 가성비가 정말 좋다.

@ 액티비티 : 아프리카는 사파리가 가장 해볼 만하고 열기구나 헬기투어는 좀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남미는 나스카라인 경비행기 투어가 유명한데 경험자들은 생각보다 별로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빅코리아폭포와 이과수폭포 액티비티 중에서는 폭포 바로 아래까지 접근하는 파워보트가 가장 반응이 좋았다.

@ 매력적인 현지인 : 아프리카에서는 마사이마라족이 가장 인상적이다. 장승처럼 서서 관광객을 관조한다. 멍 때리기 달인들. 남미에서는 볼리비아인들이 가장 매력적이다. 특유의 중절모 패션도 인상적이고. 밝은 미소 속에 순박함이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킬리만자로에서 트레킹을 하면 현지인들과 정들 여지가 있고 남미에서는 우유니 사막에서 친해질 여지가 있다.

@ 빅토리아폭포 vs 이과수폭포 : 빅토리아폭포는 쭈욱 따라서 걷는 맛이 있고 스펙터클은 이과수폭포가 더 좋다. 두 폭포 모두 여러 나라에 걸쳐 있는데 국경을 넘나드는 건 그리 까다롭지 않다. 빅토리아폭포는 가장 큰 지분이 짐바브웨에 있고 잠비아 쪽은 별책부록 느낌. 이과수는 대부분 브라질 쪽에 있는데 아르헨티나 쪽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더 좋다.

@ 피크 포인트 도시 : 아프리카는 케이프타운, 남미는 부에노스아이레스. 둘 다 백인들이 구현한 천국을 보여준다. 케이프타운은 여유 있는 모습이고 부에노스아이레스는 화려하고 들뜬 모습이다. 여행 마무리 시점에 배치해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누려보면 좋을 곳.



자 그럼 은퇴 후 남미를 먼저 갈 것인가? 아프리카를 먼저 갈 것인가? 여행감독 입장에서 추천하는 순서는 아프리카가 먼저다. 초원 사파리 등 몸이 건강할 떼 더 적극적인 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남미 여행은 고산증이 관건인데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유리해진다. 고산증에서 가장 위험한 것이 뇌부종과 폐부종, 즉 뇌와 폐가 붓는 것인데 노년기에는 일정한 수축이 진행되어 오히려 회복 탄력성이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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