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돌아올 두 아들
내일이면 두 아이들을 드디어 만난다
한 달간 스페인에 가서 두 아이들은
정말 많이 성장해 있을 것이다
나의 존재를 깨닫고 나니
우리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든다
나는 지금껏 내가 '하찮은' 존재라 생각했다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 자라나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알 수가 없었다
먹고 사느라 바쁜 부모님은
언제나 늦은 밤 집으로 들어오셨다
5남매 중 셋째인 나는
형제들 틈에서 색깔 없이 조용히 산 것 같다
특히 나랑 두 살 터울인 동생 그림자에서
산 것 같다
오늘 운동하면서 느낀 사실인데
동생이 어릴 때부터 항상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자랐고 난 그 옆에서 언제나
조용하게 있었다
나도 동생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었다
동생이 사람들 앞에서
춤 잘 추고 용기 있는 사람 나와봐 하면
가장 먼저 튀어나갔다
나도 나가고 싶었지만 '저 자리는 동생자리인데'
하면서 나를 눌렀다
한 번은 동생이 텔런트가 되고 싶다 해서
외할머니께서 쌈짓돈을 챙겨서
동생에게 엠티엠이라는 연기학원에
등록해 주신다고 하셨다
그런 얘기를 들으니
"할머니, 저도 하고 싶어요"라고 말하니
할머니가 동생 혼자만 시키는 게 미안했던지
어렵사리 "알았어, 너도 같이 등록해 줄게"해서
동생과 나는 연기학원에 다니게 됐다
연기학원 며칠을 다니는데
자꾸 동생 옆에 가려서
말 못 하는 내가 너무 싫었다
2주 다니다가 난 결국
"여긴 동생에게 어울리는 자리야, 난 아니야"라고
스스로 말하며
등록한 걸 내려놓았다
그렇게 동생에 대한 시샘 속에 살았다
한 번은 내가 먼저 알게 된 동생이 있었는데
동생에게 우연히 소개해줬더니만
어느 날 나 몰래 두 사람이 사귀고 있었다
나한테 전혀 말도 않고 말이다
동생도, 그 지인도 나를 속이고 만나고 있었다
나는 그 사실에 뒤통수 맞은 기분이었다
그렇게 내 동생은 나에게 그런 존재였다
그 동생이 며칠 전
틱톡 라이브를 하면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방송이란 걸 할 수 있을 거라는
정보를 알고 바로 시도한다는 것이다
나도 그 정보를 같이 듣고는
'나도 할 거야, 나도 할 수 있어'라고 말하며
시작하려고 했다
그런데 자꾸 동생이 걸리는 거다
동생이 첫 방송을 했는데 147명이 그 방송에
들어왔다는 얘기가 왜 그렇게 신경이 쓰이던지.
혹시라도 내가 잘 못하면 어쩌지 하며
불편한 마음이 올라왔다
동생이 전국노래자랑에서 좋은 결과를
얻고 방송을 탔다는 소리에도
즐겁게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난 신경이 또 쓰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오늘 운동하면서
깨닫게 되었다
'나에게도 내가 모르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었구나'하는
그 깨달음에서
동생과 나를 자꾸 비교하며
살았던 그 상처는
'헛된 것이었다'라는 마음
아니 동생이 재능이 있는 것처럼
나에게도 다른 재능이 있는데
같은 기준에서 즉, 노래, 춤과 같은 그런 기준,
잣대로 비교하며
'나는 동생보다 못할 거야'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오늘 나는
두 아이들 사진을 보며 눈물이 끊이질 않는다
내가 내 자신의 능력을 못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쩌면 두 아이들의 능력을 내 수준, 내 가치대로
한계 짓고 내 식대로 아이들을 끌고 가진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내가 잠재된 능력이 있는 것처럼
마찬가지로
내가 모르는 어마어마한 능력을 갖고 태어난
소중한 존재들이다
내 상처와 잣대로 그 아이들을 한계 지어선 안된다
아이들 태어난 그 재능대로
믿어주고 그들에게 자신의 삶을 책임질 수
있도록 옆에서 믿어주어야 한다
내 아이들 만나면
"엄마가 많이 보고 싶었어! 엄마가 너희들
많이 사랑해, 엄마 눈치 보지 말고 네가 원하는 대로
살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