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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가되고싶은디 Oct 29. 2023

[W4]감사의 시간을 갖았다

나는 엄마의 도움을 받는 워킹맘이다

지난 한 주는 바쁘게 열정적으로 보낸 한 주였다.

금융회사에서 일하는지라 시장의 변동성이 심한 기간에는 나의 일도 따라서 많아진다.

11월에 갈 출장 준비도 하고, 팀원의 성과 평가도 하였다.

새로운 프로젝트의 미팅도 시작되었다.


그 와중에 주말 1박 2일 싱가폴에 와 계신 엄마와 딸들과의 여행을 다녀왔다.

내가 첫째를 낳고 둘째를 낳고 둘째가 만 2살이 될 때까지, 난 친정엄마의 도움은 1도 받지 못했다.도와달라는 부탁도 한번도 드린 적이 없다. 그 이유는 엄마가 당시 잘 다니시던 직장이 있으셨기 때문이다. 난 엄마가 최대한 오래 그 직장을 잘 다니시길 바랬다.


다행히 그 때는 시어머니가 시간이 있으셔서, 난 해외에 사는 와중에도 둘째를 낳으러 남편 없이 시댁으로 갔었다. 남편은 해외에서 직장이 있기 때문에, 나랑 첫째 딸만 시댁에 가서, 시어머니의 도움을 받으며 첫째는 어린이집에 보내다가 나는 첫째를 어머니께 맡기고, 둘째 출산하고 산후조리원에 있다가 시댁에서 마저 우리 셋이 거의 5개월을 더 보내다가 돌아갔었다. 우리 시어머니가 너무 편하게 잘 해주시던 덕분에 그 때 그 기억이 나에겐 너무 좋았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이 때를 제외하면 거의 100% 순도높은 우리 남편과 나 둘만의 처절하고 외로운 남의 나라에서의 육아 전투기였다. ㅎㅎㅎㅎ


그러다가 둘째가 만 2살이 되었을 때, 우리 가족이 제 3의 다른 나라로 이주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였고, 그 떄는 엄마도 은퇴시기가 가까워졌다고 판단되어, 엄마께 우리 가족과 함께 살자고 졸라보았다.

엄마가 딱 1년만 같이 살면서 애들 봐 주시겠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아이들과의 정으로 3년을 같이 살다가 한국에 귀국하게 되셨다. 그리고 귀국 후에도 지금 거의 일년에 2-3번 싱가폴에 방문하시며 아이들 육아에 큰 도움을 주고 계시다.


사실 이제 두 명 다 어엿한 초등생이고, 헬퍼가 집안일 등은 다 하고 있어서, 할머니가 크게 육체적으로 해주실 일을 없지만, 우리 아이들을 할머니와의 정서적 유대관계가 굉장히 깊은 편이어서, 난 엄마가 싱가폴에 오시면 같이 여행도 많이 하고 같이 놀러다니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도 엄마가 계셔서, 둘째의 감기를 수월하게 잘 넘기고 있다.

정말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하고 편안한 워킹맘의 삶인지... 내가 첫 아이를 출산하고 직장을 다니던 5년동안 남편과 둘이서 고독한 육아전투를 하던 때에 비하면 정말 너무 편안한 삶이다. 첫 5년은 엄청난 고생을 우리 네 가족이 했지만, 그 후 5년은 아이들에게도 편안하고 나와 남편에게도 편안한 나날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직장에서 힘들다고 불평할 것도 없고, 자아실현이니 어쩌니 하는 말을 하는 것들도 사치인 것 같다. 지금 이렇게 편안하게 직장에 몰입하고, 야근해야 할 때 (야근 하고 싶을 때) 야근 할 수 있고, 주말에 마음껏 자거나 공부하거나 할 수 있는 것이 사실. 워킹맘으로서 얼마나 럭셔리어스 한 삶인가. 감사하고 또 감사할 뿐이다.


이번 주는 업무도 업무지만, 엄마와 아이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서 더 감사한 한 주였다.


또 새로 시작하는 한 주, 행복한 워킹맘으로서 자신감있게 현명하게 그리고 겸손하게, 해보지 않았던, 몰랐던 새로운 것을 배우는 한 주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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